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하얀 종처럼 조롱조롱 매달린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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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하얀 종처럼 조롱조롱 매달린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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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5.2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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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하얀 종처럼 조롱조롱 매달린 꽃들

       
       

 

나무에 눈이라도 내린 것일까요?

숲가장자리 한 부분에 하얀 너울이 일렁입니다.

 

 

하얀 꽃에 비해 줄기는 구불구불 거무죽죽하여 대조적이네요.

 

 

그렇지만 사방으로 넓게 뻗은 가지마다 하얀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모습이 압도적입니다.

요즘 숲에서는 ‘때죽나무’ 꽃이 한창이지요.

 

 

가지에 조랑조랑 매달린 꽃들은 마치 하얀 종처럼 생겼습니다.

 

그런데 꽃의 모습이 며칠 전 보았던 쪽동백나무와 아주 닮았지요?

그도 그럴 것이 쪽동백나무 또한 때죽나무과(Styracaceae)에 속하는 식물이거든요.

잎모양은 서로 다르지만 꽃 모양을 보면 서로 가족관계라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지요.

때죽나무의 꽃차례와 꽃의 개수 그리고 꽃의 크기가 조금 작을 뿐입니다.

 

 

흐드러지게 피어 좋은 향기를 내뿜는 꽃을 향해 당연히 곤충들이 모여들겠지요?

그렇잖아도 벌들이 셀 수도 없이 피어난 꽃들을 방문하느라 이른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이더군요.

예상컨대 때죽나무 꽃에서 얻은 꿀맛은 일품일 것 같습니다.

 

참, 예전 물이 부족했던 제주 중산간 마을에서는 때죽나무 가지에 짚이나 띠를 묶고 줄을 매달아 빗물을 모아서 식수로 이용했었습니다.

이렇게 때죽나무에서 얻은 물은 빨리 변하지 않고 물맛도 좋았다고 합니다.

 

 

꽃이 지고 난 후 주렁주렁 매달리는 열매들의 모양 또한 귀엽습니다.

9월 이후 회백색 열매가 익으면서 껍질이 불규칙하게 갈라져 갈색 종자를 내보이게 되지요.

옛날에는 때죽나무나 쪽동백나무의 열매를 물고기를 잡을 때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열매에 함유된 에고사포닌(Egosaponin)이라는 성분이 물고기를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역할을 하였던 것이지요.

 

 

아, 큰오색딱다구리 한 마리가 때죽나무 가지를 따라 총총거리며 올라가더니만 성치 않은 부분을 따닥 따다닥 쪼아댑니다.

먹이를 찾는 중이었나 봅니다.

 

 

하지만 인기척을 느낀 새는 이내 날아가 버렸지요.

 

 

새가 순간 파동을 일으켰지만 꽃에 매달린 벌들은 아무런 흔들림 없이 꽃 속으로 파고들기 바쁘더군요.

오히려 꽃향기가 더욱 진하게 뿜어져 나옵니다.

 

하얀 종처럼 매달린 때죽나무 꽃들이 제각각 흔들리는 모습이 곱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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