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도시 베네치아와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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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도시 베네치아와 제주도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0.10.29 01: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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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환경도시에 걸맞는 제주도의 컨셉을 만들자

 

베네치아를 모두 통과하는 수로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2년마다 열리는 슬로푸드 세계대회인 떼라마드레에 참석했다가 하루 짬을 내 우리에게는 베니스영화제로 많이 알려진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방문했다.

 
108개의 섬으로 이뤄진 베네치아는 연간 전세계에서 3천여만명이 방문하는 세계 최고의 관광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처음에는 전쟁을 피해 나온 사람들이 갯벌 위 6개의 섬에 나무를 갯벌에 심고 돌을 나무 사이로 촘촘히 넣어 섬을 만들어 살았으나 지난 1천년동안 102개의 섬이 더 생겨 지금은 거대한 섬을 모두 다리로 연결한 물 위의 도시로 이뤄진 곳이다.


고대에서 현대까지의 건축양식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기에 건축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보고 배우러 온다는 이곳은 만조 때면 물이 도시로 넘쳐 흘러 도로 사이사이로 다리를 놓아 많은 사람들이 불편하게 걸어다녀야 하는 곳이지만 단 한사람도 불만의 표정이 없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의 중심은 마가복음의 저자인 산마르코의 유해가 있는 산마르코 성당과 산마르코 광장이다.


이곳 광장에는 유명한 카사노바와 단테가 음악을 들으며 차를 마셨다는 카페도 있다. 
5인조 밴드가 직접  음악을 연주하는 이곳에서는 세계의 음악을 모두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육지보다 15배나 더 받는다는 커피를 마시려고 이곳에 앉자마자 도라지타령과 아리랑을 연주해 주는 이들의 센스를  보면서 커피값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베네치아의 중심 산마르코 광장. 앞에 보이는 건물이 산마르코성당이다

이곳의 가장 중요한 특징의 하나는 108개의 섬에서의 교통수단이 모두 배라는 사실이다.
물 위를 달리는 고속버스 일반버스 택시는 물론 총알택시까지 있다고 하니 가히 물의 도시답다.


총알택시는 짧은 여행객을 위해 만들어놓은 베네치아 수로를 모두 통과하는 쾌속정을 말한다,


여유로운 사람들은 곤돌라를 타고 예의 그 낭만을 즐길 수도 있고 택시를 타기 싫으면 일반 배를 타고 돌아오면 되니 참으로 편하기만 하다.


이곳을 다 돌려면 1년 정도는 걸린다고 하니 짧은 여행객에게는 아쉽기만 한 곳.


자전거도 탈 수 없고 자동차는 더더욱 없으니 배를 타지 않으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
다리 하나를 건널 때마다 다른 문화 다른 건축의  도시가 나타나니 똑같은 곳은 한 군데도 없다.


그냥 앉아 있기만 해도 여행의 묘미가 절로 나는 곳이니 관광객이 흘러 넘쳐날 수 밖에 없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는 세계자연유산의 섬 제주도를 들뜨게 만들기도 한다.

베네치아 하면 물의 도시이며 교통수단은 배라는 점이 컨셉에 딱 들어 맞기 때문이다.


지금은 육지와 기차까지 연결돼 있다고 하니 이탈리아 사람들의 관광과 문화에 대한 애정을 피부로 느끼게도 한다.


인공섬인 베네치아에 비해 제주도는 자연 그대로의 섬이다.


베네치아가 물의 도시라는 컨셉이라면 제주도는 어떤 컨셉이 맞을까를 생각하다가 제주공항에 내리니 평화의 섬 제주도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평화의 섬 제주도가 제주도의 컨셉인가. 너무 추상적이고 가슴에 와 닿지도 않는다.


다른 이름의 컨셉이 얼마나 많은가. 생명의 섬, 자연의 섬,오름을 특화시켜 오름의 섬이라고 불러도 될 것을..도무지 제주도가 환경4관왕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는 컨셉이 못내 아쉽다.


천연 제주를 그대로, 제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알리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고민해 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베네치아를 찾는 세계 관광객이 연간 3천만명이라면 제주도도 머지 않아 1천만명 2천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곳이 된다면 어떡할 것인가가 문제다.

우리가 방문한 이날만 해도 베네치아에는 대형 크루즈선 3척이 한꺼번에 입항했다고 했다. 보이는 크루즈선만 해도 6척이나 정박해 있었다.


이렇게 수많은 관광객들이 앞으로 제주도를 찾는다면 우리 만의 문화가 있어야 하고 우리 만의 컨셉을 미리 갖춰 놓아야  한다.


2012년이면 전세계에서 1만여명의 환경전문가들이 찾는다.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가서 제주도를 어떻게 표현해야 제주도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가를 생각한다면 제주도의 새로운 컨셉을 만들어야 한다.


그들의 눈과 귀에 제주도 하면 떠오르게 되는 컨셉.
제주도가 살길은 그런 곳에 있다는 생각이다.

 

수로를 달리는 베네치아의 총알택시

베네치아에는 기념품은 물론 명품관광객을 위한 제반 준비를 다 갖추고 돈을 쓰러 오는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팔수 있는 게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하고 많은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을 때 그들에게 어떤 음식을 먹게 할 것인가도 고민해야 할 일이다.


베네치아를 찾는 사람들은 비싸서 가지 않거나 싸서 가거나 하는 게 아니라 적절한 가격대이기만 하면 되는 것 같다.


비싼 곳은 당연히 비싸려니 하고 싼 곳은 당연히 싸려니 하면서 능력에 맞게 가면 되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 세계로 웅비하려면 세계적인 컨셉으로 세계의 관광지들과 경쟁할 체제를 갖춰야 한다.

물건으로 수출을 하는 것도 좋지만 제주도를 통채로 팔면 되는 일이 아닌가 싶다. 관광객을 제주도로 부를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훌륭한 수출이 어디 있을 것인가.

관광객을 불러 오기 위해 인센티브를 주는 전략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중지를 모아 제주도의 컨셉을 잘 만들고 제주도를 세계적인 관광지와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것이 제주도를 새롭게 창조해 나가는 길이다.


베네치아의 컨셉이 물의 도시라면 제주도는 어떤 컨셉이 세계적이 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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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네 2010-10-29 20:22:52
제주는 언제면 저렇게 될까 아쉽기만하다 좋은곳도 많은데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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