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보리수나무 꽃 사이를 헤매는 곤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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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꽃피워낸 참꽃나무 곁을 거닐다보면 향긋한 향기가 진하게 흘러옵니다. 참꽃나무 꽃향기인가 싶었는데 아니더군요.
하얗게 꽃피운 보리수나무의 향기였습니다. 멀리서 보았을 땐 꽃이 피었는지 몰랐는데 향기가 아주 진동을 합니다. 그러면 향기에 이끌린 곤충들이 보리수나무 꽃을 향해 모여들겠지요? 당연히 벌, 꽃등에, 꽃무지 등 많은 곤충들이 보리수나무를 찾아왔습니다.
그 중 보리수나무 이곳저곳을 탐색하고 다니는 무당벌레가 유독 눈에 뜨이더군요. 몸 색깔 때문이었을까요?
문득 쪼르르 이동을 하는 무당벌레 하나를 뒤쫓다가 은빛으로 반짝이는 잎 뒷면에 달라붙은 노란 물체가 눈에 스칩니다.
은백색 인모로 덮인 잎만큼이나 샛노랗게 반짝이는 물체는 무당벌레의 알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꽃 사이에서 헤매고 있는 무당벌레 애벌레들이 많네요. 성충의 모습과 사뭇 다르지요?
짝을 이룬 무당벌레들도 보입니다. 그렇다면 어디서 알을 낳는 무당벌레도 있을 법하지요?
역시! 운 좋게도 보리수나무 잎 뒷면에 알을 낳는 장면을 목격하였지요. 머리는 꽃 사이에 묻고 긴타원형 샛노란 알을 하나씩 하나씩 잎에 붙여 놓고 있습니다. 무당벌레는 보통 20-50개 정도의 알을 낳습니다. 보통 1주일쯤 지나서 부화를 하게 되지요. 유충은 1령부터 4령까지 약 2주 정도 되는데 각 시기마다 허물벗기를 거친 후 번데기가 됩니다. 그 후 5-7일 정도 지나면 드디어 성충이 되는 것이지요. 성충은 봄부터 늦가을까지 계속 관찰됩니다. 늦가을 이후 성충들은 무리를 이뤄 풀이나 낙엽 밑 또는 볕이 잘 드는 곳의 바위 등에서 겨울을 지냅니다. 간혹 건물 안에서도 보입니다.
참, 무당벌레 알이 붙어 있는 보리수나무는 높이 3-4m 정도 낙엽활엽관목입니다. 잎 뒷면에 은백색 인모가 밀생해 바람에 잎이 뒤집어질 때마다 눈부신 빛을 내지요.
꽃은 5-6월에 하얗게 피어납니다. 하얗게 핀 꽃은 조금씩 노란빛으로 변해가지요. 열매는 둥근 모양을 하며 가을에 붉게 익어갑니다. 생태숲에서는 10월 이후 알록달록 익어가는 열매들을 관찰할 수 있는데, 향긋한 꽃향기처럼 열매 또한 새콤달콤 매력적인 맛을 지니지요.
어쩐지 보리수나무 꽃 사이를 헤매는 무당벌레들이 반갑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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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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