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무엇을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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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무엇을 남겼나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1.03.14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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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일본인들에 배우는 침착성



역사상 세계적으로도 4번째 큰 대지진과 쓰나미가 휩쓴 일본. 그 충격적인 장면을 보면서 경악하지 않은 국민은 없었을 것이다.


자연의 힘은 인간의 모든 지혜를 날려 버렸고 먹고 살 터전까지 다 없애버렸다.
그 어떤 것으로도 막을 수 없었던 큰 재앙이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놀라운 것은 그런 상황에서 보여준 일본 국민들의 침착함이다.
그 상상을 초월한 비극앞에서도 그들이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질서였다.


어떤 이는 "지금 이 일이 꿈인지 생시인지 자꾸 얼굴을 꼬집어 본다"고 말하는가 하면 "집에 물이 떨어져 물을 사려고 왔는데 물이 없다고 한다. 걱정이다" 라든가 "가족들이 보이지 않아 걱정이다, 무사했으면 좋겠다"는 등 그 아비규환에서도 소리를 치거나 서두름이 없는 차분함을 보여 주었다.


그런 질서의식은 피난소로 몰려 온 사람들에게도 그대로 연결돼 적은 음식이지만 함께 나눠 먹어야 하니 "주먹밥은 하나씩만 가져 가세요"라는 말에 한마디의 군소리도 없이 수긍하는 모습을 TV에서는 보여주고 있다.


오는 사람에게는 담요와 비상식을 하나씩 배급하는 모습도 보았다.


비상사태는 말 그대로 생각지도 않은 시간에 급박하게 생기는 일이다.


아무도 그 일을 예상할 수 없을 때에 우리에게 닥치는 일이라면 미리미리 이에 대비하는 연습이 필요한 것이다.


일본인들의 이런 재난에 대한 대비는 철저하다 못해 완벽할 정도다.
그 교육은 아주 어릴 적부터 받는다.


유치원에서도 지진대비 교육은 물론 질서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있다. 그런 훈련을 어려서부터 받기 때문에 어른이 되어서도 몸에 베어 있는 것이다.


일본은 이번 참사 속에서도 약탈이나 무질서가 없었다고 세계인들이 그 질서있는 국민성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아마 이 비극은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동질성 내지는 동료애 또는 동포애에서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이 비극을 '우리 모두의 것'으로 인정하는 것.

그래서 그런 침착성이 나타난 것도 같다.


이는 또 일본의 문화전통에서도 기인한다.
봄부터 겨울까지 일본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축제가 열린다.


일본인들의 축제는 그들을 하나로 묶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너와 나는 남이 아니라 함께 힘을 합해야 이 일을 해낼 수 있다는 협동심을 기르는 기회로 만드는 것이다.


1년 내내 단 하루 또는 며칠을 위해 아낌없이 시간과 정열을 쏟는 그들에게 느끼는 것은 무서운 단결력이다.
그래서 그들의 마쓰리(축제)는 엄청난 파워와 광기(?)를 보는 사람에게 제공한다.
그런 단결력이 일본인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문제는 우리다.


그렇게 큰 재앙 앞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일본인들을 보며 그런 재앙은 우리에게도 언제든 올수 있다는 걱정을 해 보게 된다.


우리에게는 늘 들어온 말이 있다.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일본인들은 이를 행동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에게 이같은 일이 닥칠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비상식량이나 비상사태에 대비한 훈련과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자연은 우리가 자연에게 대한 그대로 우리에게 돌려준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자연사랑 환경사랑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가 않다.


일본의 재앙은 일본이라는 나라와 일본국민들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고 있고 우리에게는 철저한 사전대비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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