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근세형 민가..삼양2동 姜씨(강은봉) 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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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근세형 민가..삼양2동 姜씨(강은봉) 초가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7.02.28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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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문(無門)이라는 제주의 원문화를 만나다'

 

삼양2동 姜씨(강은봉) 초가

 


삼양동 강씨(姜은봉) 가옥
위치 - 제주시 삼양2동 2100-13번지(제주시 설촌로10길 5-1)
문화재 지정사항 - 제주도 민속자료 3-1호(1978년 지정)
시기 - 19세기 후반 추정

 

 

 

 

 

이 집은 대단히 긴 막다른 골목의 끝에 있었다. 지금은 집에 거의 붙여 새로운 길이 나 있다. 대지가 넉넉하고 얕은 언덕과 노거수들이 서남쪽을 가려주고 있어서 울안은 아늑하다.

안거리는 원당봉(元堂峰)의 아래쪽 능선을 바라보고 앉아 곤좌간향(坤坐艮向)이다. 터는 긴 올래가 내리닫이이자 막끝이라 문이 없으므로 무문(無門)이라는 제주의 원문화를 이 집에서 만난다.

밀집한 도시형 취락일지라도 큰길옆 집이 아니라면 문이 없는 경우가 많다. 집으로 들어서면 입구에 낮은 돌담으로 둘러진 우영이 있다. 이는 방문객이 들어설 때 바로 마당으로 쏠리는 시선을 한 번쯤 붙잡는 장치이기도 하다.

배치형식은 제주민가의 일반 예에 따라 안거리 밖거리가 마주하여 병렬되어 있다. 그러나 밖거리는 올래 쪽으로 전진 배치되고 마당은 낮은 돌담으로 진입시선을 한정시켜서 하찮은 장치로 주거권역을 안정시키고 있어서 이 점이 이 민가의 강점이다.

외래객은 바로 밖거리의 옆 툇마루를 통해서 머루마루로 올라설 수 있다.

안·밖거리가 모두 초가이고 칸잡이는 근세형인 4칸집으로 안거리는 한쪽 끝이 정지칸인 일반형 4칸집이고 밖거리는 측칸을 수납공간으로 쓴 나머지에 상방 좌우에 구들과 고방, 머릿방, 머리마루의 변화된 칸잡이로 처리되어 있다.

우리 고유의 접객 사회공간인 사랑(舍廊)이 제주민가의 원형에 전의된 근세형 제주민가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안·밖거리의 마루높이가 비등하고 두 채간 거리인 마당 폭이 매우 친밀함을 갖게 해주는 거리여서 마주앉아 대화를 나눌 만하다.

창건주 강(姜)선생 생전에는 서당을 열었다고 하며 후세에서 유명 학자를 다수 배출한 내력을 가진 범연치 않은 민가이다.

위 사진은 사람이 살 때 안거리 모습이고, 아래 사진은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밖거리 2005년 모습이다. 목부재 등이 낡아 이렇게 수년간 사람이 살지 않아 폐가처럼 되어 있던 것을 2005년 6월 전면해체보수하여(2억원 소요) 강항배씨 가족이 살고 있다.

내부에는 전기, 난방 시설 등을 갖추었고, 안거리 북쪽에 새로 조그만 건물을 지어 욕실로 쓰고 있다. 다만, 제주전통민가의 큰 특색이라고 할 수 있는 주부전용공간인 안뒤를 담을 허물어 해체해 버린 것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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