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티프레질(Antifrag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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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안티프레질(Antifragile)
  • 오동근
  • 승인 2018.10.3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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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근 제주시 기획예산과 주무관
오동근 제주시 기획예산과 주무관

살다보면 당혹감에 사로잡히는 순간이 있다. 심장은 태풍의 한가운데 표류하는 돛단배처럼 요동치고, 두 손은 국란(國亂)시기의 표충비처럼 끊임없이 육수를 뽑아낸다. 이른바, 멘탈이 붕괴되는 순간이다.

멘탈붕괴! 직장인이라면 저마다 역치(閾値)의 기준은 다를지라도 항상 그 언저리를 표류하고 있을 것이다. 몇 시간 동안 편집하던 문서가 오류 메시지와 함께 유명을 달리하거나, 많은 군중이 참여한 행사에서 마이크가 나오지 않거나, 결재를 받는 와중에 결재권자의 질문에 꼭 말해야 할 단어는 생각나지 않고 묘한 정적이 흐를 때..... 멘탈을 붕괴시키기 않고 의연함만으로 상황을 개선시켜 나갈 재간이 아주 평범한 우리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괜찮다. 좀 더 정확히 말해 지금까지는 괜찮았다. 사람의 마음은 원래 본질적으로 유리컵이나 도자기와 같이 작은 자극이나 충격에도 쉽게 깨지는 속성을 갖고 있으니까....

하지만 앞으로는 어려울 것이다. 업무 환경은 시시각각 변하고, 자다 일어나면 주변을 들썩이게 하는 사건․사고가 일어나고, 경제는 세계라는 틀 안에서 주도력을 상실해 간다. 이전과 같은 마음가짐이면 매일 혹은 매순간 파편화된 마음의 조각을 아교로 이어 붙여야 간신히 숨을 쉬고 살 수 있을 것이다.

현대와 같이 무작위성, 예측불가능성, 불확실성 등이 일상화된 시대에는 깨어짐에 대한 면역을 높여가는 것을 넘어, 그 상황에서 더욱 강해지는 능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투자사상가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안티프레질(Antifragile)”로 정의한다. 충격을 받으면 그 충격을 흡수하여 스스로의 강건함으로 만드는 힘 그것이 바로 안티프레질(Antifragile)인 것이다.

안티프레질은 아마도 관점과 방향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될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떠한 계획을 추진할 때 ‘번거로움’ 보다는 ‘상호발전’의 관점으로 협업을 강화하고, ‘현상’보다는 ‘가치’를 최종 방향으로 설정해 나간다면, 이전보다 더 많은 저항에 부딪치겠지만, 그 저항이 나를 깨트리기는커녕 저항을 이겨낸 만족감이 우리를 더 큰 저항에 이겨낼 수 있는 독보적인 존재들로 만들어 줄 것이다. 안티프레질한 생활을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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