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가 있는 어머니가 집으로 오는 길을 자꾸 잊어 버려 가족들이 혼비백산하여 찾아 다니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맞벌이와 바쁜 농사일로 직접 돌볼 입장이 아니어서 시설로 모실 생각이지만 요양시설에 대해 아는 바 없으니, 일단 시청으로 전화를 하게 된 것이다.
전화를 받을 때마다 나는 고민이다.
과연 어떤 요양시설이 사람들이 기대하는 좋은 요양시설일까. 시설 설비가 좋은 곳으로 안내할까, 아니면 보호자가 오고가기 편한 접근성이 우선일까? 실력 있는 운영진과 잘 훈련된 요양보호사들이 있는 시설이 좋을까? 시설평가에서는 낮은 점수인데도 실제로는 어르신을 진심으로 잘 모시는 요양원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의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시원한 결론을 내기가 어렵다.
평소 나의 답변은 이렇게 시작한다.
“인터넷 검색창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싸이트 검색하고 들어오세요
화면 오른쪽 끝에 보면 <장기요양기관 찾기> 메뉴가 있는데 거기에서 <서귀포시>로 조건검색 해보면 원하는 시설위치, 입소정원, 입소자수, 종사자수, 예산은 얼마인지도 알 수 있어요. 시설평가에서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도... ”
좋은 정보 알게 되서 고맙다는 말을 끝으로 민원인들은 황급히 전화를 끊으려 한다.
“선생님, 잠깐만요! 제일 중요한 게 남아 있어요
반드시 한번 이상 점찍은 요양시설을 꼭 방문해 보시길 권합니다.
시설에 처음 딱~ 들어섰을 때 공기는 어떤지, 환경은 어떤지 보시고, 사무실 직원들과 원장님은 어떤 분인지도 얘기도 좀 나눠 보세요
물리치료실은 잘 되어 있는지, 제공되는 식단도 확인하시고, 간호팀을 잘 꾸려져 있는지, 직접 어르신을 케어하는 요양보호사님도 만나서 간단하게라도 몇 마디 말씀 나눠 보시길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어르신들 표정이 편안한지, 불편한 표정인지, 활동적인지, 무기력한 모습으로 누워 계신지만 않은지 살펴보는 것도 시설을 결정할 때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민원인과 전화 상담을 마치며 마음속으로 한마디 덧붙이게 된다. “장기요양보험제도는 입소어르신을 부모처럼 돌보는 요양보호사님들의 매일매일의 수고가 쌓여야 굴러가는 착한 사회보험제도입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