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귀포 올레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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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귀포 올레길을 걷다
  • 하나오카 히토미
  • 승인 2012.03.1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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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오카 히토미 서귀포시 파견연수

하나오카 히토미
내가 일본 기노카와시의 공무원으로서 ‘서귀포시 1년 파견연수’라는 기회를 잡게 된 것은 내 인생의 여러 갈림길 중에서도 가장 올바른 선택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

1965년부터 감귤로 시작된 두 도시의 인연은 1987년도 자매도시가 되는 새로운 인연을 만들었고, 특별자치도 이후 다시 승계조인식을 거쳐 올해 5주년을 맞이했다.

제주를 방문하기 전 서귀포시에 대한 나의 생각은 ‘감귤이 많이 생산되는 기노카와시와 비슷한 농업도시’라는 단순한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나의 무관심에서 비롯된 것임을 금방 알게 되었다.

감귤과 관련해서 기노카와시에서는 접하지 못했던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감귤철에 찾아온 손님들에게 감귤을 무료로 제공하는 식당들(내 고향엔 이런 서비스는 없다!)과, 감귤을 이용한 여러가지 요리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감귤박물관(과실수가 주산업임에도 박물관 같은 전시실이 없다!)도 인상적이었고, 대화가 안 되는 낯선 내게 무작정 감귤을 손에 쥐어주던 올레길에서 만난 인심 좋은 사람들(제주사람들만의 정!)과 설레는 마음으로 감귤박스를 자랑스럽게 들고 있는 관광객들이 모습도 기억이 새롭다.

어쩌면 이곳에서 살고 있는 제주사람들은 나의 경험이 그냥 아무 일도 아닐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이러한 일들이 제주 감귤, 제주 사람들, 제주문화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또한, 나의 고향 기노카와시에서 건너 온 감귤 묘종이 세월을 지나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을 보고 국가간 교류의 중요성도 새삼 실감하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다.

기이야마지와 이즈미 산맥 사이에 위치한 기노카와시에서 생활하던 내게 제주의 큰 매력은 집에서도 바다를 볼 수 있다는 점과 보행권내에서 어디서나 바다를 볼 수 있는 점이었다. 그리고 제주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올레길의 매력’은 몇일 후면 떠날 나를 계속 붙잡고 있다.

나는 올레 축제에 참가하며, 주말마다 올레길을 걸으며, 그 길이 단순히 걸어가는 길이 아니라, 천천히 코스를 즐기며 충실하게 걸어가는 길임을 배웠다. 모든 코스를 걸을 수 있게 도움을 주고 가르쳐 주던 서귀포시 올레담당 직원들께 감사드린다.

그들의 도움으로 나는 서귀포시의 올레길을 전부 걸었다. 아마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걷고 더 많이 느끼고 더 많이 즐겼다고 확신한다.

제주도의 뛰어난 풍경과 자연의 웅장함, 그리고 계절의 변화를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올레길이 좋아서 나는 다시 제주를 방문할 것이다. 그리고 그 참된 올레길을 느끼게 해준 서귀포 사람들의 정이 그리워서 나는 더 빨리 제주를 찾을 것이다.

서귀포 사람들의 따뜻한 인정을 느끼며 생활할 수 있었던 지난 한 해, 제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기노카와시와 서귀포시의 자매관계가 지금처럼 성숙한 관계로 유지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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