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본지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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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본지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1.02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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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51.9m 비고:32m 둘레:2,090m 면적:120.987㎡ 형태:말굽형

 

본지오름

별칭: 본지악(本地岳)

위치: 성산읍 삼달리 2,104번지

표고: 151.9m 비고:32m 둘레:2,090m 면적:120.987㎡ 형태:말굽형 난이도:☆☆☆

 

 

명칭에 연유한 노박덩굴은 사라지고 망자들을 받아들인 착한 화산체...

 

명칭과 관련하여 본지의 뜻을 알고 나면 쉽게 이해가 간다. 오름 기슭이나 숲에서 볼 수 있는 식물 중 노박덩굴은 제주 방언으로 본지낭(본지+나무)이라고 부른다. 본지오름이나 본지악이라고 부르는 이 산 체의 곳곳에서 본지낭이 많이 자랐다는 것에 연유한 것이다.

한자로 본지악(本地岳)이라고 표기를 하며 다른 이렇다 할 별칭은 없다.  본지오름 주변에는 남산봉과 거린오름이 있으며 셋은 함께 어우러져 있으면서 늘어진 삼각형을 이루고 있다. 서로를 의지하면서 누가 더 잘나고 못나고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며 동반자로 지낼 법도 하다. 그런 만큼 서로를 땔 수 없는 사이이면서도 이들의 애틋한 사랑과 애정은 행정 구역이 단호하게 구분을 해버렸다.

묘하게도 거린오름은 신풍리가 차지했고 본지오름은 삼달리 권역에 포함이 되었다.  초승달처럼 길에 이어지는 기슭은 전망 터로서 최고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 비고(高)는 불과 32m이지만 주변이 시원하게 트인 때문에 전망이 좋으며 정상부에 경방 초소가 있음이 이를 증명해준다.

활처럼 휘어진 형상으로도 그려지는 화구와 능선 아랫부분은 파노라마처럼 넓게 이어지며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또한 남향의 넓은 말굽형 화구를 뚜렷하게 확인할 수가 있다. 멀리로는 오름 풍경이나 농지를 비롯하여 숲 등이 시야에 들어오지만 가까운 곳은 묘지가 대부분이다.

삼달리 소재이면서도 인근 마을인 신풍리와 신천리 출신의 선조들이 마지막 보금자리로 선택이 된 곳이다. 본지오름으로서는 망자들의 한을 풀어주고 이들의 넋을 달래주는 역할도 하는 셈이다. 성읍리에서 수산리 방향 약 2km 지점에서 우측 소로를 따라 200m 정도 가면 초입지에 도착이 된다. 입구에는 넓은 공터가 있어 주차에 별문제가 없다. 공설묘지가 있는 때문에 주변 마을에서 찾는 일이 많은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본지오름 탐방기-

입구에 주차를 한 후 열린 공간이 있어 주변을 살피니 벌써 일부 방향으로는 전망이 되었다. 인근의 남산봉이 보이고 방향을 돌리니 눈높이는 다르지만 영주산도 사정권 안에 들어왔다. 정상으로 가는 소로는 차량이 드나든 흔적이 뚜렷하게 나 있고 양옆을 차지한 삼나무는 정상까지 심어져 있었다.

소로 옆으로도 간간이 무덤들이 보였는데 오름을 찾는 탐방객보다는 망자의 입문을 호위라도 하듯 길게 이어졌다. 정상에 도착을 하기도 전에 기슭의 모습이 확인되었다. 굼부리를 따라 초승달처럼 길게 이어지는 허리의 일부는 공설묘지로 내어준 상태이다. 달리 본지(本地)오름이겠는가.

본지낭(나무) 때문에 명칭이 붙었을 리만은 없을 것이다. ​흙에서 태어나고 흙으로 돌아가는 우리네 인생의 순리를 반영했을 법도 하다. 경방 초소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전망이 좋다는 뜻이다. 산불예방 강조기간을 맞아 관리인이 지키고 있기에 먼저 인사를 건네려 했는데 애써 밖으로 나와 마중을 해줬다. 수고하심을 전했고 몇 마디 대화를 나누는 과정은 오래지 않았다.

 

즐비하게 이어지는 무덤가를 애써 외면하고 먼 곳으로 눈길을 돌리니 가세오름과 매오름이 보였다. 본지에서의 입장은 산 체의 크기도 높이도 따르지 못하겠지만 눈높이를 같이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남풍이 바쁜 걸음을 말리며 한동안 멈춰 서게 했다.

반대편으로는 또 다른 풍경이 열렸는데 좌보미오름을 거쳐 우측으로 모구리오름까지 제법 운치가 있는 분위기가 연출이 되었다. 실루엣처럼 이어지는 모습과 더불어 멈춰 선 풍력발전기들 역시 조연자가 되어 볼품에 한몫을 해줬다. 정상에는 삼각점이 세워져 있고 다녀간 흔적으로 리본을 매단 모습도 보였다. 지나온 길을 따라 더 전진을 해도 비슷한 환경이며 이 경우 다시 돌아오는 루트를 택해야 하는 때문에 백(back) 코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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