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곡한 공사중단 요청 뿌리쳐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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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곡한 공사중단 요청 뿌리쳐 실망"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2.11.04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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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회 안철수 대선후보 면담 후 입장 발표

 

(사진제공=강정마을회)

 

“언제쯤 되어야 강정주민들의 눈에서 눈물이 멈출까. 언제가 되어야 공사장 정문에서 지킴이들이 더 이상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게 될까”

 

강정마을회는 지난 3일 ‘안철수 후보와의 면담을 마친 강정마을회의 입장’을 발표하고 “안철수 후보가 강정마을을 찾아온다는 갑작스런 연락에 마을은 벌집을 쑤신 듯 시끌벅적 했다”며 “주민들은 그동안 말라버린 눈물이 또다시 흐르는 것을 억눌러야 했고 지킴이들은 매일같이 마주서는 매서운 겨울바람이 조금은 가라앉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어제 하루를 맞이했다”는 감회(?)를 밝혔다.

 

마을회는 “그렇게 이루어진 간담회 짧은 1시간이 너무도 쏜살같이 흘러갔고 풀어놓아야 할 말 중에 정중한 언어로만 정갈하게 골라 제사상을 차리 듯 조심스럽게 그간 억눌려 왔던 마음을 조금 열고자 하는 사이 간담회를 마쳐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안 후보에게서 책에서 말 한 것 보다는 조금은 다른 이야기가 나오기를 기대했고 조금은 더 진전된 해법이 나올 것이라 기대를 했다”는 늦은 기대감을 표했다.

 

마을회는 하지만 “너무도 만남이 짧아서 그러했던가. 아니면 그 이상의 해법이 없었던 것인가. 그 것도 아니면 선거를 앞두고 표심 때문에 속 깊은 마음을 열기 힘든 것인가”고 묻고 “안 후보의 발언은 책에서 정리해서 세상에 회람되었던 말보다 크게 진전되지 않았다”는 실망감을 나타냈다.

 

마을회는 “안 후보가 평소 생각이 사려가 깊고 합리적이라는 것에는 우선 동의한다”고 전제하고 “그리고 비난 여론의 위험을 무릅쓰고 ‘빅3’라고 불리는 대선 후보 중 가장 먼저 달려와 준 성의에 대해 진심을 다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안후보도 강정주민들과 여기 함께 하는 지킴이들이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고 기꺼이 희생을 감내 할 수 있는 국민임을 인정해 주었어야 했다”고 지적한 마을회는 “우리가 안보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아님을 우선 인정하고 정면으로 마주보아 주었어야 했다”며 실망감을 나타낸 것.

 

마을회는 “절차적 문제점과 환경적 문제, 갈등문제, 설계오류, 국회 부대조건 미이행, 인권유린, 미군기지 문제 등 수많은 문제들이 이미 밝혀졌다면 아직 고급정보가 없어서 검증되지 않은 안보적 이유 하나 때문에 수많은 문제의식을 덮으려 해서는 안 됐다”고 밝혔다.

 

마을회는 “2015년 이전에 제주해군기지가 완성되지 않으면 국란이 닥치기라도 하는가”라고 묻고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잠정적 공사 중단 후 문제 해결이라는 해법은 꺼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왜냐하면 지금 공사를 중단하지 않으면 되돌릴 수 없는 사태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리되면 주민에 대한 위로도 안 후보가 말하는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대한 ‘정확한 판단’도 결과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빈 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마을회는 “이런 점에서 안 후보가 강정마을의 거듭된 간곡한 공사 중단 요청을 뿌리친 것에 대해 우리는 실망을 감출 수 없다”고 비난했다.

 

“대통령이라는 중책을 맡으려는 사람으로서 사과를 하겠다는 약속보다 중립적인 자세로 무엇이 문제인지 확실하게 밝혀낸 후 해결법을 약속하는 국정책임자로서의 역할을 다짐하는 자리였다면 주민들에게 얼마나 위안이 되었겠는가”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강정마을회는 “따뜻한 눈길만으로는 문제 해법이 없다”고 강조하고 “첨예한 대결의 현장에서는 ‘소통과 공감’을 뛰어넘어 냉정한 판단과 단호한 결단,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뚝심이 필요한 것이라고 우리는 믿는다”며 “가슴은 뜨겁지만 눈은 차갑게 치켜뜨고 걸어가야 하는 길 위에 오른 안 후보에게 강정마을이 새로운 다짐의 장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며 마지막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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