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원짜리 점심과 '지혜의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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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억원짜리 점심과 '지혜의 등대'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6.06.11 1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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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편지/지금,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무슨 준비를 하나요..

▲ 지혜의 등대(사진 박용남 꿈의 도시 꾸리찌바 저자 제공)

'투자의 귀재'로, 또는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올해 85세입니다.

오마하는 그가 태어난 고향인 미국의 주 이름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인 워렌 버핏과 점심식사를 함께할 수 있는 권리가 최근 40억여원에 낙찰됐다고 합니다..


AP통신 통신 등은 이 금액은 지난 2012년 나온 역대 최고 낙찰가와 같은 액수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낙찰자는 버핏과 점심을 함께하면서 다음 투자처만을 제외하고는 모든 질문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아마 낙찰자는 그 돈보다 더 귀한 것을 얻고 나올지 모릅니다.

점심 장소는 어디이고 그 돈은 어디 쓰일까요..?

점심장소는 통상 뉴욕의 '스미스 앤 월런스키' 스테이크 전문 식당이지만 낙찰자가 익명을 유지하길 바라면 장소를 변경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경매로 얻은 수익은 모두 샌프란시스코 빈민구제단체인 클라이드 재단에 기부된다고 합니다.

버핏은 이처럼 지난 1999년부터 매년 자신과의 점심을 경매에 내놓고 낙찰액을 클라이드에 기부해왔다고 하니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는 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경매가 있다면 인기리에 팔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 돈을 정당하게 쓸 재단이나 반드시 주어야 할 빈민구제 봉사단체가 있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버핏은 투자의 귀재로 소문이 난 사람이지만 그가 아주 어려운 때도 있었습니다.

한 때 최고의 손해를 봐 그의 명성에 먹칠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는 채권자들에게 말합니다.

“1년 내에 모든 부채를 갚겠다. 다만 내 자가용비행기 사용과 사무실 유지 등 현재의 조건을 하나도 건드리지 말라”는 조건을 내걸고 결국 모든 부채를 갚았던 이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는 경매에 앞서 "많은 사람에게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에 함께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 지혜의 등대는 꾸리찌비시에 55개나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다(사진 박용남 꿈의 도시 꾸리찌바 저자 제공)

발행인편지를 시작하면서 꾸리찌바시의 이야기를 계속 전하고 있습니다만 이 세계 제2-3위의 부자로 알려진 버핏과는 입장이 전혀 다른 이 지방의  빈민과 시민들을 위한 지혜의 등대 등 몇가지  사업은 꼭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이들 사업 중 지혜의 등대사업은  하파엘 그레까라는 전 시장이 창안한 것인데 남미는 물론 서구사회에서도 비교할 만한 것이 전혀 없는 참신하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국제환경자체협의회(ICLEI)가 저소득 공동체의 환경재생에 대한 유엔의 지방정부명예상을 꾸리찌바시장에 수여한 특별한 사업입니다.

기원전 4세기경의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역사적 랜드마크인 파로스의 등대와 도서관에서 영향을 받은 이 지혜의 등대는 연구 및 독서센터이자 공공학교이고 꾸리찌바의 모든 빈민촌에서 문화를 밝히려고 의도된 횃불입니다,

이곳은 마치 우리나라 조선시대의 신문고가 억울한 사람의 상징이었던 것처럼 학생과 일반인이 함께 공부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전인교육을 위해 열린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2001년 현재 55개가 운영중이며 브라질의 저명한 언론인인 벤뚜라가 꾸리찌바시를 존경의 수도라고 부른 이유라고 하니 주목할 만 합니다.

특이한 점 중 또 하나는 유아 및 청소년 통합프로그램인 이 나라  파라니족 언어로 어린애라는 뜻의 '삐아'라는 사업이 눈에 띕니다.


이 프로그램은  저소득지역의 어린이들을 보살피고 교육하도록 창조된 모델입니다.

▲ 환경삐아(사진 박용남 꿈의 도시 꾸리찌바 저자 제공)

삐아는 '무지는 환경악화의 주요한 원인'이라며 시에서 체계적이고 실용적인 환경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저소득가구 특히 어린이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그들의 행동에 스스로 책임을 지도록 가르치는 곳이라고 합니다.

또한 꾸리찌바시에서는 시의 빈민지역에 입지한 전인교육센터와 연계해 64개의 삐아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니 이들 공무원들의 노력은 박수를 받을만 합니다.


그 시설들은 단위당 평균 250명 내외를 보살피는데 3만명 이상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지원한다고 합니다.
특히 이들 삐아 가운데 34개소는 8천6백명을 돕는 환경삐아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환경삐아는 일반적인 삐아와는 달리 공업지대와 강, 산림과 기타 녹지에 인접한 저소득가구 정착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가정과 공동체 나아가 지구환경의 소중함을 스스로 인식하고 배우게 된다고 하지요.


더욱이 아이들은 산림보존 복원 수질감시 하수 및 배수 공중보건 등에 대해 배우고 그들의 부모들에게도 가르치고 전파한다고 하니 참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이 지역 청소년들은 공원 꽃가게와 개인정원에서 조경기술을 배우면서 일하고 매달 최저임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고 있으며 여기에서 번 돈의 일부를 어떤 청소년들은 공동체에 기부한다고도 합니다.

삐아는 노동삐아 어린이집 삐아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삐아가 들어선 후 아이들은 실질적인 교육과 식사를 제공받게 되는 성과는 물론 파괴된 가정생활까지 복원되는 등의 결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꾸리찌바시의 환경을 사랑하고 시민을 존중하는 태도는 그것만이 아닙니다.

박용남 선생(녹색평론 발간 '꿈의 도시 꾸리찌바'  저자)이 전해 주는 이 곳의 모범적인 얘기는 아직도 많이 남았습니다.

돈을 더 많이 벌려면 워렌 버핏같은 사람과 거액을 주고 점심을 먹고 그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경을 우리가 모르면 우리가 살아야 할 미래의 터전도 없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더 많이 알도록, 지혜를 쌓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만...

지금 우리는 과연,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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