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효돈천 중 가장 깊고 크고 넓은 소(沼)..하효동 남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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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효돈천 중 가장 깊고 크고 넓은 소(沼)..하효동 남내소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0.06.16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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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제를 지낼 때 밤에 제관이 할망당에서 ‘용지부인석’(龍旨婦人石)을 모셔다가 제단에 올려놓고 시작

하효동 남내소
 

위치 ; 효돈동 하효마을 효례교 북쪽 150m 지점 효돈천 절벽 하단
유형 ; 전설유적
시대 ; 조선

 

 


남북 길이 70m, 동서 길이 40m, 마을 옆 냇가 남쪽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2001, 효돈천) 효돈천 중 가장 깊고 크고 넓은 소(沼)이다.


가물어서 소에 물이 마르면 양쪽가에 무성한 나무를 잘라 소 바닥에 떨어뜨리면 동사람들이 이 나무들을 소 밖으로 내어 놓아 용재로 썼다 하여 남내소라 부르게 되었다 하는 말도 있다.

그러나 소가 마른 적이 없다는 말과 모순되고 또 지형으로 볼 때 소가 마르면 주변 바위에서 더 깊어져서 나무를 꺼내기가 어려울 것이므로 이해하기 어렵다.

남내소에 대한 슬픈 전설이 전해오는데 지금으로부터 350여년 전 하효마을 사람들이 정착하여 농경사회를 이루고 살았던 시절 이야기다.

양반 주인집의 귀여운 외동딸과 그 집 머슴의 동갑내기 아들이 한 울타리에서 철부지 어린 시절부터 흙장난하고 신랑각시하며 살다가 성장하여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는데 주인집 외동딸이 먼 동네로 시집가게 되었다.

이들은 양가 부모님께 둘이 장래를 약속한 사이임을 말씀 드렸으나 이를 허락치 않고 주인내외는 머슴 가족을 멀리 내쫓고 말았다.

머슴의 아들은 너무나 억울하여 효례천에 있는 ‘남내소’에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

‘남내소’는 너무 깊어 여기에 빠지면 사람의 힘으로는 건져낼 수 없기 때문에 주인집 딸은 부모 몰래 매일 밤 자시(子時, 밤 열두시 전후)에 이곳 바위에서 비를 내려 주십사고 간절히 기도를 올렸다.

100일째 되는 날 밤에는 갑자기 큰비가 내려 ‘남내소’의 물이 넘쳤다. 물이 넘치자 총각의 시체가 떠올라 냇물을 따라 ‘쉐소’로 떠내려가 모래 위로 올라왔다.

처녀는 총각의 시체를 부둥켜안고 슬피 울다가 바위 위로 올라가서 역시 깊은 소에 몸을 던져 죽어 버렸다.

마을에서는 처녀의 넋을 위로하고자 하효마을 동쪽 ‘용지동산’(하효마을 버스 종점에 있는 충혼비 서남쪽 동산으로 278번지)에 당을 마련하여 ‘할망당’(여드렛당)으로 모시고 있으며, 그 후로는 마을에서 기우제를 지낼 때 밤에 제관이 할망당에서 ‘용지부인석’(龍旨婦人石)을 모셔다가 제단에 올려놓고 제를 시작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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