지나가던 소도 웃을 한진그룹의 잔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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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소도 웃을 한진그룹의 잔머리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1.05.26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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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증량취수는 제주도민이 허용해야 하는 일



한진그룹과 한국공항이 ‘한진 제주퓨어워터’라는 이름으로 ‘한진제주퓨어워터 증량에 대해 알린다’는 제목의 광고를 지역언론 몇 곳에 배포했다.

광고내용을 보면 가관도 아니다.

이미 한진의 지하수 증량취수 허용은 물 건너 간 일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언론 몇 곳만을 골라 광고를 낸 것을 보면 어지간히도 다급했던 것 같다.

이 광고내용을 토대로 지나가던 소도 웃을 한진의 속 보이는 쪼잔하기만 한 증량취수 논리를 반박하고자 한다.

먼저 ‘한진그룹은 제주지하수 공수관리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또 준수하고 있다’고 밝힌 대목이다.

이는 제주도의 공수관리정책을 적극 지지한다면 ‘지하수 취수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는 말과 동일하다. 하지만 그런 말은 없다.

다음에 ‘타 사기업의 제주물 사업 진출은 제주특별법에 의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힌 대목이다.

이는 ‘우리만 퍼서 팔면 되지 다른 곳은 아예 들어올 생각도 하지 말라’는 말과 같으며 제주도에 대해서도 ‘다른 사기업에는 특별법에 따라 허용하지 말라는 명령’과도 같은 위험한 표현으로 해석된다.

다음은 ‘한진제주퓨어워터사업은 제주물산업 발전을 위해 1천4백만명이 이용하는 대한항공 국제선 승객은 물론 외국항공사를 이용하는 세계인에게도 제주워터를 제공함으로써 제주지하수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이는 전세계에 제주지하수가 널리 알려져 있고 국제선은 물론 다른 외국항공사에도 이 물을 더 판매해야 하지만 판매할 물이 너무 부족하다는 말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니 급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보인다.

더욱이 홍보대사 역할이라는 말은 제주삼다수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먹는 샘물시장 점유율 1위라는 위상을 너무나 무시한 오만하기만한 발상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다음은 ‘한국공항의 증량요청은 너무나 미미한 수준’이라는 표현이다.

이는 지금 취수해 가는 것도 당초 약속을 어기고 판매하는 마당에 제주도민에 대한 미안함이나 배려가 없는 이 또한 너무나 오만하기만 한 표현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한진이 요구한 1일 3백톤은 대형사우나에서 1일 5백톤 정도를 쓰는 양보다 적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는 표현까지 해댔다.

사우나 물은 제주도민이 사용하는 물이면서도 사우나 주인이 이 물을 퍼다가 먹는 샘물로 팔지는 않는다는 차원에서 한진은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한진은 ‘항공수요가 매년 급증하고 있고 현재 취수량으로는 공급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호소(?)하듯 하고 있다.

도대체 항공수요 급증과 공급물량 부족이 제주도민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지 모를 일이다.

한진은 또 ‘제주삼다수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판매영역이 다르다는 것’이다.

왜 제주삼다수에 영향이 없다는 말인가.

이미 삼다수는 피해를 보고 있다.

같은 지역에서 뽑아 쓰는 제주삼다수와 한진제주퓨어워터는 이미 경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제주삼다수를 2급수로 만든 장본인이 3배 이상 높은 가격정책을 마케팅의 힘이라며 소리쳤던 한진의 제주퓨어워터가 아닌가 말이다.

고급수 전략으로 한진은 비싸게 팔고 있지만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제주삼다수는 싸게 팔린다는 말과도 같은 말을 이 회사 상무는 TV토론에 나와 자랑스럽게 말한 적이 있다.

한진은 광고에서 ‘증량을 통해 지역인재 고용확대와 투자, 제주도와 상생발전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연구 실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말이야 말로 지나가던 소도 웃을 표현으로 보인다.

상생발전 하겠다면서 몇몇 지역 언론에만 광고를 배포하고 그것도 제주퓨어워터의 광고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광고도 어거지로 낸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다.

한진은 제주도민 모두를 위한 큰 머리는 없고 제주도의 힘센 몇몇만 활용하면 된다는 잔머리만 갖고 있는 기업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한진은 중량취수 논란이 있을 때 이에 대한 본지의 취재요청을 거부한 적이 있다.


제주도와의 상생을 말하고 있지만, 제주지하수를 더 퍼 가겠다면서도 제주도민에 대한 배려는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참고로 제주지하수를 더 퍼 가려면 제주도민의 허용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한진은 모르고 있다는 점이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제주도민은 연중 50%의 할인율을 적용하겠다던가, 연중 피크타임제 적용을 배제한다던가 하는 큰 배려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런 제주도민에 대한 배려나 지원은 전혀 없이 그저 미미한 수준이니 더 퍼서 더 팔겠다며 자기의 뜻만 전하는 것은 제주도민의 공분을 살뿐 증량허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광고전략이라는 생각이다.

한진은 잔머리에서 벗어나 진정 제주도를 사랑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제주도지사나 도의원 몇몇 언론기관 몇몇만 움직이면 모든 일이 해결될 것이라는 계산은 잘못 돼도 한없이 잘못된 발상이다.

한진은 쪼잔한 머리를 쓰는 관점에서 벗어나 큰 머리를 쓰는 기업이 되어야 이 문제가 해결된다는 사실을 잘 알아둬야 할 것이다.

진정 제주도민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를 연구할 뿐 제주도민을 약올리는 행태는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한진그룹이 제주도에서 도민을 무시하고 자기 욕심만 채우려는 기업으로 보여진다면 매우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다.

이런 기업이 제주도에 있다는 사실조차 부끄러워지지 않을까 미리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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