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해군기지에 이어 성산 공군기지..제주, 군사기지 섬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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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 해군기지에 이어 성산 공군기지..제주, 군사기지 섬 전락”
  • 김태홍
  • 승인 2020.09.17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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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2공항반대측“제주 환경 파괴하는 제2공항 중단하라”촉구

제주 제2공항 건설 중단을 위한 세종충청권 시민사회는 국토부.환경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 환경 파괴하는 제2공항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참여단체는 정의당 세종시당, 충남녹색당, 대전 녹색당(준), 충북녹색당(준),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민주노총 세종지부, 공공운수노조 세종충남지역본부, 전교조 세종지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경배 제주 난산리 주민은 기자문 낭독에서 “제주는 10여년 전부터 난개발이 가속화되며 존재 자체가 보물인 자연이 하루가 다르게 망가져가고 있다”며 “상‧하수도문제, 교통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도 주민동의나 도민합의도 없이 지금의 두 배 이상으로 관광객을 늘려야 한다며 공항을 하나 더 지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2공항을 지으려는 성산지역은 절대로 훼손돼서는 안 되는 곳”이라며 “공항예정지 서쪽으로는 제주의 상징인 동부오름군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고 말하고 “동쪽으로는 탐라개국신화가 서려있는 혼인지가 공항예정부지와 맞닿아 있고, 인접지역엔 섭지코지와 성산일출봉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성산 일출봉은 세계자연유산이자, 제주제1경”이라며 ‘일출봉에 오르면 보이는 아름다운 한라산과 동부오름군락들 주변에 조상 대대로 살아온 그대로의 모습으로 4개 마을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항이 건설되면 이 모든 제주의 상징들이 공항반경 5km 안에 들어가며 공항 안전고도에 저촉된다”며 “10개 오름의 절취는 물론 성산일출봉의 안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하고 “신산, 수산, 온평 3개 마을은 마을 대부분이 예정부지 반경 1km 안에 포함돼 심각한 소음피해 지역이 되고, 내고향 난산리는 아예 지도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제주는 전역에 걸쳐 난개발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유일하게 성산 일출봉 일대 제주 동부 지역만이 제주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그런 곳 200여만 평을 파헤치고 공항을 지어 소음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공항 건설비용만큼의 돈을 또 쏟아부어 공항 진입도로 등을 내면 그 규모도 짐작하기 어려울 만큼의 제주 자연은 사라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마지막으로 갈만했던 곳이 그 원형을 알아보기도 힘들만큼 훼손되며, 오히려 관광객이 점점 더 줄어들 것은 뻔한 일이다”며 “2016년 관광객이 1500만 명을 넘겼다가 줄어들어 좀 채 다시 늘지 않는 것도 제주 자연이 점점 망가져가는 걸아는 관광객들의 제주 기피 현상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씨는 “제2공항 건설계획엔 야비한 공군기지 건설계획도 숨겨져 있다”며 “1989년 170만 평의 송악산 공군기지 건설계획이 백지화된 이후에도 공군기지 계획이 사라지지 않고 끊임없이 시도됐다. 2017년 공군참모총장은 제2공항이 유력한 공군기지 후보지라고 이미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특별자치도법 235조에는 사실상 제주도가 국방부에 공군기지 부지를 제공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그럼에도 원희룡 도지사는 제2공항에 공군기지는 허용하지 않겠다며 말장난을 일삼고 제주도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 제주공항은 90만 평 남짓이다. 그런데 제2공항이 두 배 가까운 170만 평이나 예정부지로 잡힌 것은 공군기지를 짓기 위함”이라며 “강정 해군기지에 이어 성산에 공군기지까지 들어선다면 제주는 군사기지의 섬이 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잔혹한 제2공항 건설을 확정 고시하기 위해 지금 환경부와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전략환경영향평가는 기본계획을 고시하기 전, 법정보호종 서식지 파괴 등 중대 자연환경 훼손 우려가 있을 때 사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실시하는 절차”라고 말하고 “여기서 환경부가 동의하면 기본계획은 확정 고시된다. 확정고시 후 1년여 후, 실시설계 단계에서 진행되는 환경영향평가는 사업이 그대로 진행되는 걸 전제로 법정보호종 이주대책이나 저감방안만을 논의해 살던 대로 살아야 할 동‧식물을 학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략환경영향평가는 공항건설이 되느냐 마느냐의 마지막 법적절차인 동시에 제주가 사람이 살만한 곳으로 남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달려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평가에는 여름철 주민들도 쉽게 발견하는 법정보호종인 맹꽁이, 두견새, 송골매에 대한 여름철 조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다행히 조명래 장관이 약속한 대로 환경부는 지난 6월 12일 국토부에 여름철 법정보호종의 추가 재보완 조사를 요구했다”고 말하고 “환경부가 먼저 전문가를 투입해서 법정보호종의 집단서식을 확인한 후 추가 재보완요구를 했기 때문에 국토부는 또 다시 거짓, 부실로 조사결과를 내놓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2공항의 환경문제는 법정보호종 서식지파괴 문제만이 아니”라며 “KEI(총리실산하, 한국환경정책 평가연구원)가 부지부적합 의견을 낸 근거인 숨골, 동굴, 철새도래지훼손, 조류와 항공기충돌 문제, 주민소음피해 문제와 함께 주변환경과의 부조화 문제 등 총체적 환경문제를 안고 있다. 어느 것 하나 해소 시킬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경부가 환경부의 역할을 제대로 이행한다면 당연히 부동의 처리되는 것이 마땅하다”며 “조명래 환경부장관은 학자시절 무리한 국책사업으로 인해 쫒겨나는 주민들과 죽임을 당하는 동‧식물에 대한 환경 불평등 문제에 대해 '환경정의론'을 주장했다”고 말하고 “올 4월엔 '환경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행사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명래 장관은 초심을 잃지 않은 학자로, 약속을 지키는 훌륭한 장관으로 남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제주를 돌이킬 수 없는 대난개발과 군사기지화의 길로 인도하게 될 잔혹한 제2공항 건설계획을 막아내기 위해 2017년부터 이번 단식까지 6번에 걸쳐 사선을 넘나드는 투쟁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조상님들의 숨결이 곳곳에 서려있는 내 고향땅을 지켜내고 제주의 미래를 지켜내기 위함”이라며 “존재 자체가 보물인 제주는 더 이상 자연이 훼손되지 않게 보존해 자손 대대로 물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환경부가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해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부동의' 결정을 내리는 그 날까지 이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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