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마을회관..하모리 한남의숙터(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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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마을회관..하모리 한남의숙터(멸실)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8.03.08 0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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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슬포청년회에서 운영했던 사숙

하모리 한남의숙터(멸실)

한남의숙 터 漢南義塾址(멸실)
위치 ; 대정읍 하모리 현 하모2리사무소 옆
유형 ; 교육 유적(사숙)
시대 ; 일본강점기

한남의숙

대정읍 지역에서는 삼일운동을 거치면서 선각자들은 교육을 통해 민중의 독립의식을 키우고자 각종 의숙, 사숙, 서숙, 학숙, 야학 등의 교육활동을 활발히 벌여나갔다.

광선의숙(1920. 모슬포), 신유의숙(1921. 가파도), 한남의숙(1925. 하모리), 진성의숙(하모리), 대동서숙(1935. 보성리), 부녀야학 등이 그것이다.


한남의숙은 1925년 4월부터 하모리 향사에서 개설하여 모슬포청년회에서 운영했던 사숙이다. 다음은 한남의숙창설 제하의 1926년 8월 11일 동아일보 기사이다.


〈漢南義塾創設 ; 大靜地方(대정지방)에는 公立普通學校二個所(공립보통학교이개소)가 잇스나 擧皆 四年制임으로 外地留學上應試가 困難함을 當地 摹瑟浦靑年會에서는 이를 크게 遺憾으로 생각하던 바 本年四月(본년사월)에 漢南義塾(한남의숙)이란 講習所(강습소)를 設立(설립)하고 敎師 姜鍾昊氏 外 講師三人을 顧聘(고빙)하야 普通學校 五六學年 程度의 學科를 熱心 敎授中인 바 生徒는 約30名이요 將來가 매우 有望하다더라(大靜)〉


동아일보 1928년 2월 17일자 기사에는 한남의숙에서 학예회가 성황리에 열렸음을 알리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제주도 모슬포부인회 경영인 부녀야학회는 시작한 지 불과 3개월이나 70여명 생도에게 열심히 교수하야 이래 조흔 성적을 보게 된 것은 일반이 다 아는 중 동부인회에서는 구정초를 긔회로 학예회를 개최하야 일반부형자매에게 실디 성적을 보여 들리고저 준비에 분망하든 바 2월1일 오후칠시부터 한남의숙(漢南義塾) 구내에서 무려칠백명 회중이 운집한 가운데 비로소 막을 열엇스니 긴장하얏든 장내는 우레가튼 박수소리와 환호성에 한울이 문허지는 듯하얏다.

머리쪽진 부인네 꼬리달린 처녀들 그의 활발한 태도 샘솟듯 나오는 열변 꾀꼬리 소리 가튼 독창 어느 것이나마 감격의 눈물에 저저진 장내는 실로 형언하기 어려운 긴장한 가운데 4000여년 동안 썩어진 구도덕 구사상에서 자라나는 농촌 부형 자매에게 만흔 자극을 주엇다.

해산하기를 실허하는 100여 청중에게 폐회의 선언을 고하니 때는 눈보라치는 동 오후 12시더라〉


설립자는 이재교이며, 숙장은 강문석이었다.

강문석은 안성리 태생인데 당시 모슬포청년회장으로서 당국으로부터 급진적인 항일인사로 지목받고 있었다.(제주교육사 351쪽)

추사 김정희는 강도순의 집에 머물렀는데, 강문석은 강도순의 증손이다.

민족교육운동과 1930년대 제주도 사회주의 운동을 했었던 대표적인 대정지역의 인물이었다.

모슬포청년회는 강문석과 오대진이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모슬포청년회 구성원들은 일제에 의해 항일의식 분자로 지목받았기 때문에 이들이 운영한 한남의숙은 결국 인가를 받지 못하고 개설 3년만에 폐숙되었다.

다음은 《濟州漢南義塾에 突然廢校命令 別般 理由도 업시》란 제하의 1928.12.28. 동아일보 기사이다.


〈제주도 모슬포청년회가 경영하는 한남의숙은 지금부터 3년 전 4월에 회원 일반의 혈성으로 설치 유지해 오던 중 수차례에 걸쳐 허가원을 제출했으나 아무 이유도 없이 각하하여 버렸다.

지난 12월 9일에는 돌연 당지 경찰관 주재소에서 김동식을 초청하여 제주경찰서의 명령이라고 하며 폐교를 명령하얏슴으로 意外의 厄運을 당한 회원 선생 생도들은 3년 동안이나 繼續하야오든 이 학교의 運命에 대하여 눈물을 흘리는 중이다.(大靜)〉


이 건물은 25평 정도의 기와집으로 옛날의 공회당과 같은 구조로 되어 있었다.

최근에는 어린이집으로 이용되다가 내부가 너무 낡아 방치되어 왔는데 1998년 완전히 헐어내고 다른 건물(하모리마을회관)을 건축했다.
《작성 050220, 보완 1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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