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구릿대 잎 위에 새똥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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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구릿대 줄기가 처참하게도 꺾여있네요. 지난 태풍에 고개를 숙인 모양입니다.
그 곁에선 아직 꼿꼿하게 서있는 구릿대도 있습니다. 열매를 매달고 있더군요. 곁으로 다가설수록 한약재 냄새가 진하게 풍겨옵니다.
구릿대는 깊은 산 시냇가처럼 습기 많은 지역에 자라는 식물입니다. 줄기가 1-2m정도 자라는데 구릿빛을 띠고 대나무처럼 보이지요. 꽃은 6-8월에 하얗게 핍니다. 살짝 그늘진 숲에서 겹우산모양꽃차례가 만발한 모습은 그렇게 시원스러울 수가 없지요. 무엇보다 곤충들에게 인기가 많아 만발한 꽃차례에서는 여러 종류의 곤충들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사실 열매를 매달고 있는 줄기의 잎은 열매가 익어감에 따라 시들어가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녹색 잎을 지닌 개체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잖아도 어떤 연유로 파릇하게 새로 돋아나는 잎들이 보이더군요. 또한 그 잎 위에는 새똥처럼 보이는 애벌레들도 앉아있습니다.
어떤 줄기 사이에선 이동을 하는 애벌레가 보입니다. 마음에 드는 잎을 찾아 이동을 하는 이 애벌레는 ‘산호랑나비 애벌레’입니다.
산호랑나비는 호랑나비와 닮았지만 색이 더 노랗고 앞날개 가운데 방의 모습이 뚜렷합니다. 성충은 한 해에 2-3회 나는데 봄형은 5-6월, 여름형은 7-11월에 관찰됩니다. 애벌레는 산형과(Umbelliferae)식물이나 운향과(Rutaceae)식물의 잎을 먹으며 자라지요. (산형과식물 : 미나리, 기름나물, 방풍, 구릿대 등, 운향과식물 : 탱자나무, 유자나무 등) 생태숲에서는 주로 구릿대 잎을 먹으며 자라는 애벌레가 종종 관찰되어 집니다. 1령 애벌레는 몸빛깔이 어두운 흑갈색이며 제3-4배마디의 등 중앙에 회백색 무늬가 있습니다. 2령 애벌레에게선 회백색 무늬가 더욱 뚜렷해져 얼핏 새똥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4령 애벌레가 되면서 검은색, 풀색, 오렌지 색 등이 섞이게 되고, 종령(5령)애벌레가 되면 색이 아주 짙어지지요. 애벌레의 모습은 저러해도 번데기를 거치고 드디어 날개를 펼치면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운이 좋으면 번데기에서 멋지게 날개를 펼치는 산호랑나비를 만날 수도 있겠지요?
초록 잎을 한들거리는 구릿대가 모처럼 어여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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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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