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예촌 본향당에서 가지갈라온 당..하례1리 명신당(한개명신당,황개명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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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예촌 본향당에서 가지갈라온 당..하례1리 명신당(한개명신당,황개명신당)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0.10.07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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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은 험해서 자주 다니기 어려워 가지를 갈라 새로운 신앙처인 ‘명신당’을 만들었다.

하례1리 명신당(한개명신당,황개명신당)

 

위치 ; 바닷가 망장포 부근
유형 ; 민속신앙
시대 ; 미상(조선후기 추정)

하례1리_명신당 신위.

 

하례1리_명신당

 


망장포 북쪽에는 ‘명신당’이라는 예촌 본향당에서 가지갈라온 당이 있다. 하례리 사람들은 예촌 본향당을 ‘하르방당’이라고 한다.

당은 험해서 자주 다니기 어려워 가지를 갈라 새로운 신앙처인 ‘명신당’을 만들었다. ‘명신당’에는 매인 심방인 고씨가 의례를 집행하고 담당한다. 고씨는 시아버지 때부터 심방을 했던 세습무다.


해녀박물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육지로 장사를 간 증조부는 5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동네에 살던 조부가 대신해서 밭도 갈아주고 집안일도 도와주곤 하다가 그만 할머니와 눈이 맞고 말았다.

18세가 된 시아버지는 아버지를 찾으러 육지로 갔으나 결국은 찾지 못하고 하효 고씨 심방집으로 들어가 딸과 결혼 후 무속일을 배웠다. 신례리로 이사해 왔으나 병이 들어 신음하던 차에 심방의 권유로 신굿을 하고 심방이 된 것이다.

명두 만들 쇠가 없어서 쇠붙이 동냥을 하여 명두를 만들고 굿을 했는데 덕이 있어서 단골이 많아졌다. 이때 시어머니 역시 굿을 배워 무속일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신내림 내력에는 무병을 앓고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되는 입무과정이 잘 나타나고 있다.


예촌 본향당은 신례리, 하례리 분들이 주로 신앙한다. 제일은 1월 8일이나, 2월 8일, 3월 13일을 제외하고는 다니지 않는다. 예촌(하례리)과 효돈, 보목, 토평이 서로 동일계 신화로 관련이 있으며, 한라산신계의 신이고 보목과 효돈은 같은 신으로 되어 있다.

곧 당본풀이는 좌정위치 뿐 만 아니라 신의 특성, 위계, 혹은 신의 식성을 설명하고 있다. 각 당의 좌정위치 및 제일과 당 본풀이를 통하여 당의 특성과 신앙민의 인식을 살필 수 있다. 신화에 나타난 신들은 인간적인 속성을 지녔다.


구연되면서 공동의식에 따라서 변이되고 정착되어가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본풀이가 지역민의 공동체적인 인식을 형성하거나 관습화하는데 서귀당 본풀이인 경우는 서귀리와 동흥리간의 문화적인 문맥을 형성하여 두 지역민들의 감정마저도 관습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한 효돈 본향당인 조배낭알당은 신·하효리민을 신앙권으로 하는 본향당으로 쇠소깍에 위치해 있다. 쇠소깍 조배낭(구살잣밤나무)아래 좌정했다고 해서 ‘조배낭알당’이라고도 한다.

당신은 두 신위로 남편신인 조노깃한집 ‘보름웃도’와 여신이면서 남신의 첩인 ‘새금상따님’이 좌정되어 있다. 이 신들은 생산, 물고, 호적, 유아를 관장하게 된다.

제일(祭日)은 1월 12일, 2월 12일, 11월 14일이다. 신화인 본풀이는 한라영산에서 솟아나신 ‘백관님’과 강남천자국에서 솟아나신 ‘도원수’, 칠오름서 솟아나신 ‘도병서’ 삼위는 예촌 본향신이고, 보목리 ‘조노기’본향당은 한로영산 서남목계 백록담서 솟아난 ‘보름웃도’다.

보름웃도 부인은 ‘신중부인’인데 하루는 부인을 거느리고 백록담에서 차츰 내려오다가 ‘제환지’(서귀읍 상효리 지명)에 와서 보니 칡오름에 청기와와 흑기와로 집을 지어서 살고 있는 신이었다. “어떤 어른이 좌정했는가?” 하고 의문을 삼았다.


보름웃도는 부인을 ‘토평’에 있는 허좌수 집에 가서 맡겨두고 혼자 청기와 집에가 문안을 드려보니 한 분은 할로영산 백관님이고 한분은 강남천자 도원수, 마지막 한 분은 칡오름 도병서였다. 세 분이 바둑과 장기를 두고 있어 자신을 소개하고 나이를 헤아리니 조노기 본향 름웃도가 가장 위였다. 친목화합으로 바둑 장기를 두었는데 예촌 본향신이 이겼다.

“내가 바둑을 졌으니 어딜로 가서 좌정허쿠가?” 예촌 본향당신들 자신이 이겼으니 위로 가서 좌정하고 조노기는 보목리로 내려와 좌정하게 된다. 이때 마침 예촌 본향당의 ‘당하니’(매인심방)가 되어 대대손손 위하게 되었다.

조노깃당 신이 신중부인이 있는 토평엘 돌아와서 보니 부인에게서 종경내(돼지를 불에 그을렸을 때 단백질이 탄 야릇한 냄새)가 나, 부인에게 물었더니 돼지고기가 너무 먹고 싶어서 내장을 먹었다고 대답했다.


남편신은 냄새나고 더럽다고 해 자신과 별거를 선언하게 되어 신중부인은 토평에 좌정하게 된다. 생산, 물고, 호적, 육아에다 수렵(狩獵)까지 관장하게 되며 제일이 6월 7일, 11월 7일로 일뤠당계(칠일계) 신으로 좌정한다.

한편 부인과 헤어지게 된 남신은 ‘새금상따님애기’인 첩을 얻게 되었다. 남편과 같이 좌정하여 신앙민들을 관장하는 데 여신은 억세고 질투가 심하여 단골들에게 많은 양의 제물을 요구하는 당신이 되었다. (해녀박물관)


자연암반 밑 궤와 그 앞의 제단을 중심으로 당이 형성되어 있었다. 당 주위에는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데 보리수나무가 대부분이고 그 외에 사스레피나무, 사철나무 등이 있다. 제단은 시멘트로 마무리 되어 있고 지전물색 등의 흔적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아 단골이 끊긴 듯하다.

궤 구석에 양초가 녹아 있는 흔적이 보인다. 마을주민에 의하면 15~20년 전에 화재가 난 이후로 사람이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마을 사람 일부는 걸시오름의 큰당에 다닌다고 했다.

《작성 100811, 수정보완 111117,13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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