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堂神은 보롬웃또 송씨부인..상귀리 황다리궤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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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堂神은 보롬웃또 송씨부인..상귀리 황다리궤당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9.02.20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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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안 자리를 차지하여 남자를 내쫓은 것은 흔치 않은 경우이다

상귀리 황다리궤당
 

위치 ; 제주시 애월읍 상귀리 1508번지의 동쪽 계곡 속칭 '황다리궤'
시대 ; 조선 - 현대
유형 ; 민속신앙(본향당)

▲ 상귀리_황다리궤당 할으방신위
▲ 상귀리_황다리궤당근경

상귀 황다리궤당은 속칭 '황다리궤'에 위치하고 있는 마을 본향당이다.


애조로와 항몽로가 만나는 상귀교차로에서 남쪽으로 500m 지점 소앵동 표석이 있는 곳에서 서쪽 좁은 길로 300m 들어가면 조금 어긋난 네거리가 되는데 서쪽으로 직진하여 100m 지점에서 북쪽 밭을 2개 지난 곳에서 동쪽으로 내려간 계곡에 있다.


내부에 들어서면 용암벽과 동백나무, 도토리나무 등 여려 종류의 상록수로 울창하게 덮여 있고, 높이는 4∼5m정도이며, 면적은 350㎡정도로 웅장하고 신비에 가려진 동굴을 연상케 한다.

堂神은 <보롬웃또 송씨부인 보롬알또 강씨 영감>으로 상귀리 사람들의 생산, 물고, 호적을 담당하고 제일은 1월 7일이다. ('보롬'의 ㅗ는 아래아 발음으로 바람의 뜻이다)


전설에 의하면 지금부터 450여 년 전 마음씨 착하고 정성이 갸륵한 송씨 할망과 강씨 하르방 부부가 평화롭게 살과 있었는데 어느 날 밤 꿈에 강씨 하르방 자신이 하는 말이 "나는 용이 되어 하늘로 날아가야 하는데 지금 당장 배가 고파서 날아 갈 수 없으니 당신 내외 중 아무도 좋으니 두 분이 의논해서 나에게 재물로 바쳐준다면 그 보답으로 이 마을에 자손의 번영과 번축하게 하며 모든 재난을 막아주마" 하고 사라져 버렸다.

잠에서 깨어난 강씨 하르방은 이상하게 여겨 어젯밤 꿈에 있었던 일을 송씨 할망에게 자초지종을 말했더니 이 말을 들은 송씨 할망은 "아이고 이 노릇을 어떻게 호랴. 하르방이 죽어도 나 혼자 못살고, 내가 죽어도 하르방 혼자 어떵 살코" 하면서 고민 끝에 천지 신령님께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하여 매일 같이 기도를 올리는데 갑자기 음력 정월 초이렛날 폭풍우가 몰아치고 천지가 요란하게 진동하며 커다란 구멍이 뚫리고 용이 하늘로 날아가면서 용암구가 생겨 그 자리에 송씨 할망이 절규했고, 뒤이어 강씨 하르방도 애석하게도 희생된 할망 곁으로 가다가 채 못미쳐 옆 바위 틈에 끼여 순화하셨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


그 후부터 이 마을 사람들은 그 두 분의 애절한 넋을 달래주기 위하여 제단을 차리고 '지신이 있는 자리'다 하여 매년 음력 정월 초이렛날을 제일로 정하고 무당을 초청하여 큰 굿을 해오다 1960년 초 정부시책에 의해 무당을 배격하는 과정에 굿은 중단하고 최근에는 미풍양속 전통을 살려 이장님을 중심으로 전 주민의 동참하는 가운데 마을의 화합과 안녕을, 그리고 무병장수 번농번축을 기원하고 각종 재해를 예방하는데 정성을 다하여 기도하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내려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강씨 하르방과 송씨 할망이 황다리궤에 같이 좌정해 계시다가 강씨 하르방이 육식을 잡수고 비린내를 풍긴다 하여 송씨 할망이 강씨 하르방을 문전 밖으로 내몰아 입구 북쪽에 좌정하였다' 한다.

여자가 안 자리를 차지하여 남자를 내쫓은 것은 흔치 않은 경우이다.

부부라도 살림을 갈리게 되면 멀찍이 떨어지는 것이 보통인데 이 당의 강씨 하르방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여 담 바깥쪽의 작은 동굴로 좌정했다.

그래서 정월 초 7일 이 당에서 굿을 할 때는 한 석 친 다음 하르방을 할망 곁으로 청하여다 같이 대접하였다고 한다.(고대경의 신당기행)


본풀이에 당신인 강씨 하르방과 송씨 할망의 家系가 나오는데 네 딸의 모두 할망 성을 따라 송씨이다. 완전한 모계의 계보로, 본풀이의 일부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이영권의 제주역사이야기 참조)

≪이 본향 황다리궤 한집님은 강씨 하르방과 송씨 할망이우다. 이 할망 하르방은  딸만 늬성젤 난 삼 이웃에 몬 분짓시켰수다. 큰딸은 쇠길 연폭낭알로 좌정한 송씨할망, 샛딸은 황다리궤 할망 일뤠중자  일뤠할망, 싯체는 장전연폭낭알로 좌정한 할망, 족은 딸은 엄쟁이 삼엄 오당빌레로 좌정하고, 또 가지갈라단 구엄쟁이 알 연폭낭알로 좌정하였수다.

상보제기 상잠녀 차지하고 난 보제기도 차지하여수다. 개로육사 돈지선앙 개할망 난 잠수 차지하여수다. 난 보제기도 차지하여수다.

잠수일도 어부일도 차지한 돈지선앙 개할망이우다.≫ 제일은 1월 3일, 7일 과세 5월 3일, 7일 마불림(제주도무가본풀이사전 598∼599쪽)


상귀리에서 이웃 마을로 가지갈라갔다는 것은 이곳이 오래 전에는 생활의 중심지였을 가능성을 말해 주는 것이다.
《작성 070130, 보완 14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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