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체수가 적고 희귀한 식물들은 전문 도채꾼들의 주요 표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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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체수가 적고 희귀한 식물들은 전문 도채꾼들의 주요 표적이 된다."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0.02.12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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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2)제주에서 사라지는 제주토착 자생식물과 새로운 멸종위기 식물들 정리해 보니..

 

최근 기후변화와 각종 개발로 제주토착 식물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름등반이나 산불 조릿대의 기승 그리고 돈벌기 수단으로 몰래 행해지고 있는 도채 등이 그와 같은 제주토착 식물들을 이 땅에서 사라지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본지는 이와같은 현실을 지난 10여년간 현장에서 취재해 보도해 온 김평일 명예기자(한라야생화회 회장)의 조사로 새롭게 그 현실을 알게 됐다.

이 기획기사는 점차 사라지고 있는 제주토착식물들은 물론 앞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각종 식물들을 총정리한 내용이다.

본지는 이같은 내용을 기획연재를 통해 앞으로 근본적인 문제점과 함께 이에 대한 현실을 계속 보도할 예정이다(편집자주)

 

(앞에서 계속)

 

전문 도채꾼들은 난초과 식물이나 제주 특산식물, 희귀식물 위주로 도채를 해가므로 개체수가 얼마 되지 않은 난초과 식물들이나 제주 특산식물, 희귀식물들에게는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도채를 당한 후 제주의 자생지에서 해당 식물들은 사라지고 교과서나 식물도감을 찾아 봐야 옛날 제주에 이런 식물들이 자생했었다는 기록만 남아 있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비단 우려로 그치진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년까지만 해도 잘 자라던 야생화(들꽃들 중에서 특히 난초과 식물과 제주특산식물, 일부 희귀식물)들이 올해는 사라져서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해가 갈수록 상황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 야생화를 찍으러 가서 만나는 난초과 식물, 제주특산식물, 희귀식물들을 만나면 “이번에 찍는 사진이 이 식물에 대한 영정사진(影幀寫眞)이겠거니” 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사진을 찍게 된다.

내년에는 다시 이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없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지인은 “이웃에 사는 사람이 고사리를 꺾으러 갔다가 난초과 식물들을 파와서 자기 집 뜰에 심었다고 자랑을 하더라”고 전해 준 적이 있다.

이밖에 보약이나 보양제로 뽑혀 가는 식물들도 부지기수다.

제주의 토착자생식물들이 사라지는 모습을 모두 다 열거를 할 수는 없지만, 제주에 토착하고 있는 자생식물들이 날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는 것 만은 확실한 사실이다.

특히 제주 자생 토착식물들을 사람들이 몰래 채취를 해가는 계절 중 고사리철인 봄철에 가장 심하다.

이때 쯤 오일장에 가보면 산과 들에 있어야 할 토착자생식물들(가는잎할미꽃이나 세바람꽃.....등)이 돈 몇 푼에 팔리고 있는 모습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장마철인 여름철에는 오일장에서 팔리는 식물보다 몇 배 값이 더 나가는 난초과 식물이나 제주특산식물, 희귀식물들이 전문 도채꾼들에 의해 자생지에서 사라지는 씁쓸한 모습들을 종종 목격할 수가 있다.

 

이들 전문 도채꾼들은 제주의 토착자생식물을 필요로 하는 사람으로부터 부탁이 오면 부탁을 받은 식물들을 도채해서 택배로 보내고 그 댓가를 계좌로 이체 받는다고 한다.

이런 소문은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 된지가 오래다.

이처럼 현장에서 사라지고 있는 식물 중 제주에서 제일 많이 사라지고 있는 식물들은 난초과 식물들이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일부 난초과 식물들(영주제비란, 손바닥난초, 방울난초, 제주방울난초, 애기방울난초, 지네발란, 비자란, 차걸이란, 영아리난초 등,....)은 이미 자생지에서 찾아 볼 수 없게 된 식물근에 속한다.

다음으로는 꽃이 크거나 곱거나 화려한 식물들(피뿌리풀, 나도옥잠화, 난쟁이바위솔, 노랑땅나리, 소황금 등...)이거나 최근에 발견되어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식물들이 많은 변을 당하고 있다.

 

같은 식물들 중에서는 꽃모양이 다르거나 꽃 색이 다른 변종식물(녹화약난초, 흰설앵초, 변종이질풀, 녹화변산바람꽃, 녹화새끼노루귀, 녹화흑난초 등....)들도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며 변을 당하는 중이다.

이렇듯 기후적 조건 등으로 육지 지역에서는 자생하지 않는 제주특산식물들이 이런 봉변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개체수가 적고 희귀한 식물들은 전문 도채꾼들의 주요 표적이 된다.

제주에서는 이런저런 각가지 이유로 인해 제주의 자생 토착식물들이 자생지를 떠나고 있다.

자생지에서 사라진 식물들이 있던 자리를 보면 속상한 마음과 함께 공허감만 쌓여간다.

누가 캐어 갔는지를 알 수는 없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제주의 산과 들에서 자라던 식물들을 매년 눈여겨 보아왔던 터라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5-6년 전만해도 도채꾼이나 호기심을 갖는 사람들로 인해 사라지는 식물들이 거의 없었다.

불과 최근 2-3년 사이에 어제 봤던 식물들이 다음날 찾아 가보면 없어지는 경우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식물 스스로 생을 마감해서 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니 누군가의 손에 의해서 자생지에서 옮겨져 사라진 것이 분명하다는 얘기다.

한 예로 5-6년 전만 해도 일부 오름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식물이 있다.

피뿌리풀이다.

이제 그 식물은 눈을 크게 뜨고 찾아 봐도 찾을 수가 없다.

작년 봄 한 지인이 “사라져서 볼 수 없게 된 피뿌리풀을 발견하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와서 보여 주면서 그 장소를 가르쳐 주겠다”고 하여 장비를 갖추고 집을 나섰다.

제주시에는 흐리기만 한 날씨인데 현장으로 갈수록 날씨가 험악해져서 세차게 비바람이 몰아친 날이었다.

비옷과 우산, 방수등산화로 무장을 하고 어렵게 현장을 찾아갔다.

어렵게 현장에서도착해 아무리 찾았으나 사진에 찍힌 피뿌리풀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

그 사이에 도채꾼이 발견을 하고 캐어 간 것이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제주에 있어야 할 피뿌리풀들이 육지 모처에 있는 개인 식물원에 가면 흔하게 볼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피뿌리풀은 우리나라에선 제주에만 자생을 하고 그것도 제주 일부지역에만 자생을 하는 식물인데 이 식물들이 언제 육지지역에 있는 식물원으로 이사를 갔는지 할 수가 없는 노릇이다.

작년 여름에 있었던 일이다.

한라산 등산로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난초과 식물이 있다.

손바닥난초다.

지인으로부터 “한라산을 등반을 하다 등산로 변에서 손바닥난초를 보았다”면서 손바닥난초 꽃이 핀 모습을 찍어서 카톡으로 보내 왔다.

 

다음 날 새벽 한라산을 올랐다.

사진을 보낸 장소에 찾아가 보니 흙이 패이고 손바닥난초가 보이질 않았다.

그 사이에 누가 또 몰래 옮겨간 것이다.

이렇게 한라산에서 자생을 하는 식물이건 오름이나 곶자왈, 들판, 해안가에서 자라는 식물이건 관계없이 식물들이 자생지에서 하나 둘 사라지다보니 옛날에는 많던 식물들이 개체수가 줄어들어 새롭게 희귀식물이 되어가고 있는 식물들도 생겨나고 있다.

제주도내 한라산과 오름, 들판, 내창, 해안가, 밭주변 등 식물들이 자생토착식물들이 자라는 현장을 찾아보면서 새롭게 희귀식물이 되어가는 제주의 자생토착식물들을 조사해 봤다.

이렇게 조사된 내용을 토대로 새롭게 희귀식물이 되고 있는 식물들을 난초과 식물, 초본식물(난초과 식물제외), 양치식물, 목본식물(중요한 식물 중심으로 조사했다.)로 나누어서 소개를 하려고 한다.(단, 자료조사를 할 수 없는 출입금지 지역에 있는 식물이나 목본식물, 양치식물 중에서 자료 조사를 하지 못한 일부 식물들은 제외했다.)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멸종위기 야생식물들

 

[멸종위기 야생식물Ⅰ급]

1. 나도풍란 (난초과 나도풍란속의 상록성 여러해살이풀 착생란) [희귀식물]

2. 만년콩 (콩과 만년콩속의 상록활엽소관목) [제주특산식물, 희귀식물]

3. 암매 (암매과 암매속의 상록 반관목) [희귀식물]

4. 죽백란 (난초과 보춘화속의 여러해살이풀) [희귀식물]

5. 풍란 (난초과 풍란속의 여러해살이풀) [희귀식물]

6. 한란 (난초과 속의 여러해살이풀) [제주특산식물, 희귀식물]

 

[멸종위기 야생식물Ⅱ급]

1. 개가시나무 (참나무과 참나무속의 상록활엽교목) [제주특산식물]

2. 금자란 (난초과 금자란속의 상록 여러해살이풀) [희귀식물]

3. 대흥란 (난초성과 보춘화속의 여러해살이풀 부생식물) [희귀식물]

4. 무주나무 (꼭두서니과 무주나무속의 상록활엽관목) [희귀식물]

5. 물고사리 (물고사리과 물고사리속의 한해살이수초) [희귀식물]

6. 백양더부살이 (열당과 초종용속의 기생식물) [특산식물, 희귀식물]

7. 백운란 (난초과 백운란속의 여러해살이풀) [희귀식물]

8. 비자란 (난초과 비자란속의 여러해살이풀:착생란) [희귀식물]

9. 삼백초 (삼백초과 삼백초속의 여러해살이풀) [희귀식물]

10. 석곡 (난초과 석곡속의 여러해살이풀) [희귀식물]

11. 솔붓꽃 (붓꽃과 붓꽃속의 여러해살이풀) [희귀식물]

 

12. 솔잎란 (솔잎란과 솔잎란속의 상록여러해살이풀) [희귀식물]

13. 순채 (수련과 순채속의 여러해살이 수초) [희귀식물]

14. 으름난초 (난초과 천마속의 여러해살이풀) [희귀식물]

15. 자주땅귀개 (통발과 통발속의 한해살이풀) [희귀식물]

16. 전주물꼬리풀 (꿀풀과 뭉꼬리풀속의 여러해살이풀) [희귀식물]

17. 제주고사리삼(고사리삼과 제주고사리삼속의 상록여러해살이풀) [특산식물, 희귀식물, 멸종위기식물2급]

18. 죽절초(홀아비꽃대과 죽절초속의 상록서 아관목) [희귀식물, 멸종위기식물2급]

19. 지네발란 (난초과 지네발란속의 여러해살이풀) [희귀식물]

20. 차걸이란 (난초과 차걸이란속의 여러해살이풀) [희귀식물]

21. 초령목(목련과 초령목속의 상록활엽교목) [희귀식물, 멸종위기식물2급]

22. 콩짜개란 (난초과 콩짜개란속의 여러해살이풀) [희귀식물]

23. 탐라란 (난초과 금자란속의 여러해살이풀) [희귀식물]

24. 파초일엽(꼬리고사리과 꼬리고사리속의 여러해살이풀 : 양치식물) [희귀식물, 멸종위기식물2급]

25. 한라솜다리(국화과 솜다리속의 여러해살이풀) [희귀식물, 멸종위기식물2급]

26. 한라송이풀(현삼과 송이풀속의 여러해살이풀) [특산식물, 희귀식물, 멸종위기식물2급]

27. 황근(아욱과 무궁화속의 낙엽활엽관목) [희귀식물, 멸종위기식물2급]

 

◆ 멸종위기로 지정 된 1급식물인 나도풍란, 풍란, 한란 과 멸종위기 2급식물인 전주물꼬리풀, 죽절초, 파초일엽, 석곡, 삽백초, 순채 등은 조직배양 등을 통하여 개체수가 많이 불어났고 연구기관이 적극적인 보호로 멸종위기식물에서 제외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국가에서 멸종위기식물을 다시 재조정하고 새롭게 지정된 멸종위기식물들은 더욱 체계적으로 보호, 보존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 기사 계속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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