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층 관람로 개설..보호방식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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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층 관람로 개설..보호방식 의문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2.01.1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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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포커스)윤성효 교수 '패류화석 밟고 지나가도록 한 것 잘못' 지적
패류화석 입구로 이동, 지질 환경자산 훼손 우려

 서귀포항 인근 패류화석이 있는 지질공원지역에 관람도로가 만들어졌다


세계지질공원 인증 지역이면서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는 서귀포항 인근 서귀포증이 최근 관람객 편의를 위한 도로가 만들어져 이들 쳔연기념물 보호방식에 비상이 걸렸다.

서귀포층 관람을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도로가 개설된 것.

더욱이 서귀포층을 대표하는 각종 패류화석이 박혀있는 돌을 옮겨 입구에 줄줄이 이어 놓았을 뿐만 아니라 발밑에는 패류화석이 박혀 있는 서귀포층을 밟고 지나가도록 돼 있어 꼭 이같은 방식으로 이를 추진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비하며 옮겨진 패류화석들

이 지역 문화재보호위원인 한 예술인은 "최근 서귀포항을 방문했다가 굴삭기를 동원 패류화석으로 옮기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이곳은 자연 그대로 보호돼야 할 곳인데 이처럼 무분별한 패류화석의 이동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자리에 있어야할 화석돌이 마구 입구로 옮겨지면서 더욱 볼성사납게 됐다"고 지적한 이 예술인은 "서귀포층의 지질학적 의미와 학술적인 연구 관계를 생각할 때 이같은 도로개설은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 고길림 생물권지질공원팀장은 "지질공원 평가단이 이곳을 찾았을 때도 이 지역을 교육장소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아 50여m정도를 관람로로 일부 정비한 것"이라고 말하고 "당초 데크시설을 할까도 생각했지만 파도가 많은 지역이라 오래 가지 않을 것 같아 도로를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곳은 지질관련 교육장으로도 중요한 곳이기 때문에 당초 도로를 만들 때도 원형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고 "지질학 교수 등 전문가의 지도와 대한지질학회 총회 때도 이 지역을 방문, 교육장 활용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고 밝혔다.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화석


 

이 지역을 제주지질공원의 교육장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던 부산대 윤성호 교수((사)제주화산연구소 운영위원장 이학박사)는 "서귀포층은 제주지질공원의 핵심사이트이지만 육지부 학생들이 이곳을 찾았을 때 교육적 효과없이 방치돼 있어 교사협의회 등에서의 건의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하고 "학생들이 이곳을 방문한 후 감상문을 봤는데 화석은 안보이고 지층만보이더라는 얘기를 많이 했었다"고 전했다.

 

따라서 "서귀포시청 등에 안쪽에 방치돼 있던 조개화석을 옮겨 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하고 "교육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이지만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며 앞으로 패류화석 등에 대해서는 팬스를 설치하거나 데크를 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패류화석을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시행청에 이를 시정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귀포층의 패류화석은 서귀포시 남서 해안 절벽에 있는 조개종류의 화석을 말한다.

이 절벽에는 퇴적암층이 드러나 있고 거친면이 현무암으로 덮여 있다. 이 화석층에서는 조개화석을 주로 한 동물화석이 많이 발견된다. 약 200∼300만년 전에 화석생물과 함께 쌓여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그 후 100m 정도 솟아오른 곳이 물결로 인해 깎여서 절벽으로 변했다.

서귀포층에서 발견된 화석으로는 부족류, 달팽이·전복·우렁이와 같은 복족류, 굴족류, 완족류, 성게·해삼·불가사리 등의 극피동물, 산호화석, 고래와 물고기 뼈, 상어이빨 등의 화석이 있다. 미화석으로는 바다에 사는 단세포동물인 유공충이 있다.

 도는 지질공원 교육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위와 같은 조개화석은 현재에도 존재하는 것이지만, 대부분 근처 해안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더 따뜻한 남쪽바다에서 발견된다. 이는 서귀포층이 쌓일 당시의 바다가 지금보다 따뜻했음을 말해준다.

서귀포층 패류화석은 서귀포층이 쌓일 당시의 환경과 이곳에서 살던 바다생물들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좋은 자료로서 학술적 가치가 높아 지난 1968년에 천연기념물(제195호)로 지정됐다..

면적 약 74,328㎡.

서귀포시 서쪽 해안에 있는 절벽과 여기서 약간 떨어진 바윗돌에 들어 있는 연체동물(軟體動物)의 화석으로, 이곳에는 바다로 돌출한 절벽이 약 60m의 높이를 보여주는데, 여기에 50m의 두께를 가진 지층이 노출되어 있고, 이 지층의 아래(바다 속)와 위(산쪽)에는 현무암으로 한정되어 있다. 아래의 현무암이 흘러 퍼진 뒤에 얕은 바다로 덮이고, 이 물속에 진흙·모래·화산회 등이 50m 정도 쌓인 뒤 다시 현무암이 흘러서 서귀포층을 덮었다.

 서귀포층에는 이와 같은 화석이 널려있다

퇴적물이 쌓이던 바다에는 조개 종류를 위시하여 많은 바다동물이 살았는데, 이들의 유해가 이 지층 속에 남아서 화석으로 변했고 이 지층이 서귀포층이라고 명명된 지층이다.

서귀포층에서 발견되는 화석은 부족류(斧足類) 41종, 복족류 14종, 굴족류(掘足類) 4종, 완족류(腕足類) 7종 등의 연체동물화석 외 극피동물(棘皮動物)·산호·어류의 뼈·상어의 이[齒]도 발견된다. 이런 큰 화석 외 미고생물로서 유공충(有孔蟲)의 화석도 보고되어 있다.

 

서귀포층이 퇴적된 시대는 200∼300만년 전인 플라이오세였을 것으로 보이나, 아래 위의 현무암의 연령을 측정하면 더 정밀한 연대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중요한 곳이다.

한편 도는 지질공원 인증지역이라 더욱 보호에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지만 기념물보호 차원의 보다 확실한 천연기념물인 화석보호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람들이 마음놓고 밝고 가도록 돼 있는 화석

 

 도로로 만들어지며 넓게 뚫린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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