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뉴 삼무형’사업, 바둑판 도로 개설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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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뉴 삼무형’사업, 바둑판 도로 개설 불과”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7.09.1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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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북정,‘정책책임자 주민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제주 뉴 삼무형’ 주거환경관리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시 화북1동 4086-1번지 일대 약 2만8504㎡의 규모의 주거지역을 ‘제주 NEW 삼무형 주거환경관리사업’ 대상지인 화북금산지구로 설정했다.

이에 대해 ‘화북의 정다운 골목길을 지키려는 사람들’(이하 화북정)은 12일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골목길을 파괴하는 제주시의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전면 재고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환경개선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 둘째 도시기능을 회복하는 기반시설 정비, 마지막으로 지역특성을 살린 주거환경관리사업 정비계획 및 단계적 실행방안 수립으로 되어 있다”며 “그러나 사업설명은 환경 정비, 개선 위주로 장황하게 설명하나 실제 내용은 주거 상황과 지형의 고려 없이 획일적인 십자형 바둑판 도로를 개설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바둑판 모양의 예정도로는 1976년 지정된 것으로, 그 시대의 개발 논리로는 타당한 사업이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문제는 그 사이 40년 세월이 흘렀다”고 말했다.

이들은 “화북동의 도로가 40년 전의 도로 상황도 아니다”라며 “해당 지역의 북쪽과 서쪽 그리고 남쪽의 일부는 이미 도로가 직선화, 대형화가 되어 있는데 굳이 포구 앞까지 바둑판 모양의 도로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주변엔 옛날 길, 신설된 도로, 그리고 올레 등 참 길이 많다”면서 “여기에 40년 전 계획된 설계도대로 또 길을 낸다면, 정말 정신 사나울 정도로 길만 많아진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손대지 말아야 할 부분에 대한 고민을 전혀 하지 않은 채, 계획된 것이니 그냥 가자는 것은 안일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지역의 길이 직선화되고 대형화된다면 포구를 둘러싼 옛길의 정취가 깨져 버린다”면서 “제주의 집들은 골목과 올레로 연결되어 있고 안거리, 밖거리, 우영팟 등 작은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다. 작고 조밀하지만 기능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제주시는 40년 전의 도로 계획을 그대로 실행할 것이 아니라, 예전의 모습이 남아 있음을 다행이라 생각하고 옛 모습과 현 시대의 요구를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화북 포구를 둘러싼 기존 옛길 중에서 서북 방면의 포구 진입이 직선화, 대형화되어 그나마 조금 남아있는 역사마을의 흔적을 남김없이 지워버리는 어리석음을 저지르는 것”이라며 “그 땐 후회해도 돌이킬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제주시는 2011년에 해당 지역과 동쪽으로 인접한 화북진성을 복원하고 주변 문화자원을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면서 “화북진성 주위에 옛길이 남아있는 곳은 진성의 동쪽과 해당 지역뿐이다. 성은 복원하고 그 성을 둘러싼 옛길은 허문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은 정책으로, 앞으로 복원될 때를 생각해서라도 옛길은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시 정책 책임자는 주민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수 백년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옛길을 속절없이 없애는 사업계획을 당장 중단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난 후에는 612명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원희룡 지사와 신관홍 제주도의장, 고경실 제주시장에게 각각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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