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먹부전나비가 산박하 꽃 위에 앉았습니다.

고무신처럼 피어있는 꽃 속으로 긴 대롱을 살포시 밀어 넣는군요.

서늘한 바람과 함께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숲길에는

억새꽃이 연신 고개를 흔들거리며 웃고 있습니다.

그런데 억새군락에서 알 듯 모를 듯한 향기가 퍼져 올라옵니다.

매년 이맘때면 억새군락 사이에서 분홍빛깔 꽃을 찾게 됩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나도송이풀 꽃이 피었더군요.

나도송이풀은 산야의 양지쪽 풀밭에서 자라는 반기생식물입니다.

식물전체에 부드러운 분백색 털이 많습니다.

그래서 초백지(草柏枝)라고 부르기도 하고,

잎이 쑥을 닮았다고 하여 송호(松蒿)라고도 부릅니다.

행여 양지바른 산책로를 지나가신다면 억새 근처에 나도송이풀이 피었는지 둘러보십시오.

찾았다면 꽃 옆에 앉아 식물에서 퍼져 나오는 특이한 향기도 맡아보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