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오~ 핀다 피어!
암석원에는 볕이 잘 드는 곳에서 큰 바위를 의지하고 넓게 퍼져 자라는 시로미가 있습니다.
이 시기가 되면 뭔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시로미를 찾게 되지요.
오~ 피어요. 피어!
역시나 시로미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사실 조금 빨리 피는 편이긴 하지요?
그래도 암석원의 시로미는 해마다 이시기부터 꽃을 피워냅니다.
곧게 선 줄기 끝에만 피었나 싶었는데 바닥에 납작 엎드린 가지에서도 자주색 꽃을 펼치는 중입니다.
은근히 내리쬐는 볕이 자꾸만 시로미를 자극하는 모양입니다.
참, 지금까지 본 것은 수꽃입니다.
수술대를 길게 밀어내고 꽃가루를 터뜨리는 수꽃과는 달리 암꽃은 잎겨드랑이에 찰싹 붙어 있지요.
저 작은 꽃을 보려면 세심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시로미는 제주도 한라산, 함경북도 백두산 등 고산의 바위틈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시로미(Empetrum nigrum var. japonicum K.Koch) 학명 중 속명 Empetrum은 그리스의 고명(古名)으로서 en(中)과 petros(岩)의 합성어이며 바위틈에서 자란다는 것에서 유래된 이름이지요.
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자랍니다.
꽃은 암수한꽃 또는 잡성으로 피는데 잎겨드랑이에서 자주색으로 피고, 열매는 둥근 모양을 하며 흑자색으로 익습니다.
아, 이제 막 피는 꽃인가 싶었는데 잎겨드랑이에 모여 핀 꽃 중에는 벌써 꽃가루를 흩날린 꽃들도 있네요.
이렇듯 자그마한 변화들이 모여 숲의 모습이 조금씩 변해가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