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올 설을 전후해서 이와같은 유사한 보도사례는 접할 수 없었고, 대신 관례적으로 설 선물을 보내던 것을 취소하거나 축소 또는 아예 안 주고 안 받는 학교․공직사회․기업 등이 많다는 보도가 주류를 이루었다. 소위 김영란법이라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명절 선물을 주고 받는 문화가 사회 전반적으로 상당히 많은 변화를 가져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시 청렴도는 2015년도 2등급에서 2016년도 4등급으로 하락하였고, 그 하락한 요인 중 하나가 “금품·향응 제공에 대해 알고 있다거나 연고관계로 인한 특혜나 업무처리가 있을 것이다”라는 시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금품수수나 향응으로 특혜를 받았거나 공사를 따냈던 과거의 기억을 잊지 않고 아직도 사회 전반적으로 부패문화가 상존되어 있다고 생각해서 나타난 결과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부정적 인식을 갖게 하는 부패문화란 어떤 유형이 있을까 보면 대략 다음의 5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아는 사이인데, 자꾸 만나는 사이인데 밥 한끼 같이 먹고, 소주한잔 같이 하는 문화이다. 둘째, 지연이나 학연, 또는 혈연 등 연고주의에 의한 업무처리를 하는 문화이다. 셋째, 부패행위를 감시하고 신고하는 사람을 비난하고 배척하는 문화, 넷째, 상급자에게 상납하거나 금품수수를 하는 동료의 부패행위를 사소한 일이라 생각해서 용인하는 문화, 다섯째, 예산이나 공용물건을 자기 재산과 같이 생각하여 사적으로 이용해도 용인하는 문화이다. 이러한 부패문화가 없어지지 않고서는 청렴한 사회를 결코 만들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부패문화를 없애고 청렴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는 시민 모두가 청렴에 대한 인식과 실천이 중요하다. 밥 한 그릇, 소주 한잔이 다른 사람 입장에서는 부패 연결고리가 아직도 있구나 오해할 수도 있으며, 학연․지연․혈연 등의 연고주의는 제주는 어쩔 수 없어 하는 패배주의에 사로 잡히게 된다.
그래서 공직사회에서는 승진 등 인사이동 시 축하화분을 받지 않고 있으며, 경조사 시에도 이해관계자로부터 화환이나 조화를 받지 않고 있다. 이제는 식사 한끼 하자고 하던가 축하화분이나 조화를 보내는 것이 민폐라는 생각을 해서 이와같은 사례를 삼가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하겠다.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하였다. 굳이 물품을 보내어 당혹스럽게 하기 보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 진심어린 전화 한 통화가 기쁨은 두 배, 슬픔은 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에 우리 모두 앞장서 나가야 하겠다. 청렴한 제주시를 만드는 주역은 제주시 공무원의 힘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제주시민의 역할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