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천남성' 해마다 그 존재가 들판에서 지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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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천남성' 해마다 그 존재가 들판에서 지워지고 있다."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0.04.29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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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10)용골좌(龍骨座)의 카노푸스(수명을 관장하는 별, 남극의 노인성)에서 붙여진 꽃말, '웅장'

 

이름이 독특한 식물도 있다.

사람들이 ‘첫 남성’으로 알아듣는 식물이다.

‘첫 남성’이라 하면 사람들은 연애시절 첫사랑과 관련된 이름이라고 생각할 수 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식물의 이름은 “첫 남성”이 아니라 “천남성”이다.

‘첫 남성’과 ‘천남성’은 발음상 구별하기가 어려워 혼동하기 쉬운 이름이다.

 

천남성.

생김생김이 독특한 식물이다.

제주의 숲속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다.

전 세계의 온대, 아열대에는 약 150여종의 천남성속 식물들이 자생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천남성과에 속하는 식물로는 두루미천남성, 둥근잎천남성, 천남성, 무늬천남성, 성남성, 점박이천남성, 큰천남성, 눌맥이천남성이 있다.

그 중에서 제주에는 두루미천남성, 둥근잎천남성, 천남성, 무늬천남성, 점박이천남성, 큰천남성 등 6종의 천남성이 자란다.

 

천남성은 아이누족(일본 홋카이도, 쿠릴열도, 사할린섬에 거주하는 종족으로 현재 총 인구는 2만이 안 되고 현재는 일본인과 혼혈되어 있다.)에 머루와 천남성에 얽힌 전설이 있다.

옛날 숲속에서 식물들 간에 세력 다툼이 있었는데 식물마다 서로 햇볕도 잘 들고 물도 많은 비옥한 땅을 차지하려고 치열한 싸움을 했다고 한다.

모든 식물들이 전쟁에서 지고 마지막으로 독이 있는 천남성과 신맛이 있는 머루가 남았다고 한다.

마지막 싸움에서 독이 있는 천남성이 대패를 하고 머루가 이겼다고 한다.

최후의 승자인 머루는 기가 살아 하늘 높이 자라고 천남성은 기가 죽어 땅속으로 기어들어 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래서 천남성의 땅속줄기에는 아직도 머루에 베인 상처가 있다고 한다.(믿거나 말고나 이다.)

 

천남성의 꽃말은 “보호” “비밀” “현혹” “전화위복” “여인의 복수” 등 여러 개의 꽃말을 가진 식물이다.

천남성의 꽃말들은 처남성의 독성에서 비롯된 꽃말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웅장한 미”, “웅장”이라는 꽃말도 있다.

이것은 꽃이 크고 특이한 점이 밤하늘에 반짝이는 용골좌(龍骨座)의 카노푸스(Canopus, 수명을 관장하는 별, 남극의 노인성)를 연상해서 붙여진 꽃말이라고 생각된다.

천남성이 성질이 극양(極洋 : 남극 또는 북극에 가까운 해양)에 가까워 가장 양기가 강한 남쪽별이라고 하는 천남성(天南星)을 빌어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천남성 꽃은 뱀이 머리를 치켜든 것과 같다고 하여 사두초(蛇頭草)라고 하고 땅 속의 덩이줄기는 호랑이 발바닥을 닮았다하여 호장(虎掌)이라고도 한다.

천남성 중에서 특이한 모양을 가진 천남성으로 천남성 중에서 애호가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는 천남성이 있다.

두루미천남성이다.

두루미는 학(鶴)이라고 한다.

학(鶴)은 신선이 타고 다니는 새(鳥)로 천 년을 사는 영물(靈物)로 알려져 있다.

매년 새해가 되면 연하장(年賀狀)에 등장하는 새(鳥)가 학(鶴)이다.

 

두루미천남성은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인데 잎은 크게 하나가 나오고 새의 발 모양으로 여러 개의 조각으로 나뉘어져 작은 잎이 된다.

이 식물을 들에서 만났다면 왜 이 식물에 두루미란 이름을 붙였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두루미천남성은 꽃이 피고 잎이 펼쳐지면 마치 학이 날개 편 듯 우아한 형상으로 아름다운 자태가 된다.

가을이 되면 붉게 물든 탐스러운 열매가 맺는데 열매 속에는 생명을 앗아 갈만한 맹독이 있어서 화려한 모습 뒷면에 치명적인 유혹을 가진 식물이다.

가을철 들판을 다니다가 붉게 익은 열매를 보면 마치 빨간색 알이 달린 옥수수처럼 먹음직스럽게 보이는데 먹었다가는 큰일을 당한다.

 

옛날 이 식물이 사약 재료로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는데 이 식물의 열매에는 치명적인 독을 가지고 있다.

또 식물의 잎을 따기만 해도 가렵거나 알레르기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고 심지어는 물집이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입에 넣었을 때는 몹시 화끈거리니 조심해야할 숲속 식물이다.

이 식물도 다른 식물들과 같이 한방에서 약으로 쓰는데 진통, 거담, 이뇨, 중풍에 처방을 했다고 한다.

옛날 약이 없던 시절에는 민간에서 이식물의 덩이줄기를 찧어 류머티즘이 있는 부위에 붙이거나 가루로 만들어 곪은 상처에 뿌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잘 쓰면 약이 되고 잘못 쓰면 독이 된다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함부로 가까이해서는 안 될 독을 가진 두루미천남성이 다른 천남성에 비해서 유독 사람들에게 어필이 되고 있다.

사람들이 심리가 바뀌었는지 과거에는 두려운 존재로 여겨 가까이하지 않았던 두루미천남성을 요즘은 가까이 두고 보는 존재로 바뀌어 분경 또는 분화를 만들어 집안에 두는 경향이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사람들이 산이나 들에서 자라는 식물 중에서 특이하게 생긴 식물이나 독초까지도 가정에서 키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서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흔했던 식물들이 자연현장에서 사라지고 있는데 두루미천남성도 마찬가지이다.

 

두루미천남성은 모습자체가 학이 날아가는 형상을 해서 사람들이 더 선호를 하는 것 같다.

두루미천남성은 식물의 개화기가 길고 음지식물이므로 집안이나 정원에서도 잘 자라서 사람들이 더 선호를 하는 것 같다.

두루미천남성은 꽃이 아름답고 새빨간 열매가 예뻐서 자생식물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식물이 되었다.

두루미천남성이 해마다 그 존재가 들판에서 지워지고 있다.

사람들이 눈에 띠기만 하면 몰래 캐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주의 들판은 외래에서 귀화를 해 온 식물들이 제 세상을 만난 듯 살판이 났다.

두루미천남성은 제 자리에서 오래 두고 누구나 볼 수 있게 할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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