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주도, 진정한 축제의 섬으로 거듭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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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주도, 진정한 축제의 섬으로 거듭나자
  • 정지영
  • 승인 2012.11.1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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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대륜동주민센터 주무관

정지영 대륜동주민센터 주무관

정월대보름들불축제, 제주유채꽃잔치, 보목자리돔축제, 제주마축제, 서귀포칠십리축제, 탐라대전, 제주루미나리에축제. 필자가 2년 전 제주도에 정착한 후 체험했던 축제들이다. 제주도에 살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가 축제가 참 많다는 것이었다.

현재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소개된 축제가 36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소개된 축제가 62개에 달했다.

마을 단위에서 주관하는 소규모 축제까지 포함하면 제주도는 365일 축제가 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축제가 많다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다. 오히려 즐거운 일인 것이다. 단 어떠한 축제이냐가 문제일 것이다.

올해 신규공무원으로 임용되어 축제를 즐기는 입장에서 준비하는 입장이 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고, 몇 가지 문제점도 눈에 보이게 되었다.

우선 관 주도로 축제가 만들어짐에 따라 축제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주민의 자발적 의사보다는 의무적으로 동원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독창성이 부족하고 성격도 불분명해질 뿐 아니라 내용이 유사하여 축제의 정체성을 보여 주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축제는 귀중한 혈세와 행정력을 낭비하고 지역 공동체에 피해를 주게 된다. 그리고 축제에 대한 홍보 부족으로 관광객뿐 아니라 주민들의 참여도 저조하여 단지 실행에 의미를 둔 이름뿐인 축제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다.

진정한 축제가 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축제의 구성원 모두가 축제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주민들도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하여 축제의 내용 또한 알차게 될 것이다. 물론 단기간 내에 이루어지기는 힘들 것이다.

장기간에 걸쳐 마을의 인재와 소공동체모임, 민간집단의 육성 등이 필요하다. 즉 진정한 주민자치의 실현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축제를 지역 경제의 활성화는 물론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무형의 자산으로 인식하고 축제를 테마로 한 관광 상품의 개발 등 관광 자원화에 대한 노력도 필요하다 할 것이다.

제주도는 무한한 자연자원과 함께 독특한 지역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는 훌륭한 제주도민이 있다. 그러한 제주도민의 역량이라면 제주도를 진정한 축제의 섬으로 거듭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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