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원희룡 국토부장관 내정, 왜 비판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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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원희룡 국토부장관 내정, 왜 비판받을까..?
  • 고현준
  • 승인 2022.04.1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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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 후보시절 선거 마지막 날 제주 유세장에서 생긴 일
윤석열 당선인이 10일 내각 인선내용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대통령직인수위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일부 내각인사 내정자를 발표했다.

그 중에 유독 눈에 띄는 이가 국토부장관에 내정된 원희룡 전 제주지사다. 대통령 인수위 기획위원장이었던 그의 입각은 사실 어쩌면 당연한 수순 같기도 했다.

그런데, 그의 발탁에 대한 여러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왜 그렇까.

원 전 지사의 국토부장관 내정에 대해 왜 제주도민들은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것일까.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달 전으로 돌아가 보자.

지난 3월9일,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날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가 제주도를 방문했다.

당시 제주도 방문이 없을 것이라는 일부 전언이 있었으나, 알려진 바로는 당시 제주도에서 윤석열 후보를 도와 선거운동을 하던 윤사모(당시 명칭 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 등의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윤 후보의 제주방문을 요청, 급거 일정을 바꿔 제주-부산-대구-대전-서울 등의 유세를 이어가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날 오전 제주시 동문로터리에 윤석열 후보가 온다는 소식에, 많은 제주도민들이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 싶다"며 제주도의 마지막 유세를 보기 위해 유세장으로 달려간 자발적인 참여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도민은 윤 후보를 이날 처음 본 후 “멋있고 얼굴이 잘 생겼더라”는 등의 소감을 나중에 전해 오기도 했다.

이날 유세장에는 여성 몇 명이 윤 후보에 대한 반대 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고도 하는데 이들도 제주 윤사모 회원들의 적극적인 제지로 아무 말 못하고 물러서기도 했다는 전언을 들었다.

단지, 지금은 윤사모 회원들은 윤석열 당선인에게 정치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임을 해체했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 윤석열 후보가 단상에 오르기 전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먼저 단상에 올라갔을 때의 일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원 전 지사는 윤 전 후보가 도착하기 전 단상에 올라 “앞으로 제주 제2공항을 확실히 건설하겠다”는 얘기를 시작하자마자 이곳에 모였던 많은 도민들은 “내려 와..내려 와”를 소리쳤다는 대목이 그것이다.

제주도민으로서는 도지사를 중간에 그만 둔 그가 좋을 리 없다.

도지사 시절부터 제주 제2공항에 목숨을 걸기라도 하듯 제주도민의 반대의견에 대해서도 무시하고 밀어붙이려고 했던 장본인이 원희룡 전 지사였기 때문이다.

이렇듯 제주도로서는, 특히 제2공항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원 지사의 입각이 별로 좋은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당초 행자부장관이나 법무부장관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도민들의 의견도 있었는데..

국토부장관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은 더욱 더 매우 이례적이고 의아할 정도라는 얘기다.

결국 본인이 제2공항을 밀어붙이기 위해 그 자리를 요구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로 파격적인 인사라는 분위기다.

그래서 그런지 이날 내정후 전문성 부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까지 있었던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대장동 일타강사를 했다고 국토부 업무에 정통하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기획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전체회의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직인수위 제공)

 

이날 원 전지사의 국토부장관 내정 후 제주에서는 즉각적인 반응이 나왔다는 점도 주목할 일이다.

‘도민민의를 무시한 원희룡은 국토부장관 자격없다’는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의 성명이 그것이다.

이 단체는 “윤석열 당선인이 오늘 놀랍게도 국토부장관에 원희룡 씨를 지명했다”며 “제주도지사 내내 도민의 민의와 약속을 가볍게 여겨온 원희룡 씨가 국토부장관이 된다니 벌써부터 국토부가 얼마나 불통과 독선으로 나아갈지 걱정이 앞선다”고 인사 자체를 평가절하했다.

성명은 이어 “제2공항 도민공론조사에서 명백히 반대가 우세했음에도 각종 궤변으로 제2공항에 대한 강행을 다시금 천명하며 도민사회로부터 신임을 잃은 정치인”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제주도를 갈등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으며 반목과 분열의 섬으로 전락시킨 자가 국토부장관이 된다는 것은 곧 국토부가 전국의 국책사업에 있어 국민의 민의를 철저히 무시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우려를 함께 전했다.

“국토부로 하여금 국토와 환경을 파괴하고, 기후위기를 더욱 심화시켜 국민을 불행하게 만들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는 지적인 것이다.

특히 “윤석열 당선인은 선거 이후 국민과의 협치와 협력, 소통을 강조해왔다”고 전한 성명은 “그렇다면 도민공론조사에서 반대결정 우세했던 제2공항 계획에 대해 이를 무시하고 강행추진한 원희룡 씨를 국토부장관에 앉히는 일은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미 결정 난 민의를 뒤집는 반민주적인 원희룡 씨를 정부구성원으로 받아드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원희룡 씨가 국토부장관이 된다면 도민의 분노가 불같이 타오를 것이라는 점도 명심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제주도민으로서 원희룡 전 지사가 입각하게 된 일은 물론 축하할 만한 일이지만, 제주도와 이렇듯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국토부장관을 꼭 했어야 했느냐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원 내정자의 말 한 마디에 도민들은 또 다시 반쪽으로 나뉘어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찬,반 전쟁이 벌어질 위험에 빠지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결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원 내정자는 제주 제2공항 문제보다도..제주도는 잊고, 현재 대한민국을 철저하게 갉아먹고 있는 부동산 문제나 국민들의 보다 나은 삶을 확실히 잘 해결해 줄 것을 기대한다.

그것이 국가와 제주도를 위한 장관으로서의 본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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