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편안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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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편안봉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10.0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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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 약 1,180m 형태 : 원추형

 편안봉

별칭 : 평안봉(平安峰). 편안봉(便安峰)

위치 : 제주시 월평동

고도 : 약 1,180m  형태 : 원추형   난이도 : ☆☆☆☆          

 

 

침식으로 인하여 많은 변화가 이뤄졌지만 계곡으로 에워싸인 분명한 화산체 ...

제주의 오름 개수와 관련하여 현재 참고 자료는 실제와 다르다고 몇 차례 논한 바가 있다. 물론 이러한 데는 직접 오르고 만나서 확인을 한 결과를 토대로 하였으며 알려지지 않은 오름이나 숨은 오름들을 찾아내는 등 확실한 근거를 우선으로 하여 제기를 했다.

과연 제주도 오름의 개수는 몇 개일까. 화산섬이고 지구상에서 면적상 가장 많이 산재한 제주 오름의 실체와 개수는 어떻게 정의를 해야 맞을까. 제주 섬 전체에 흩어져 있는 오름들은 한라산 기슭을 시작으로 섬과 해안가를 비롯하여 깊은 계곡에도 있다. 더러는 경작지로 개간이 되어 그 형체가 대부분 사라진 곳도 있으며 공원묘지로 변한 곳도 있다.

명칭이 붙은 오름들을 우선으로 개수에 포함을 하고 있지만 이른바 새끼오름(알오름)으로 분류한 곳도 무수하게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확실성을 두고 개수를 정의하는 것은 여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제주의 오름은 일찍이 330개로 알려졌었다. 그러다가 지난 1998년 재조사를 통하여 38개를 새로 발견하고 종합 368개라고 발표를 했었다.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 수치가 이 당시의 자료이며 제주의 오름을 정리한 최종판이라고 할 수가 있다. 당시 공무원으로 구성이 된 오름 조사 팀은 1년 동안 자료와 현장 조사를 비롯하여 문헌조사와 항공사진 판독에 의한 내용을 토대로 발표를 했다. 전문성이라는 척도의 기준이 어느 부분까지라고 정의할 수는 없지만 시대적이나 학술적인 요소를 감안한다면 일부 미흡한 부분도 있었다고 판단이 된다.

당시 상황으로 미뤄볼 때 자료 수집 외에 현장 확인을 하는 과정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지 않았겠냐 하는 견해이다. 97~98년으로 이어지는 시기는 우선 인터넷 문화가 발달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료와 검색을 통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또한 온라인 카페 또는 동아리 등 모임 활동 등이 요즘처럼 대중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보를 수집하는데도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름 단체 등의 활동을 파악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보다 전문성이 있는 오르미들의 참여가 없었을 것이다. 이제는 바뀔 때가 되었다. 대략적이나 추측이라는 자료화하는 것보다는 확실성을 두고 발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오늘날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오름의 실제 개수를 파악하고 몇 개다 하고 정의를 내리기는 힘들 것이다.

시대가 변했다고 해서 새로운 폭발이 이뤄져 다시 오름이 생겨났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만 나타나지 않은 오름들을 일일이 파악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알려지지 않은 오름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른바 새끼오름이라는 알오름들의 실체가 무수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368개나 그 이상이 문제가 아니다. 그러한 만큼 오름의 개수는 어느 면이나 어떠한 상황을 기준으로 정한다는 내용이 더 중요한 일이다.

이를테면 한 오름을 지정할 때 주변의 알오름은 제외하였다는 내용이나 산 체의 특성상 어느 선까지만 포함을 했는지 등 부가적인 요소도 필요하다. 좌보미오름을 예로 할 때 알오름인 다섯 봉우리 중 하나만 오름에 포함을 하였고, 송악산일 경우는 모체만 해당을 시켰다는 내용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모쪼록 이후 오름과 관련한 자료가 나올 경우는 미비했던 내용들을 정리하여 보다 현실성 있게 접근하기를 희망해 본다.

숨은 오름을 찾기 위하여 나설 즈음에는 아직 봄의 중심에도 못 미칠 때였는데 아마도 지금쯤은 더 깊은 자연 생태를 펼치고 있을 것이다. 이곳과 관련한 자료 수집이나 고문헌 등을 찾아봤지만 이렇다 할 내용이 없었고 차일피일 미루다 비로소 흔적을 정리했다.

일찍이 한라산 기슭 아래의 깊은 곳에 알려지지 않은 화산체가 있다는 내용을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때문에 출입이 불가한 상태라 언젠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한라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 이창호)의 허락을 받아 제주환경일보 탐방팀을 이끌고 이곳을 찾아가는 탐방의 기회가 주어져 극적으로 두 산 체를 찾아 헤맨 끝에 현장의 상황을 확인하게 되었다.

 

-편안봉 탐방기- 

직접 만난 적이 없는 오름은 '평안봉'이나 '편안봉'으로 부르는 산 체와 '대내봉'이다. 평안봉과 관련하여 전해지는 바로는 산 체의 봉우리나 등성이 편안하게 보이거나 느껴진다는 내용과(편안봉), 정상 부분이 뾰쪽하지 않고 평평하여서(평안봉) 붙은 명칭이라는 설이 근접해있다. 성판악 휴게소를 출발한 후 속밭을 지나고 좀 더 탐방로를 따라 오르다가 가로지르면 좀 더 가까운 거리가 되겠지만, 우린 좀 더 위로 오른 후 진입을 하기로 했다.

오름을 보려면 오름으로 가라고 했던가. 높은 곳에 올라 바라보는 것이 산 체가 잘 보일 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하여 더 확실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우선 찾은 곳이 돌오름이다. 신선오름이나 숫오름으로도 부르는 돌오름은 평안봉보다 위쪽에 위치한 때문에 확인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돌오름 전망대에 올라 전망을 시작했다. 실루엣처럼 펼쳐지는 오름 군락들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허가의 절차를 거쳤지만 이왕이면 사람들의 눈길을 피하고자 일찍 출발을 하였다. 아침이라고는 하지만 빠른 진행을 한 때문에 이내 땀으로 젖었으나 청정의 자연 바람이 이를 식혀주는 과정은 오래지 않았다. 눈높이를 함께하는 구름 층은 기세 당당한 성널오름(성판악)을 집어삼키려 했다. 동적인 모습을 바라보며 결과를 기대했지만 더 이상의 침범은 이뤄지지 않았다. 자존심을 내건 산 체도 양보를 하지 않았고 구름도 욕심을 내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리고 두 봉우리를 향하여 눈길을 돌렸다. 봉긋하게 솟은 모습에서 화산체임을 느낄 수가 있었다. 물론 솟아오른 것이 다 화산체일 수는 없다. 용암 쇄설물이 쌓여서 둔덕처럼 높게 오른 것도 있으며 그 외 다른 과정을 통하여 산처럼 보이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정면으로 평안봉이 뚜렷하게 보였고 조금 더 떨어진 곳 왼쪽에 대내봉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돌오름 허리를 조심스럽게 내려가는 과정으로 선택을 하였다.

4월이 열렸었지만 아직도 소곡의 한구석에는 눈이 남아 있었다.  얼마를 지났을까. 한쪽에서 숯가마 터로 보이는 흔적을 만나게 되었다. 견고하게 쌓아진 돌과 중앙의 터가 이를 입증해줬는데 오래전에 숯을 굽던 자리로 추측이 되었다. 지금은 조릿대들이 장악을 하였고 숯을 굽는데 필요한 참나무(류)들이 많이 사라졌지만 과거에는 넉넉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깊은 산중까지 찾았다는 것에 대하여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화산체로 추정이 되는 기슭 아래를 지나는 중에 화산석이 보이길래 살펴봤다. 폭발이 이뤄진 산 체인지를 가늠하는데 도움이 되는 만큼 그 주변도 함께 살펴봤다. 한쪽에 조릿대들이 헝클어져 있었다. 아담하게 터전으로 만들어 놓은 공간이 만들어진 것은 오래되지 않은 것 같았다. 필히 멧돼지의 행위임을 직시할 수가 있었다. 새끼들의 보금자리를 위하여 만들었거나 다른 경우이겠지만 충분한 근거이다. 

 

능선을 지나고 드디어 정상부에 도착을 했다. 오르는 과정도 그러했지만 이렇다 할 경사나 버거운 기슭이 없는 산 체였다. 시기적으로 푸름을 기대할 수는 없었지만 심호흡을 가다듬는 동안 열린 하늘과 구름이 밋밋함을 달래줬다. 고사한 채 그 자리를 지키는 나무들이 보였고 바닥 층은 온통 조릿대가 장악을 하였다.

이런 상황인 만큼 다른 식물의 생태를 확인한다는 것은 어림없는 일이었다. 다른 방향으로 조금 이동을 하니 전망이 가능했는데 야속하리만큼 어두운 날씨는 시야를 방해했지만 그래도 초행길의 낯선 장소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인색 속의 풍부를 느낄 수 있었다. 어후오름을 시작으로 불칸디오름 등이 사정권 안에 들어왔다.

gps를 통하여 확인을 한 결과 대략적으로 해발은 1,180m 정도로 나타났다. 아직은 공식적인 자료가 없지만 언젠가 이곳과 관련한 기록들이 나오리라 확신을 했다. 오름이라 함은 독립형 소화산체를 말하고 어쨌거나 폭발이 이뤄졌어야 포함이 된다. 단순히 용암 쇄설물이 쌓인 정도가 아니고 오래전 자체 폭발로 인하여 생겨난 화산체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이어서 대내봉으로 이동을 하다가 멈춰 선 채 뒤를 돌아봤다.

기슭 아래를 지나면서 행여 굼부리의 흔적이 있을까 눈여겨봤지만 가늠할 수가 없었다. 낮은 원추형으로 구분을 해야 할 것 같았다. 희미하게나마 산 체의 모습이 드러나면서 중앙의 봉우리가 뚜렷하게 확인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외형과 내면의 환경 등을 살핀 결과 구전되는 명칭인 편안봉이나 평안봉이 참으로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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