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우’와‘자리돔’ 어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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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우’와‘자리돔’ 어제와 오늘
  • 강봉수 제주시 공보담당
  • 승인 2013.07.1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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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수(제주시 공보담당)가 찾아간 자리돔 잡이..

 
제주의 전통 어선 ‘테우’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환경 속에서 살아 온 제주도민들은 일찍부터 바다를 생업의 터전으로 삼아왔다. 해녀들의 잠수작업과 풍선과 테우를 이용한 어로작업이 그 대표적인 수단이었다.
 

테우는 뗏목의 선체 밑 구조와 흡사하며 고대시대로부터 이용되었던 원시형 선박의 일종으로서 지역에 따라 ‘떠배, 떼배, 테우’등으로 명칭을 달리 하기도 하는데 주로 자리돔을 뜨거나 해초류를 운반하는데 쓰여 졌다.
 

테우는 암초로 형성된 제주 연안의 지형적 여건과 매년 불어오는 계절풍과 태풍 등 심한 풍파에도 안전하게 견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고 장기간 사용이 가능한 이점이 있다.
 

1938년 조사한 도내 어선 1,687척 가운데 테우가 541척을 차지했다는 통계 수치에서도 나타나듯이 테우는 어민들이 주로 이용했던 어선임을 짐작할 수 있다.
 

본래 테우는 한라산에서 캐어 온 구상나무(香木)로 만들었다. 보편적인 테우는 2~3명이 어로작업을 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는데 길이가 약 5m, 너비가 2m가량 되는 형태이다.


구조는 10여 개의 나무토막을 평탄하게 놓고 기다란 목전(木栓)을 가지고 앞뒤의 두 자리에서 꿰뚫어 결착을 하고 있다. 선상에는 대나무로 엮은 사각형의 상자리를 엮어 만들어 사공들이 휴식을 취하고 어획물을 보관하는 곳으로 이용하는데 선체바닥과 약 50cm 간격을 유지해 설치한다.
 

테우는 선체가 수면에 밀착되기 때문에 풍파에도 엎어지지 않고 안전하다. 또한 해초 따위를 바로 건져내어 적재하기에 편리하며, 파선될 우려도 거의 없다. 하지만 테우는 어부들이 노를 젓는 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바다멀리 나갈 수도 없고 고기잡이 도중에 태풍이 예상되어도 황급히 대피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후 조선술의 발달로 테우의 기능은 점차 동력선에 밀려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다. 축제나 바다체험 등이 이루어지는 곳에서 겨우 찾아 볼 수 있을 정도다. 요즈음 만들어지는 테우는 숙대낭(삼나무)을 주재료로 한다.


여름철의 별미, 향수가 어린 ‘자리돔’
 

자리물회
‘자리돔’은 제주말로 ‘자리’ ‘자돔’이란 별칭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도해 이남에서만 잡히는 희귀어종으로 제주도 명물생선의 하나다. 길이가 6~12cm 가량 되는 아주 작은 생선으로 빛깔은 갈색이 돌면서 거무스레하며, 5월에서 8월 사이에 잡힌다.
 

자리 잡이는 과거에는 ‘테우’나 풍선을 타고 원형 틀에 놓인 그물을 수중에 드리우는 방법을 썼지만 1950년부터는 배에서 작은 보트 2척을 바다에 내려서 그물을 수심 10∼20m에 깔아놓는 ‘들망(사둘) 어법’이 등장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리돔’은 제주근해 전역에 서식한다. 주로 암초 지대에 살기 때문에 그물을 넓게 편 뒤 자리돔이 지나갈 때를 기다려 그대로 떠서 들어 올려야 한다.


‘모슬포 자리’는 그중에서도 유명하다. 모슬포는 물살이 센 지역이다. 강한 조류를 견디며 성장하한 ‘자리돔’이 육질이 탱탱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산란을 앞둔 자리돔은 기름진 맛에 먹고, 7월까지 알이 밴 시기의 ‘자리돔’은 맛이 고소하다고 한다.
 

 

‘자리돔’은 조리거나 구워서 먹기도 하고, 회로 먹는 경우가 가장 많다. 회로 먹는 경우에는 ‘강회’, ‘물회’ 두 가지가 있는데 ‘강회’는 비늘을 긁어내고 머리와 지느러미, 내장을 잘라내고 잘게 송송 어슷썰기를 하여 초고추장이나 된장에 찍어 먹는 마른회를 말하는 것이고 ‘물회’는 ‘강회’보다 더 잘게 난도질 한 뒤에 식초에 버무려 뻐가 말랑말랑해지면 된장, 고추장, 마늘, 깨소금, 참기름 등의 양념을 무치고 깻잎, 풋고추, 부추, 양파, 미나리 등을 채 썰어 같이 넣고 냉수에 풀어먹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물회를 만들고 나면 입맛에 따라 식초를 세게 넣어 먹는 이도 많다. 맛과 향을 더하기 위해 나 ‘제피썹’(산초나무 잎)을 넣는 경우도 있다.
 

자리물회는 여름철 냉국으로 먹기도 한다. 요즘같이 얼음을 띄워 먹기 시작한 것은 냉장고가 보급된 이후의 일이다. 이밖에 젓갈을 담아 촐래(밑반찬)로 먹기도 했다. 그 젓갈에서 풍기는 냄새를 제주어로 ‘쿠싱’하다는 표현이 있다. 이 한마디 말에 군침을 삼키는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은 진정한 제주사람일 것이다. 
 

 

지금은 보기 힘들지만 3~40년 전만 해도 ‘구덕(대나무로 만든 광주리)’에 자리돔을 담고 도시와 중산간 마을 골목골목을 누비고 다니며 “자리삽서, 자리”를 외치는 풍경이 흔했다. 이 때 자리는 돈을 받아 팔기도 했고, 보리와 물물교환 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찾아 볼 수 없다.
 

자리돔은 지방분이 많고 뼈째 조리하는 것이 기본이므로 지방분과 단백질에 칼슘까지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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