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지사 폐지,명백한 환경정책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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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지사 폐지,명백한 환경정책 후퇴"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4.07.03 2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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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취임사에서 밝힌 '청정제주는 소중한 자산' 의심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제주가 지닌 사람과 문화, 자연의 가치를 제대로 키운다면 우리의 꿈은 현실이 됩니다. 수많은 역경을 딛고 변방의 섬 작은 제주를, 세계의 보물로 만들어 온, 도민 여러분 모두가 꿈을 현실로 만들어낼 주인공입니다.

제주의 꿈을 이루기 위한 새로운 도정의 목표는 이렇습니다.

제주의 청정자연과 독특한 제주문화, 사람의 가치를 키워 더 큰 제주를 만드는 것입니다.

유네스코 3관왕에 빛나는 제주 자연환경의 가치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청정자연은 제주 공동체의 중요한 자원이자, 미래 세대에 넘겨줘야할 소중한 공공자산입니다.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온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치 또한 매력적인 자산입니다.
제주는 고품격의 전통문화와 청정자연을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세계의 보석입니다.


동북아 최고의 고품격 휴양도시가 바로 제주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는 지난 1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취임사에서 환경에 대한 생각을 밝힌 일부 내용이다.

원 지사는 이날 “무차별적 개발은 제주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며 제주의 청정환경을 지키는 일은, 개발을 뛰어넘는 최우선 가치”라고 강조하고 “좋은 투자는 적극 유치하되, 제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투기자본과 난개발에는 엄격하게 대응하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원 지사는 이어 “다른 정치로 도민 협치시대를 열겠다”며 “제주도민은 위대하고 위대한 도민과 협력해 정책을 결정하는 협치도지사가 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장의 농어민, 시민사회단체, 분야별 전문가 등이 함께 논의하고 정책결정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정치, 즉 협치를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분야별로 협치위원회를 구성해서 새로운 제주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한 원 지사는 “도민이 중심이 되는 수평적 협치, 생각이 달라도 연대하고 협력해 결국 하나의 제주를 지향하는 포용의 정치를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처럼 원희룡 도지사의 도정방향은 먼저 청정환경에 기반을 두고 개발을 감시하고 문화와 인간이 공존하는 새로운 제주도를 만들어가겠다는 뜻이 포함돼 있는 것 같다.

그런 도지사가 3일 오전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그중에 가장 충격을 주는 내용은 환경.경제부지사를 없애고 정무부지사 체제로 바꾸겠다는 내용이다.

정무부지사의 역할은 대국회 대의회 재외국민과 투자유치만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것.

투자유치의 경우도 직접 결제권을 갖는 것이 아니라 투자유치를 해오면 결정은 행정부지사가 한다는 것이다.

김태환 도정에서도 한번 환경부지사를 정무부지사로 바꾸자는 논의가 있었던 적이 있었다.
당시 행정부지사를 만나려면 하늘의 별따기.

정무부지사를 겸했던 환경부지사는 청정환경국 1개국만 관할에 있었고 다른 업무는 모두 행정부지사에게 집중돼 있었다.

그런 조직에 대한 문제점 지적이 되자 우근민 도정이 들어서면서 관련부서를 행정과 환경 그리고 경제부분으로 나누어 운영돼 왔던 것이다.

물론 도정방향이 수출1조원 시대니 세계7대 자연경관이니 하면서 관련부서끼리 합치는 것이 좋은 것으로 보였지만 결과가 썩 좋게 나온 것만은 아니었다.

이제 새로운 도정이 들어서고 또 조직이 개편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유일했던 환경부지사 제도는 폐지되고 정무부지사 체제로 가게 되면 당초 기획했던 대로 대국회 대의회 등 정무문제는 일원화돼 원활한 의회와의 소통도 가능해질 것이다.


그러나 환경부지사 체제로 간다고 해서 정무기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환경업무 외에 정무기능을 보강하면 될 일이다.


굳이 십 수년을 이어온 전국 유일의 환경부지사를 없애고 정무만을 강조한다면 환경은 없고 정치만 한다는 오해를 살만한 일이다.

이는 서울시의 경우 경제부시장과 정무부시장 체제로 나눠 운영했던 적이 있어 정무직은 정치권에서 맡는 경우가 당연시되기도 했던 점과 유사하다.

원희룡 지사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세계환경수도추진본부를 없애고 환경보전국으로 이름을 바꿨다 해서 환경정책의 후퇴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심의를 더 강화하고 협치를 통해 환경정책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러나 환경부지사가 사라지고 세계환경수도라는 명칭이 바뀐다는 것은 누가 봐도 명백한 환경정책의 후퇴다.

결국 취임사에사 밝힌 “제주의 청정자연과 유네스코 3관왕에 빛나는 제주 자연환경의 가치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청정자연은 제주 공동체의 중요한 자원이자, 미래 세대에 넘겨줘야할 소중한 공공자산”이라고 강조한 내용은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됐다.

차제에 환경부지사는 존치하되 정무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주기를 바란다.


누구나 말로는 환경을 걱정하는 척 하지만 돈이 보이는 개발에는 약하게 되어 있다.


환경정책 방향, 그리고 청정제주의 수호, 그건 순전히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의지에 달려있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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