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당나무 열매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빗방울들이 연신 연못을 두드리고, 비에 젖은 식물들은 반드르르 윤기가 흐릅니다.

하지만 세찬 비바람 때문에 연못 주변을 쉬지 않고 맴돌던 곤충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디에서 쉬고 있는 것일까요?

아! 찾았습니다.

작은 잠자리들이 교목 밑 풀 위에 앉아 쉬고 있습니다.

몇 마리가 모여 있군요.

배가 빨간 수컷 잠자리가 특히 눈에 뜨입니다.

이마 부위에 까만 점 두개가 찍혀 있는 귀여운 두점박이좀잠자리이군요.

예쁘게 핀 금불초는 비바람이 힘에 겨웠는지 그만 누워버렸습니다.

그래도 노란 꽃의 아름다움은 숨길 도리가 없군요.

그래서인지 작은주홍부전나비가 금불초 꽃 위에 앉아 꼼짝을 하지 않습니다.

양하 잎 뒷면에선 홍점알락나비가 비를 피하고 있군요.

하지만 벌써 온몸에 빗방울이 맺혀버렸습니다.

그칠 것 같았던 빗줄기가 다시 거세집니다.

풀에 매달려있는 곤충들이 힘들어하지나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