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들이길 ! 과연 꼭 필요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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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들이길 ! 과연 꼭 필요했을까.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4.09.17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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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커스)반기문 UN사무총장 '더 길었으면 좋겠다'에 늘어난 듯

 

 

너나들이길은 휴양림 내의 큰대나오름(절물오름)의 능선을 따라 만들어 놓은 길이다.

기존의 생이소리길을 연장해 구성된 이 길은 오름 둘레를 한 바퀴 돌아보며 자연속을 걷게 된다.


한때 ‘반기문 산책로’라고 했다가 길이 완성이 되면서 ‘너나들이길’로 명칭이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 길은 지난 2009년 여름에 반기문 사무총장이 제주를 찾았던 시기에 절물휴양림을 방문, 이 길을 걸었던 곳을 포함하고 있다.

반 총장은 당시 이곳의 아름다운 숲길과 산책로에 감탄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반 총장은 “코스가 좀 짧아서 아쉬움이 있으니까 거리를 더 확보하여 명품 산책로로 구성이 된다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기존의 생이소리길을 연장, 절물오름 둘레를 돌아보는 목재데크 등이 추가로 설치됐다.

이 길은 2012년에 개장을 했었고 지금은 너나들이길로 완성됐으며 조금 더 길어진 약 3km로 구성돼 더 길어졌다..

 

▲ 휴양림 약수터를 지나면 곧바로 생이 소리 질이 나온다.

사실 오름을 오르기가 부담이 되는 이들로서는 참 반갑고 좋게 느껴질 수도 있다.

또한 삼울길이나 장생이숲길 등에 익숙한 사람들 역시 새로운 길의 탄생에 흡족할 수도 있다.

현재 절물자연휴양림 내에는 여러 산책로가 서로 연계가 되고 있다.

지금 상태로도 산책로로 전혀 빈약하지 않고 도보여행이나 숲 탐방 또는 산책로의 모든 점에서 나무랄데가 없다.

삼울길에서 시작이 되는 삼나무 숲길 외에도 장생이숲길과 함께 숫모르편백숲길이 휴양림 일대를 통과하고 있으며, 거친오름과 노루생태관찰원으로 연결이 되는 길도 있다.

 

데크는 3km 전진 코스로 이어진다.

이렇게 다양한 산책 코스나 도보여행지가 있는데 구태여 추가 구성이 필요했는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존의 생이소리질도 점차 새소리를 듣기가 어려워져 앞으로 이 길에 부여된 명칭이 무의미해질 것 같다.

이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생이들도 점차 사라지고 부분적으로는 환경의 변화도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오름 둘레로 이어진 나무데크 시설로 인해 주변의 생태계가 그대로 남아있고 생이 소리가 여전히 들릴지도 지켜볼 일이다.

머지않아 너나들이길의 완성이 알려지고 찾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휴양림의 절물오름은 더욱 몸살을 앓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 지난 겨울 건너편 민오름에서 바라본 절물오름.오름의 허리와 옆구리를 따라 지그재그로 데크로드가 만들어진 모습이 보인다.

절물오름(큰대나)은 자신의 옆구리와 허리를 선뜻 내주고 개방이라는 선처를 해줬다.

아니 이 보다도 자신의 중요한 몸통의 일부를 강제로 빼앗겼다는 사실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빼앗긴 들에도 봄이야 오겠지만 빼앗긴 오름의 허리는 돌아올 수 없음을 잘 알기에 이제 남은 몸체 지키기에 열중해야 하는 일만 남았다.

이제 복원이나 복구는 물론 다른 처방 또한 불가하겠지만 오름 일대에 관심을 갖고 보존과 관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할 과제가 남았다.

 

오름과 숲은 물론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더 이상의 변화나 발전 보다는 지금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기를 희망해 본다.

휴양림으로서 이같은 이기적인 전진은 곧 자연 생태의 후퇴와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데크는 3km 전진 코스로 이어진다.

 

 

 이같이 절물휴양림 내에는 여러 산책로 외에도 휴식 공간과 볼거리들이 많이 있다.

또한 숙박 시설과 편의시설 등이 갖춰져 있으며 도보여행을 통한 자연과의 만남이 이뤄지는 코스도 다양하다.


휴양림의 약수터를 지나면 곧바로 생이 소리 질이 나오는데 생이는 제주방언으로 새(특히 참새)를 일컬으며 질은 길(路)을 뜻한다

오래전 부터 있던 길이며 이곳을 따라서 너나들들이길도 시작이 된다.

바야흐로 오름의 둘레를 따라서 자연 산책이 시작이 되는 지점이다.
 

 

초 가을의 현장은 오름을 터전으로 자생하는 잡목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분위기나 느낌이 참 좋다.

하지만 이 길이 부여하는 생이 소리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를 대신하여 휴양림과 오름 주변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까마귀들의 소리가 이따금 들린다.

 

어느정도 들어오면 좌측으로 길이 이어지는 갈림길이 나오며 이 방향은 휴양림과 주차장을 향하게 된다.

예전의 전형적인 생이소리길의 끝 지점이며 지금은 우측으로 연장되어 이어지는 길이 생겨났고 이른바 너나들이길이다.

 데크는 3km 전진 코스로 이어진다.

주변은 비슷한 환경으로 보이지만 관심을 갖고 바라보면 높이에 따라 다소 다르다.

즉, 오름 사면을 따라 위로 갈수록 그 생태도 조금씩 변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루하거나 식상한 점은 별로 없다.

다만 지그재그 형식으로 구성이 된 길이라 낮은 경사를 번갈아 오르며 어느정도의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를 감안하여 곳곳에 휴식용 벤치나 쉼터가 있으며 일부는 전망대 구실도 한다.

 

 

오름의 옆구리와 허리 부분을 지나며 만들어진 데크로드이나 계곡을 이룬 곳은 별도의 추가 구성이 됐다.

지나면서 자세히 보면 화산체의 부분적인 변화를 알 수 있다.

시설물의 추가야 어쩔 수 없었겠지만 이 주변 자연 생태나 환경도 그만큼 파손이 된 셈이다.

 

휴일이라 찾는 이들도 많으리라 예상을 했지만 지나는 동안에 만난 사람들도 별로 없었다.

주차장이 빽빽하게 차있고 삼울길을 비롯하여 휴양림 내가 분주한 점을 감안하면 너나들이길의 탄생에 아쉬움도 느낀다.

▲ 작년 겨울의 현장 모습...


너나들이길은 오름의 둘레를 지그재그 형식과 능선 아래를 따라서 만들어 놓은 인위적인 구성의 길이다.

물론 경사를 감안하고 안전을 고려한 때문이겠지만 오름 능선 주변은 다소 상처를 입게 된 것이다.

걷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길이 될 수 있으나 그만큼 자연생태는 좁아지게 되었다.

여러 산책로가 있고 오름 탐방로가 있는데 구태여 이 길을 만들었어야 했는지는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절물자연휴양림 의 입장료는 1천 원이다.

산책로나 트래킹코스나 걷는 곳은 도보여행지에 포함이 된다.

길은 걸을 수 있게 만들어졌고 산책로는 걷고 느끼라고 만들어진 셈이다.

하지만 자연속을 걷는 것이 치유와 명상의 길이 되며 심신의 활력소가 되지만 정도를 넘어서 있는 길은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곳곳에 매달린 리본에는 아름다운 자연을 느껴보라고 쓰여져 있다.

대체 어디서 어떻게 그런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라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휴양림의 지나친 발전은 자연의 퇴보를 부른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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