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진짜 무기인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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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진짜 무기인 시대 온다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1.03.24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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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제주지하수, 공유화 논의할 때 됐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주)의 지하수 증량취수 허가에 대해 수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비판의 요인은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너무나 안일한 지하수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다.

당초 한진그룹측은 그룹내에서만 사용하는 조건으로 취수하고 판매는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래서 대한항공을 타면 제주퓨어워터라는 음료수를 승객들에게 나눠준다.

문제는 대한항공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에어프랑스에서도 똑같은 물이 나온다는 사실이다.(대한항공과 제휴하고 있는 다른 항공사는 타 보지 않아 잘 모르지만)

에어프랑스와 대한항공은 제휴항공이라는 의미에서 같은 음료수를 쓴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 물을 그냥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차원에서 생각해 보면 엄밀한 의미의 비판매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현재 세계는 물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은 물이 없어 나라가 없어질 지경이며 물을 찾아 떠난 사람들이 물이 있는 곳에 정착하려면 그곳에 사는 원주민들과 목숨 건 사투를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전세계가 아프리카에 우물을 만들어 주는 이유도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물은 우리의 생명을 지탱해 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아무리 많은 것을 갖고 있다 해도 물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다.

제주도의 지하수는 무엇인가.

비가 내려 지하수로 만들어 지는데만 30년에서 50년이 걸린다고 하니 제주지하수는 말 그대로 건강한 생명수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제주지하수는 삼다수를 통해 팔아먹을 것이 아니라 아예 문을 닫아걸고 후손들을 위해 남겨둬야 할 중요한 자원이라는 의미가 더 크다.

그런데 이를 개인업체가 더 뽑아 쓰겠다고 하는 것은 제주도민은 모두 죽어도 된다는 말과 같다.

생명수가 없는데 어떻게 우리가 살 수 있겠는가.

특히 증량취수해도 좋다는 논리가 더 문제다.

이상하게도 아무리 지하수를 뽑아내도 지하수의 높이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말이 그것이다.

이상한 것은 그런 논리를 펴는 사람들의 머리다.

제주도의 지하수는 담수화층이 있고 지금은 담수화대수층에 많은 지하수가 있기 때문에 바닷물이 밀려와도 이를 막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뽑아낸 만큼 해수가 안쪽으로 더 들어왔다는 말이 옳다.

그런데 물을 자꾸 뽑아내면 언젠가는 담수량이 적어져 지하수에 바닷물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지하수에 바닷물이 유입되는 순간 그 물은 바닷물이 된다는 의미이다.

현재도 제주에는 많은 용천수가 있지만 해발 2-300m이하의 용천수는 오염으로 먹을 수가 없다.

앞으로 바닷물이 제주지하수에 들어오는 순간 제주삼다수도 끝이다.

그런데 이를 간과해 증량취수를 허용한다면 그야말로 제주도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 일임에 틀림없다.

한국공항의 증량취수로 제주도에 어떤 이익이 있을 지는 모르지만 돈이 문제가 아니라 제주도의 미래와 후손들을 위해서도 이 문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일이다.

알아본 바로는 지난해 1년간 한국공항은 3만6천톤을 취수하고 원수대금으로 8천6백여만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수인 제주지하수가 헐값에 빠져나가고 있다.

제주지하수는 개인 지하수공도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개인들이 만든 지하수공을 자기 땅에 있다고 지하수를 마음대로 쓰지 못하게 하는 등 제주지하수에 대한 보다 강력한 공개념 도입이 시급해지고 있다.

이번 기회에 아예 제주지하수를 공유화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앞으로의 세계는 물을 가진 나라가 지배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물을 가진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물은 자원이기도 하지만 생존의 무기인 시대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의회의 동의가 남아 있으니 의원들의 혜안과 사고의 전환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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