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등골나물 꽃에 앉은 나비
반 그늘진 숲 가장자리 바위 사이에서 길게 자라난 등골나물이 하얀 꽃을 피워놓았더군요.
며칠 전부터 불기 시작한 선선한 바람의 장단에 맞춰 한들거리는 등골나물의 모습이 여유로워 보입니다.
그런 등골나물 꽃으로 크기가 큰 나비가 여유를 부리며 날아들었습니다.
하얀 꽃에 앉은 나비의 모양이 멋들어지네요.
날개를 편 길이가 10cm가 넘어 보이고 흑색 바탕인 앞날개와 자갈색 바탕의 뒷날개의 무늬들 또한 시원시원한 이 나비의 이름은 ‘왕나비’입니다.
왕나비 성충은 5-9월에 걸쳐 2-3회 나타납니다.
애벌레는 박주가리, 큰조롱, 백미꽃 등 박주가리과(Asclepiadaceae) 식물을 먹이식물로 하지요.
성충은 등골나물, 엉겅퀴, 곰취 등의 꽃에 잘 모여들며, 숲 가장자리에서 유유히 날아다니기도 하고 높은 산꼭대기에서 높게 배회하기도 합니다.
등골나물 꽃에 앉은 왕나비를 가까이서 보고 싶어 다가섰더니 놀란 나비가 훌쩍 날아올라 도망을 가더군요.
하지만 이내 바람을 타고 슬며시 날아와 등골나물 꽃에 살포시 내려앉습니다.
등골나물과 왕나비가 묘한 조화를 이루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