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들꽃] 자생지 절멸 위기..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1급 식물 '풍란(風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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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들꽃] 자생지 절멸 위기..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1급 식물 '풍란(風蘭)'
  •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 승인 2021.08.23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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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풍란(風蘭)

 

 

난초에서 풍기는 그윽한 향기는 긴 방황 끝에 꿈에 그리던 고향을 찾아간 사람들의 마음처럼 푸근하면서도 안온함을 안겨 준다.

난초를 소재로 한 시에는 은은하면서도 그윽한 향기와 청초한 모습들이 담겨 있다.

선인들은 난초의 향기를 국향(國香), 제일향(第一香), 왕자향(王子香), 유향(幽香), 향조(香祖) 등으로 표현했다.

 

고려시대 문인 이제현(李齊賢)은 “난초의 향기”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깊어가는 밤 달은 창에 비쳐 드는데 난(蘭)꽃의 향기가 코를 찌른다.

맑고도 아름다운 그 향기는 마음으로 사랑할 뿐이지 도저히 말로는 형용할 수가 없다.”

 

퇴계 이황은 도산육곡(陶山六曲)에 "유란(幽蘭)이 재곡(在谷)하니 자연히 듣기 좋아라"라고 했고 사육신의 한 사람인 성삼문(成三問)은 “오설란(傲雪蘭)”이라는 시에 난초의 뛰어난 향기를 찬양하면서 난초의 향기가 다른 열 가지 종류의 꽃향기 보다 더 뛰어나다고 했다.

이병기는 풍란(風蘭)이란 글에 “난초의 푸른 잎을 보고 방열(芳烈)한 향을 맡는 순간엔 문득 환희의 별유세계(別有世界)에 들어 무아(無我), 무상(無想)의 경지에 도달하기도 한다.”고 했다.

손광성은 “나의 꽃 문화 산책”에서 “난초는 소향(素香)처럼 강렬하지도 않고 라일락처럼 기묘하지도 않다.

수선화와 매화처럼 상긋하지도 정향(丁香)과 백합처럼 맵지도 않으며 장미같이 달콤한 것도 아니다.

난의 향기에는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기품이 있다.”고 했다.

 

이수강은 “한 줄기에서 꽃 한 송이가 피어난 난초에서 은은한 향기가 바람처럼 퍼져 나가니 십 리 안의 모든 초목들이 감히 그 향기에 상대하지 못하고 감복하여 무안한 빛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은상은 “풍란”을 다음과 같은 시로 표현했다.

 

“잎이 빳빳하고도 오히려 영롱하다.

썩은 향나무 껍질에 옥 같은 뿌리를 서려 두고

청량한 물줄기를 머금고 바람으로 사노니.

꽃은 하얗고도 여린 자연(紫煙) 빛이라

높고 조촐한 그 품(品)이며 그 향(香)을

숲 속에 숨겨 있어도 아는 이는 아노니.”

 

중국의 이백(李白)은 난초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소중한 벗이라고 하며 다음과 같은 시를 썼다.

 

풀이 되려거든 난초가 되고(爲草當作蘭)

나무가 되려거든 솔이 되려므나(爲木當作松)

난초는 그윽하여 향풍이 멀리 가고(蘭幽香風遠)

솔은 추워도 그 모습을 아니 바꾸나니(松寒不改容)

 

옛날 바다에 나간 어부들은 짙은 해무를 만나 길을 잃었을 때 풍란(風蘭) 꽃향기를 맡으면 육지가 가까워졌음을 짐작하고 안심하였다 한다.

 

풍란(風蘭).

풍란(風蘭)은 난초과 풍란속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풍란(風蘭)은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서 자라는 식물 또는 꽃향기가 바람을 타고 멀리 전해진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다른 이름으로 소엽풍란, 꼬리난초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남해안과 제주지방에서 자라는 난초로 과도한 채취 때문에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여 현재는 자생지에서 절멸될 위기에 놓여 있어서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1급 식물로 세계적으로도 2~3종 밖에 없는 난초과 식물이다.

 

주변습도가 높고 햇볕이 잘 들어오는 반그늘의 바위나 나무의 이끼가 많은 곳에 붙어서 자라는 착생란이다.

꽃은 여름철에 아래쪽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대 끝에 순백색 꽃이 모여 달리는데 향기가 진하고 꽃잎은 3개는 위를 향하고 2개는 아래로 처져 있으며 새의 꼬리같이 나온 꽃받침, 꽃부리의 일부가 길고 가늘게 뒤쪽으로 뻗어난 돌출부인 꽃뿔은 길게 뒤로 휘어져 아래로 향한다.

잎은 가늘고 긴 모양인데 짧은 마디에서 2줄로 어긋나게 달리고 활처럼 아래로 굽어 있다.

줄기 짧은데 키는 10㎝정도 된다.

열매는 수과로 열매에는 먼지와 같은 아주 작은 씨가 많이 들어 있다.

 

한비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은..

   
한비 김평일 선생

한비 김평일(金平一) 선생은 지난 40여년동안 도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퇴직 후 (사)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를 창설, 5년동안 회장직을 맡아 제주바다환경 개선에 이바지 했으며 지난 2015년도 한라일보사가 주관한 한라환경대상에서 전체부문 대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전국 실버인터넷경진대회(2002년)에서도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교직근무시에는 한국교육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에 취미를 가지고 풍경사진 위주로 제주의 풍광을 담아 오다 제주의 들꽃에 매료되어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고 있으며 현재 한라야생화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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