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인본주의 제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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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인본주의 제주를"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4.04.03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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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관 첫 4.3기념행사 구천 떠돌고 있는 영령들 명복 빌어

 

첫 4.3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제66주년 4.3추념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불참해 유족들 가슴이 내려 않았다.


3일 봄기운이 따스한 햇살 아래 4.3당시 희생된 가족들의 넋을 위로하고 영면을 기원하기 위해 많은 유족들이 방문했다.

 

행사에 앞서 유족들은 위령제단 뒤쪽의 위패봉안소를 찾아 제를 지내거나 4.3당시 희생된 가족들의 이름을 찾아 어루만지며 눈물을 짓기도 했다.


첫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날 추념식에는 4·3유족들을 비롯한 여·야 제주 정치권까지 한 목소리로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을 요청했지만 결국 참석하지 않아 정부의 추념일 지정에 따른 의미가 반감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거셌다.


이날 추념식에는 정홍원 국무총리,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 강창일, 김우남, 김재윤 국회의원, 우근민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박희수 제주도의회 의장, 김상오 제주시장, 고희범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김방훈 새누리당 도지사 예비후보, 김경택 새누리당 도지사 예비후보 후보, 박원철 도의원 등 4.3유족회와 도민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진행했다.


추모공연은 제주 시사상회의 시낭송, 한국 국악협회 제주도지회의 상여소리, 한국무용협회 서귀포지부의 진혼무, 가수 최상돈씨의 '애기 동백꽃의 노래' 등으로 열렸으며, 올해 4.3문학상 시부분 수상작 '북촌리의 봄'이 낭송됐다.

우근민 제주도지사

우근민 제주자치도지사는 추도사에서 “오늘 4.3추념일은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어 처음 봉행되는 예순 여섯 번째다“라며, 그동안 역사의 음지에 갇혀 안식을 구하지 못하고 오랜 세월 구천을 떠돌고 있는 영령들의 명복을 빌었다.


우 지사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66년 긴 세월을 뼈아프게 살아오신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그 무거운 한을 짊어지고 척박한 현실을 살아내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무엇보다 국가추념일 지정으로 제주도민과 4·3유가족과의 약속을 지켜 제주의 봄날을 되돌려주신 박근혜 대통령님께 120만 내외 제주도민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또 “4·3특별법 제정, 4·3평화공원 조성 등 4·3해결의 중대한 고비마다 도정 책임자로서, 4·3해결의 역사적인 소명을 받든 심부름꾼으로서, 도민과 유가족 여러분과 함께 대정부 7대 건의안의 마지막 과제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이제 우리는 66년 동안 쌓여있던 앙금과 갈등을 씻어내고 진정한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정신으로 ‘인본주의 제주’를 만드는 것이 43영령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43사건의 직접 당사자인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재향경우회가 지난해 말 충혼묘지와 4.3위령제단에 합동 참배한 것은 화해와 상생, 평화정신의 상징적인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앞으로 제주도정은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해 소홀함이 없도록 가시적인 예우방안이 정부 차원에서 마련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 역사교과서에 제주4·3이 올곧게 기록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 4·3유적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홍원 국무총리
정홍원 국무총리는 추념사에서 “그동안 ‘위령제’로 치러지던 이 행사를 금년에는 정부가 주관하는 ‘추념식’으로 거행하게 됐다며, 먼저 4·3 당시 안타깝게 희생되신 영령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 명예회복을 소망해온 희생자 가족 여러분의 아픔이 덜어지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번 추모식의 슬로건처럼 ‘어둠의 역사를 빛의 역사로’, ‘갈등을 넘어 상생과 화합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는 제주도민 여러분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이룩한 아름다운 결실”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여러분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갈등과 대립을 관용과 화합으로 승화시켜 미래를 향한 더 큰 발전의 디딤돌을 놓았다며 특히 4·3사건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제주 4·3희생자 유족회’와 ‘제주 경우회’가 화해의 자리를 함께 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정부는 지난 10여 년간 특별법 제정과 공식 사과, 평화공원과 기념관 건립, 그리고 위령사업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이러한 노력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께서 약속하신 대로 지난 24일, 국가기념일 지정을 공표함으로써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바라는 여러분의 뜻을 받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제주는 이제 과거의 아픔을 말끔히 씻고 평화와 번영의 미래로 힘차게 발돋움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위령제 공식행사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헌화와 분향을 하며 4․3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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