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학생, 제주매력 담은 수필 학보지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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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학생, 제주매력 담은 수필 학보지 게재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5.04.2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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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여행왔던 중국의 대학생이 제주 바다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는 내용의 수필을 학보지에 게재했다.

27일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베이징 대외무역대학 천샤재씨는 지난달 교내 학보지에 제주 바다에 대해 감탄했다는 내용의 수필를 실었다.

이 학생은 지난해 가을 제주를 관광하면서 느낀 제주바다에 대한 감흥과 그리움을 수필에 담았다.

‘응시’라는 제목의 수필은 “제주도의 바다는 안개가 자욱했다”며 “꿈속의 시크릿 가든 같았다”고 묘사했다.

다음은 수필 전문


凝望 응시
- 외국어대학 아랍어학과 천샤쟤

사실 많은 바다를 봤습니다.
칭다오의 바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모래와 잿빛의 물이 있었고 모래사장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투명한 불가사리가 있었습니다.
 

타이완의 바다, 태평양의 짙은 남색과 순백함이 있었고, 흑색의 암석 해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주도의 바다는 안개가 자욱했습니다.
 

짙은 안개 속에서 달려가는 차의 양 옆에는 풀밭이 끝없이 펼쳐졌습니다. 해바라기 밭들이 질펀하게 뻗어있고 간혹 조랑말도 보였습니다. 꿈속의 시크릿 가든 같았습니다.
 

멀리에 온유한 바다가 있었습니다.
구멍이 많은 검은 현무암으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안개 속의 바다.
여러 모래사장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파도는 멀리에서 조용조용 다가오다가는 물러났습니다.
화려하지도 않았고 시끄럽지도 않았습니다.
 

다 털어놓을 무엇인가가 있는 듯하면서도 끝내는 어렴풋이 안개 속에 잠겨있었습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걸었습니다. 하늘빛은 어두웠고 날씨는 다소 차가웠습니다.
 

관광명승지도 아니었으며 해수욕장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걸음을 멈추게 하고 머무르게 만들었으며 가만히 응시하게 만들었습니다.
 

가식적이지도 인위적이지도 않았습니다. 우리 마음속 열정을 끓어오르게도 하지 않았으며 싫증나게도 하지 않았습니다. 바다는 거기에 있었습니다. 화려함을 퇴색시켰습니다. 그곳 한 모퉁이에서 바닷바람 속에서 파도 속에서 우리가 들을 이야기들을 들려주었습니다.
 

가능했다면 조그마한 오두막에 오랫동안 머물고 싶었습니다. 새벽, 모포를 두르고 창밖의 짙은 안개를 헤치며 해변을 가만가만 걷다가 벤치를 찾아 조용히 앉아 바다를 바라볼 것입니다.
 

바다 저편에 가만히 응시하고 있는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생각할 것입니다.
 

고층빌딩도 없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차들도 없이 그저 편안한 바다와 공기 중의 해초의 냄새만 있을 것입니다.
이건 어쩌면 꿈일 것입니다. 이런 응시가 꿈속에 한결같이 머물러 있기를 바랍니다.
(번역 제주국제대학교 이권홍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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