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들꽃]섬다래
상태바
[제주의 들꽃]섬다래
  • 고현준
  • 승인 2019.12.10 07: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섬다래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으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고려가요인 ‘청산별곡’의 첫 구절 한 대목이다.

다래는 멀위(머루)와 함께 우리 조상들의 산(山)벗이자 오래된 산과실(山果實)이다.

사람들이 아웅다웅 다투며 사는 도시보다 가난하지만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청산(산골)을 꿈꾸는 사람들이 고려시대에도 있었던 것 같다.

요즘도 청산(靑山)을 그리는 사람들이 있다.

TV에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갖는 것도 그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청산(靑山)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도시(都市)로만 몰려간다.

도시에는 그들이 꿈꾸는 모든 것이 갖추어 있다고 생각을 해서 일 것이다.

도시로 몰려 간 사람들 중에 몰려간 목적이 달성된 사람들도 더러는 있다.

사람들은 그 사람을 모델로 하고 나도 가야지 하면서 도시로 도시로 몰려가고 있다.

사람들이 도시로 몰리다 보니 갖가지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다.

자연훼손, 기후온난화, 주택난, 교통난, 취업난, 교육문제, 각종범죄, 인간관계 등에서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인간관계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부지기수로 발생하고 있다.

도시로만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시골에는 고령자(高齡者)만 남아 머지않아서 행정기관(行政機關)으로서의 도(道)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될 지역이 생겨 날것이라는 보도(報道)도 있었다.

 

제주도만 해도 깨끗한 공기, 아름다운 환경, 코발트빛깔의 바다 등으로 인해서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터를 잡거나 관광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제주 자연이 알게 모르게 파괴되어가고 산과 바다는 병들어 가고 있다.

과거 제주에 백만 인구가 살아야 제주가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을 했던 도백(道伯)이 있었다.

지금 제주에 인구가 칠십만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칠십만 인구가 되고 보니 옛날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갖가지 문제들이 부각되고 있다.

제주의 들판과 오름은 개발(開發)바람에 밀려서 파괴되어 원형을 잃어가고 있고 바다는 각종 바다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구 백만이 제주가 정말로 제주를 살찌울 수 있는 정책(政策)이었는지를 다시 되짚으면서 재정립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청산에 살으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필자가 어렸을 적만 해도 제주의 들판에 가을철이면 열매들이 가득했다.

제주의 들판은 아이들이 배고픔을 달래주는 곶간 역할을 했다.

오늘날 제주에서 그런 곳을 찾아보기란 쉽지가 않다.

배고픔을 달려주던 다래 종류에는 다래, 섬다래, 쥐다래, 개다래가 있는데 그중에서 아이들이 과거에 많이 먹었던 열매는 가을 초입에 익는 다래와 늦가을에 익는 섬다래가 있고 쥐다래 와 개다래 열매는 약용으로 주로 쓰였다.

청과물상점엘 가보면 양다래(키위)라고 불리는 과일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하고 건강에도 좋다고 알려져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과일이다.

이 과일의 원산지가 뉴질랜드다.

뉴질랜드는 전 세계 생산량의 25%를 차지하고 자국 생산량의 90%를 수출할 정도로 키위는 뉴질랜드에 엄청난 부(富)를 안겨다주는 작물이다.

우리나라에는 키위 대신에 섬다래가 있다.

 

섬다래.

섬다래는 다래나무과 다래나무속에 속하는 낙엽 만경목이다.

꽃은 가지 중앙부의 잎겨드랑이에서 흰색으로 피고 꽃에는 꽃받침조각과 더불어 적갈색 털이 있다.

잎은 어린아이 손바닥 크기로 어긋나게 달리고 달걀모양인 타원형으로 잎 가장자리에는 딱딱한 톱니가 있다.

1년생 가지에는 적갈색 털이 생기지만 곧 없어진다.

열매는 럭비공처럼 생겼고 넓은 타원형이며 밝은 갈색 반점이 있다.

잘 익은 섬다래는 독특한 맛과 향이 있어 생과실로 먹거나 술을 담가 먹었다.

이른 봄의 어린 다래순은 산나물로 먹기도 하고 상처 난 줄기에서 나온 수액은 음료로도 마실 수 있다.

토종 다래는 키위에 비해서 껍질째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국립산림과학원이 1980년부터 전국의 12지역에서 선발한 토종 다래 168본 중에서 신품종을 개발했다고 한다.

그중에서 제주의 섬다래는 키위와 가장 유사하여 교잡을 통해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개량된 섬다래가 우리나라 대표적인 과일이 될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한비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은..

   
한비 김평일 선생

한비 김평일(金平一) 선생은 지난 40여년동안 도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퇴직 후 (사)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를 창설, 5년동안 회장직을 맡아 제주바다환경 개선에 이바지 했으며 지난 2015년도 한라일보사가 주관한 한라환경대상에서 전체부문 대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전국 실버인터넷경진대회(2002년)에서도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교직근무시에는 한국교육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에 취미를 가지고 풍경사진 위주로 제주의 풍광을 담아 오다 제주의 들꽃에 매료되어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고 있으며 현재 한라야생화회 회장을 맡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