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보리수나무 꽃향기가 피어오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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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산책로를 걷다 보면 향긋한 꽃향기가 여기저기서 흘러 다닙니다. 수생식물원 옆 산책로를 걷는데 달콤한 향기가 물씬 풍겨 고개를 돌려보니 보리수나무에 꽃이 한가득이더군요.
보리수나무는 높이 3-4m정도 자라는 낙엽활엽관목입니다. 꽃이 5-6월에 핍니다.
좋은 향기를 품은 꽃은 하얗게 피었다가 연한 황색으로 변해가지요. 잎겨드랑이에 모여 핀 꽃들의 모양 또한 곱습니다. 꽃 위쪽으로 펼쳐진 타원형 잎의 뒷면에는 은백색 인모가 밀생하여 바람에 잎이 뒤집힐 때마다 눈부시게 반짝여 이 또한 매력적이지요.
넓게 펼쳐진 가지마다 꽃들이 한가득 피어 달콤한 향기를 뿜어대니 찾아오는 곤충들이 많겠지요?
꿀벌들이 가장 먼저 눈에 뜨입니다.
그리고 ‘우웅~’거리며 저돌적으로 날아다니는 어리호박벌도 자그마한 꽃에 아슬아슬 매달립니다.
그 윗가지에선 풀색꽃무지가 꽃과 잎 사이에 다리를 뻗으며 다른 가지로 날아갈 준비를 하더군요. 꽃에 잘 모이는 풍뎅이라는 뜻을 지닌 꽃무지는 꽃이 흐드러지게 핀 곳이면 어김없이 보이는 곤충 중 하나입니다.
다른 가지에선 꽃 사이에 숨어있던 거미에게 잡힌 호리꽃등에가 보입니다. 그 가지 끝에서는 개미가 꽃봉오리를 더듬고 있었지요.
보리수나무를 찾는 곤충들 중 빼놓을 수 없는 무당벌레도 가지마다 보입니다. 잰걸음으로 보리수나무 곳곳을 훑고 다닙니다. 그런데 왜 보리수나무를 찾는 곤충 중 빼놓을 수 없냐고요?
보리수나무를 살피다 보면 은백색 잎 뒷면에서 샛노랗게 반짝이는 알들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알들이 무당벌레의 알인 것이지요. 해마다 이쯤 보리수나무를 찾으면 무당벌레 성충과 알 그리고 애벌레를 볼 수 있고, 6월초에는 번데기까지 볼 수 있습니다.
가지를 스쳐 지나가는데 가지 끝에 녹색 애벌레가 머리를 뒤로 젖히고 매달려 있네요. 흰눈까마귀밤나방 애벌레입니다. 배 끝이 뾰족한 삼각형이고 기문선은 흰색과 노란색이 섞여 있지요. 얼핏 잎색과 비슷해서 모르고 지나칠 뻔 했습니다.
그 가지의 안쪽에도 애벌레가 한 마리 더 있었습니다. 이 애벌레는 잎 뒷면에서 몸을 말고 있네요. 니도베가지나방 애벌레입니다. 니도베가지나방 애벌레는 황색형과 회색형 두가지가 있는데, 회색형은 몸에 분을 칠한 듯한 흰가루가 덮여있습니다.
그 외에도 보리수나무에는 여러 종류의 곤충들이 모여듭니다. 인기가 참 많은 나무이지요? 요즘 숲에선 보리수나무 꽃향기가 물씬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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