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병 소나무도 훌륭한 건축 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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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충병 소나무도 훌륭한 건축 자재
  • 제주환경일보
  • 승인 2010.01.20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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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빌딩, 그린 코리아 ④] 친환경 건축, 세계는 지금



‘녹색’은 이제 하나의 문화 코드가 되었다. 이 가운데 생활공간에 불어오는 녹색 바람은 개인이 변화의 흐름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물리적 공간의 변화는 생활양식을 바꾸고 나아가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의 한 분야로 추진 중인 친환경 녹색건축의 새로운 방향을 들여다보고 이를 세계의 흐름 안에서 점검해보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편집자주>


재선충병 소나무를 재활용한 벤쿠버 리치먼드 오벌 경기장

벤쿠버 동계올림픽이 한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2003년 개최지로 선정될 당시부터 벤쿠버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사회, 경제,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올림픽’이라는 모토를 내세웠다. 가능한 기존에 지은 경기장을 활용하고 신축 경기장은 설계 초기에서부터 올림픽이 끝난 후 어떻게 건물을 사용할지 고민했다고 한다.


캐나다 벤쿠버 리치몬드 오벌 경기장〈사진= Richmond Olympic Oval〉

이번 새로 지은 ‘리치먼드 오벌 경기장’에서는 올림픽 기간 중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가 펼쳐진다. 경기장 면적 3만3750㎡, 총 8000명의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 이곳은 목재로 만들어진 천장이 특징적이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이 구조물이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를 재료로 사용해 만들었다는 데 있다.

지붕넓이는 축구장 넓이의 4.5배인 2만4000㎡로 세계 최대의 목구조 지붕이다. 병충해를 입은 목재지만 나무 자체의 강도는 문제가 없어 지붕재료로 선정됐다. 목재 수출국인 캐나다답게 건축자재 중 유일하게 재생 가능한 나무를 건물의 주재료로 사용해 건물 자체로 올림픽 모토인 ‘친환경성’과 ‘지속가능성’을 직접 알리고 있다.

또 경기장 부지에 자라고 있던 나무를 베어낸 뒤 가공해 건물의 바닥재, 가구, 건물 외부의 조형물로 이용하는 한편,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낼 때마다 인근에 두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환경에 초점을 맞춘 올림픽을 경기장 건설 공사에서부터 실천한 셈이다. 대규모 경기장이다 보니 지붕에서 떨어지는 빗물의 양도 상당하다. 이를 연못으로 모여들게 만들어 정원에 주는 물과 경기장 내 화장실 변기에 버려지는 물로 활용하고 있다.




영국왕립건축학회는 이 경기장이 재선충병 소나무를 재활용해 혁신적인 구조물을 선보였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디자인상을 수여했다. 또 미국 친환경건축 인증제도인 LEED에서 실버등급으로 인증 받았다. 경기장은 올림픽이 끝나면 지역 주민들이 농구, 배구, 배드민턴 등 다양한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는 다목적공간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밴쿠버올림픽조직위원회의 지속가능관리자는 이는 거액의 돈을 투자되는 경기장 시설을 환경 친화적으로 건설하고 향후에도 지역 주민들의 생활 속에서 활용되는 방안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해 온 결과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골든 게이트 공원의 일부로 보이는 캘리포이나 과학 아카데미〈사진= Tim Griffith〉



초록 지구를 상징하는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

1853년 설립된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는 미국 서부 지역에 세워진 최초의 과학박물관이다. 지난 2008년 9월 골든게이트 공원 내에 초록으로 뒤덮인 지붕을 갖는 건물의 모습으로 재개관했다. 어두침침한 전시실을 연상하게 마련인 기존 과학박물관의 이미지를 완전히 깨뜨리고 있는 이 건물은 주재료로 유리를 사용해 밝은 실내 환경을 만드는 한편 연약한 지구를 깨지기 쉬운 유리에 연상시키는 방법으로 환경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이 건물은 LEED의 친환경 인증에서 최고등급을 받았다. 지구상의 다양한 생물을 소개하고 이를 보전하려는 의지를 표방하기 위해 세워진 과학 아카데미 건물은 박물관 내 전시물들과 더불어 지구 보호를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건물 자체로 친환경을 보여주고 있어 과학교육의 훌륭한 도구가 되고 있다.

유리와 태양광전지 패널이 부착돼 밝은 실내 공간으로 안내하는 정면〈사진= Tim Griffith〉






기존 건물에서 나온 건축 폐기물의 90%를 재활용했고 건축 재료의 20% 가량을 인근 800㎞ 범위 내에서 제작해 운송했다. 건물의 단열재의 68%를 헌 청바지로 대체해 기존 단열재에서 나오던 포름알데히드 발생량을 줄였다. 또 샌프란시스코시의 생활하수를 재처리해 건물 이용에 필요한 물 사용량의 78%를 충당했다.

지붕을 덮고 있는 초록은 시각적으로 녹색건축을 상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물의 열손실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겨울철 건물 내부의 열방출을 막아 주변보다 6도에서 10도 높은 실내온도를 보이고 여름철에는 평균 10도 낮은 기온 분포로 냉방에 소요되는 에너지의 1/6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지붕의 바깥 테두리는 태양광전지 패널을 부착해 건물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의 10%를 공급하게 했다.

자연광 끌어들이는 거대 아트리움이 있는 쿠퍼 유니온 강의동



지난해 여름 완공된 뉴욕 쿠퍼 유니온 교육시설에는 건물 내부를 관통하는 거대한 아트리움이 특징적이다. 이는 자연광을 건물 안으로 적극 끌어들여 건물 내 인공조명 사용을 줄이는 기능을 한다. 이로써 건물에 필요한 빛 에너지의 75%가 자연광으로 충당되도록 설계됐다.

아트리움은 친환경적인 설계 요소로 도입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모으고 흩어지게 하는 건물 내부의 중심 공간으로써 활력을 제공한다. 이는 지난 150년 동안 학생들이 ‘물과 공기처럼’ 무료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한 설립자의 자유로운 정신을 반영한다고 한다.

또 내부의 온도와 채광 상태에 따라 스테인리스 외벽 패널이 자동제어장치에 의해 열리고 닫히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또 옥상녹화로 건물의 열섬현상을 막았다. 이와 같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디자인으로 설계된 이 건물은 뉴욕 내 교육시설 중 최초로 LEED 친환경 건축물 최고등급으로 인증 받았다.






(출처=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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