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다, 복원대책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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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바다, 복원대책 절실하다"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0.02.22 15: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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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제주해양수산연구원 홍성완 박사

 

"제주바다를 살리기 위한 의식전환이 시급합니다. 제주도내에서 제주시에서 성산까지의 북부해역을 제외하면 전 바다가 사막화돼 있는 실정입니다. 인위적인 문제는 도민 스스로 풀수 있는데도 주민들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모릅니다. 갯녹음이란 우리의 어족자원이 고갈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연구원 자원개발담당 홍성완 박사(수산학박사)는 "바다의 기초생산자가 해조류인데 이들 해조류가 살지 않는 곳은 육지의 사막처럼 아무 것도 살지 못하는 곳이 된다"며 바다숲 조성사업의 의미를 강조했다.

홍성완 박사로부터 제주바다의 갯녹음현상과 대책에 대해 들어봤다.


-갯녹음이란 어떤 현상입니까

"바닷속이 하얗게 변하는 백화현상을 말합니다. 바위에 부착한 해조류가 녹는 현상인데요. 해조류가 달라 붙지 못해 사막화하는 현상입니다.' 이런 백화현상을 지금은 갯녹음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갯녹음이 시작되면 해조류가 살지 못하기 때문에 전복이나 소라는 물론 고기들도 살지 못하는 곳으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어민들의 소득도 없어진다는 것이지요. 갯녹음 발생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갯녹음 현상은 지금 전 세계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현재 제주도의 갯녹음 상태는 어느 정도인지...

"지난 2004년 조사한 결과입니다만 제주도 전 마을어장의 31%가 이미 사막화 된 것으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6년전 조사결과이기 때문에 지금 조사하면 이보다 더 많이 진행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절실한 복원대책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지구온난화에 의해 앞으로 수온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갯녹음은 더욱더 확산될 것으로 여겨지나 도민들은 이의 심각성을 잘 모릅니다. 갯녹음은 육지에서 보면 나무 하나 없는 사막이라고 보면 됩니다. 제주도를 위해 바다를 살리기 위한 의식전환이 시급합니다"


-갯녹음의 원인과 폐해는 어떤 것인지..

"여러가지 원인이 많습니다만 수온상승과 방파제 시설 등 연안개발로 인해 조류가 바뀌면서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한 육상으로부터의 대량으로 담수나 토사의 유입 그리고 생활용수나 산업용수에 의한 수질오염 등도 원인의 하나입니다. 2차로는 해조류를 주로 잡아먹는 성게가 다량으로 번식하여 해조류를 다 먹어버려 사막화되기도 합니다.

해조류가 없어지면서 바위에는 무절석회조류로 뒤덮여 하얗게 되는 것입니다. 폐해는 바다속 숲을 이루고 있는 감태, 모자반류 등의 해조류가 바다의 기초생산자인데 산에 나무가 없으면 새가 안 오고 동물들이 살 수 없듯이 해조류가 없어지면 제주도 마을어장 주 소득원인 전복, 소라, 오분자기 자원이 고갈될 뿐만 아니라 어류의 산란장과 치어 보호육성장이 사라지고 결국에는 생태계 파괴로 이어져 어업자원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지요. 현재 제주도 남부 및 서부쪽 마을어장은 거의 모두가 갯녹음 지역으로 변해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갯녹음을 막을 대책은 무엇인지...

"갯녹음은 자연적인 요인과 인간활동에 의한 요인이 복합돼 있어 원래 모습의 바다로 되돌리기는 힘듭니다만 회복차원에서 가장 유효한 방법으로 인공적으로 생산한 해조류를 갯녹음 해역에 이식하는 바다숲 조성사업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제주도내 전역에서 지난 2007년부터 매년 10억원을 투입 시험어장을 지정하여 감태와 모자반류를 대상으로 이식시험 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해양수산연구원에서는 앞으로 수온상승에 대비하여 고수온에 강한 홍조류인 우뭇가사리를 갯녹음 해역에 이식할 계획으로 연구를 추진중에 있습니다. 자연적인 요인이야 어쩔 수 없다 해도 인위적인 문제는 함께 고민하며 풀어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얘기를 듣다 보니 바다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우리가 잘 알아야 할 것 같은데요..바다환경은 왜 중요합니까..

"일단 바다안의 환경이 무너진다는 것은 생태계의 파괴를 의미합니다. 자연적인 요인이야 막을 수 없지만 인위적인 요인은 우리들의 노력에 의해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봅니다. 생활용 세제나 농약사용이나 사람들의 노력에 의해 감소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특히 도내에서 진행되는 하천공사를 보면 일직선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는 사행식으로 만들지요. 내려오는 속도를 조금이라도 줄이자는 것인데 물론 하천의 길이가 짧은 이유도 있습니다만 이런 하천수의 대량 유입이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바다숲 조성사업은 어떤 것인지..


"저희 연구원에서는 감태, 모자반류, 우뭇가사리의 종묘를 인공적으로 확보하여 이들 해조류를 갯녹음 지역으로 지정된 신천, 온평, 귀덕2리 마을어장에 이식하여 복원하는 사업를 시험적으로 진행중에 있습니다.

현재 제주도내에서 제주시에서 성산포 까지의 구간 외에는 모두 갯녹음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이들 시험어장에서 이식시험을 하고 성공할 경우 전 지역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현재까지 진행해 본 결과 해조류 이식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데 1년 후 쯤이면 이에 대한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바다환경을 살리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생활하수나 농약. 토사 등이 바다로 흘러들면 당연히 바다가 오염됩니다. 정책적으로 이런 나쁜 수질의 물이 바다로 흘러들지 않게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도민들의 참여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해조류 이식행사에는 도민과 시민그룹 등의 참여를 많이 유도할 생각입니다.

그럼으로써 바다환경의 중요성을 함께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리라고 봅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고기 밑밥 문제인데요. 사계리에 있는 형제섬의 경우 예전부터 어족이 풍부한 곳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런데 낚시꾼들이 지난 수년간 뿌려 댄 고기밑밥으로 인해 지금은 해조류가 거의 없는 지역으로 완전히 사막화돼 버렸습니다. 요즘 갯바위에서 낚시도 많이 하는데요. 바다 갯녹음의 최대 오염원이 낚시밑밥이기 때문에 이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도 우리가 실행해야 할 일로 생각합니다"


-환경정책에 대해서도 보완해야 할 점이 있으면 지적해 주시지요

"어떤 정책이든 만들 때는 먼저 실태진단부터 해야 합니다. 실태를 먼저 살펴보고 대책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부분적인 문제가 있다고 해서 다른 지역의 대책을 들여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바다는 지역마다 특성이 모두 다릅니다. 제주바다에 알맞은 대책을 만들려면 제주바다의 특성을 모두 조사하는 실태진단을 한 후 제주도에 맞는 정책을 도출해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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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선 2010-02-23 17:25:07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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