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민오름 (봉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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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민오름 (봉개)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10.1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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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651m 비고:136m 둘레:3,433m 면적:518,910㎡ 형태:복합형

 

민오름 (봉개)

별칭: 무녜오름. 민악(敏岳)

위치: 제주시 봉개동 산 64번지

표고: 651m 비고:136m 둘레:3,433m 면적:518,910㎡ 형태:복합형 난이도:☆☆☆

 

 

 

민둥산 자락은 깊은 숲이 우거져 숙성을 거친 묵은지처럼 깊고 그윽한 맛이 풍겨...

 

동명의 다른 오름들과 같은 맥락을 통하여 붙여진 명칭이지만 무녜오름으로도 알려진 화산체이다. 또한 송낙오름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세모지게 솟아 오른 봉긋한 모습이 송낙(여승이 쓰는 모자)을 닮은 데서 유래한 명칭이다. 명칭과는 달리 전사면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높게 솟은 두 봉우리를 합쳐 서너 개의 낮은 봉우리들이 완만하게 북동쪽으로 길게 이어졌고 등성의 대부분은 억새가 장악을 하고 있으며 잡풀들이 어우러져 있다. 정상부의 북사면은 깔때기형 굼부리가 움푹 패어 있고 그 아래쪽은 북동향의 말굽형 굼부리가 이어지는데 그 깊이는 70m 정도로 추정을 하고 있으며 전체 구분으로는 복합형 화산체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제주의 다섯 민오름은 민둥산 형태에 기초를 두고서 붙여진 명칭이지만 오늘날에 있어서는 하나같이 다른 환경이다. 봉개동 절물휴양림 옆에 위치한 민오름은 주변의 여러 오름과 숲을 빛나게 하는 그 중심에 있다. 민둥산의 정체는 사라진지 오래되었으며 푸른 숲과 자연 생태를 비롯하여 세상을 전망할 수 있는 터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계절에 맞춰서 다양한 야생화를 만날 수 있고 등성 곳곳을 차지한 억새 물결과 함께 주변의 전망은 압도적이다. 주변의 거친오름이나 절물오름 등이 유명세를 치르고 있지만 이들을 빛나게 하는 데에는 민오름의 존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들과 삼각편대를 이룰 뿐만 아니라 큰지그리오름 등을 연결하는 산책과 탐방로의 개설이 이뤄져서 다양성에도 한몫을 한다. 비로소 민오름으로서는 위세와 당당함으로 본연 이상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근년에 민오름 기슭 아래에 새우란 관찰로가 생겨났으며 데크 산책로가 구성이 되어서 초입이나 코스를 선택하는 폭도 더 넓어졌다.

또한, 봉개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민오름을 중심으로 하는 산책과 탐방 코스를 다양하게 만들어 놓았다. 민오름 정상에서 한화콘도 방향이나 지그리오름으로 향할 수도 있어서 전진 코스로서의 묘미를 느낄 수가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일행끼리 양방향 주차를 선택한다면 일대를 함께 탐방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접근성이 한결 좋아진 민오름은 주변의 오름 탐방뿐만 아니라 숲길 등의 도보여행지와 연계가 되면서 그 가치가 더 높아졌다.

 

 

-민오름 탐방기-

오름 입구에 간이 주차장이 있으며 염체를 져버리고 절물자연휴양림 주차장을 이용할 수도 있다. 지금으로서는 연계 지점들이 있어서 딱히 초입을 정할 수는 없지만 보통은 목장 초지가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주차 후 진입을 시작하고 한편을 보니 초가을의 작은 목장 안에 말 몇 마리가 천고마비를 향한 진행에 여념이 없었다.

눈인사라도 건네면서 지나고 싶지만 녀석들 먹느라 정신이 없어 외면으로 일축했다. 잡초가 길목의 일부를 잠식한 소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막은창(막다른) 우측 방향으로 진입로가 있다. 혼자 갈 경우 다소 으슥한 기운도 느끼지만 자연 생태가 발달된 현장이라 요란하지 않은 분위기도 느끼게 된다.

오랜 숙성과 발효를 거친 묵은지처럼 깊고 그윽한 맛을 느끼기에 너무나 충분했다. 어떻든 찾는 이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여성은 둘 이상의 동행이 좋다. 오래전부터 오르미들이 다닌 흔적을 따라서 목재 계단이 만들어져서 길 찾기나 진행은 어려움이 없다.

위로 오를수록 생태 변화가 이뤄지며 특히나 정상부 가까이에는 조릿대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진행하는 동안 등반화와 바지 깃에 사락사락 부딪히며 응원의 소리를 들려줬는데 좁게 난 탐방로도 이들의 영역을 빌려서 구성이 된 셈이다.

등성 가까이에 오르니 새촐과 잡초들이 차지한 곳이 보였고 이들이 내어주는 소로를 따랐다. 두 개의 봉우리로 구성이 된 무녜의 작은 어깨 위에 도착을 했고, 아직 주봉까지는 다소 거리가 남았지만 ​작은 쾌감과 희열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사방의 오름 군락과 숲을 거치고 불어오는 바람은 청정과 싱그러움을 가득 실은 채 마음까지 식혀줬다.

이렇듯 민오름을 오르는 사람은 누구나 이 광경을 볼 수도 느낄 수도 있다. 말굽형의 울창한 숲을 이룬 굼부리 일대는 그야말로 초자연의 환경인지라 민오름의 의미가 무색해졌다. 주봉으로 이어지는 무녜의 어깨는 비교적 평탄한 곳이다. 말굽형의 화구 상단부를 따르는 과정이며 중간에 쉼터가 있다. 아직은 초가을 햇살이 매섭게 내리쬐는 때문에 그늘이 없는 벤치를 달갑게 여기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애써 외면하고 억새가 내어주는 길을 따라 이동을 하다가 억새왓을 지나 잠시 숲 안으로 진입을 하게 되었다. 주봉으로 향하는 길목이며 다른 방향을 초입으로 진행을 할 경우 만나는 지점이기도 했다. 양 방향 오르내리는 표식이 있지만 정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좌측으로 오르면 되는데 별 어려움이 없이 무녜의 정상에 도착을 했다.

 

역시 계절이 안기는 환경과 혼자만의 바쁜 진행인지라 다소 버거움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나란히 놓인 벤치들 중에 어느 곳을 차지해야 할지 싱거운 고민을 하다가 하나를 차지하여 안은 채 전망을 즐겼다. 정상부에서 건너편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이 보였는데 환화콘도나 큰지그리 오름으로 연계가 되며 이 경우는 전진 코스이다.

대중교통이나 일행들과 양방향 주차를 할 경우 참으로 어울리는 코스이기도 하다. 앉아 있는 동안에도 샛바람에 실린 그윽한 숲 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천천히... 느리게 바람이 불어왔다. 가을이 불어왔다. 겨울에 무녀의 어깨를 만날 경우는 설경의 한라산이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어쩌다 가시거리가 활짝 열린 날에는 두근거림과 설렘을 동반하며 발 구르기를 하게 만든다. 그렇게 민오름의 정상은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하산은 오르면서 만났던 곳과 달리 절물오름이 내다보이는 곳을 선택했다. 이즈음 탐방객들이 별로 없는 때문인지 길을 구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잡초들이 장악을 하였다. 허리를 넘어선 억새 군락은 성장의 제철을 맞아서 끊임없이 진행을 방해했다. 그래도 어쩌랴. 느낌이 나쁘지만은 않거늘......​

내리막은 거의 직선형으로 이어졌는데 경사를 따라 이어지는 계단은 지루할 만큼 길게 이어졌고 그 거리도 만만치 않았다. 이 때문에 초입을 이곳으로 선택하는 것은 힘겨운 레이스가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름 아랫부분에 도착을 하니 부드러운 목재 데크가 펼쳐졌고, 경사 없이 이어지는 산책로 주변은 새우란 자생지이기도 해서 계절을 맞추고 찾는다면 볼거리들이 넉넉하다. 오르내리는 과정을 마치고 걷는 목재 데크 길은 편안한 마무리가 되는 과정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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