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바람 거센 날 피어난 붓순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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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바람 거센 날 피어난 붓순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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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3.26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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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바람 거센 날 피어난 붓순나무 꽃

       
     

 

 

 

 

거센 바람이 상록수 사이를 스쳐 지납니다.

붓순나무 잎들이 이리저리 흔들거리더군요.

 

 

붓순나무는 높이 3-5m로 자라는 상록활엽소교목이지요.

지금이 꽃이 피어나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가지가 너무 흔들려서인지 피었을 것 같은 꽃들이 퍼뜩 아직 보이지 않더군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보았지요.

그랬더니 살짝 녹색을 띠는 우윳빛 꽃봉오리들이 반들거리는 잎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합니다.

꽃이 지난해보다 늦게 피었네요.

 

 

다른 나무를 살펴보니 활짝 펼쳐진 꽃들이 보이더군요.

붓순나무 꽃은 3-4월에 녹백색으로 피어나며 향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붓순나무가 지닌 독특한 향기는 열매가 익는 시기에 절정을 이룹니다.

열매는 9월부터 익는데 모양이 특이합니다.

열매는 골돌(蓇葖)로서 6-12개의 씨방이 바람개비처럼 배열되어 있으며, 익으면 봉선을 따라 벌어지면서 심피 안에 들어 있던 황색 종자가 밖으로 튀어나옵니다.

 

 

가지마다 잎과 열매가 매달렸던 자국들이 선명하더군요.

그런 가지의 잎겨드랑이마다 둥그스름한 꽃봉오리들이 풍성하게도 매달렸습니다.

미리 핀 꽃들이 오늘과 내일 어수선한 비바람에 시달림을 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안쓰러워집니다.

 

 

그런데 어떤 가지 끝의 어린잎들이 말려서 붙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접힌 잎의 끄트머리는 누군가 갉아먹었는지 갈색으로 말라 있더군요.

궁금해서 겹친 잎을 살짝 떨어뜨려 봤더니 그 안에 잎들을 붙여놓고 생활하는 애벌레가 들어있는 것입니다.

진하고 독특한 향기를 지닌 잎을 좋아하는 곤충인가 보네요.

 

 

문득 꽃봉오리만 관찰하다가 가지 끝과 잎겨드랑이마다 봉긋봉긋 솟은 새순들이 눈에 뜨이더군요.

붓순나무라는 이름은 새순이 돋아나는 모양이 붓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끝이 뾰족한 새순이 조금 더 자라면 그 모양이 붓과 흡사합니다.

 

 

바람이 정신없이 가지를 흔드는 중에도 동박새 몇 마리가 꽃이 핀 가지로 날아들더군요.

거친 비바람이 지나고 나면 붓순나무는 더 많은 꽃을 활짝 활짝 펼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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