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국립공원) 여기는 사라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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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국립공원) 여기는 사라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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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2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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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국립공원

 

 

(한라산국립공원) 여기는 사라별

               

하늘과 땅이 온통 하얗습니다. 정상에서 보았던 파란 하늘이 사라오름까지 내려오는 사이에 두터운 구름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사라오름 분화구는 얼어버린 호수 위에 다시 눈이 쌓여 호수를 가로지를 수 있는 천운의 기회를 열어줍니다.

 

반대편에서 호수를 가로지르는 탐방객을 바라보는데 키 작은 하늘빛이 묘해서인지 마치 다른 별에서 걸어오는 것만 같습니다. 호수를 가로질러 전망대로 향합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백록담 동쪽 능선 또한 방금 전 다녀온 곳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질감을 줍니다. 그동안 보아왔던 사라오름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판이하게 다른 분위기입니다.

 

동그란 호수로 다시 내려옵니다. 다시와보니 하얗게 변한 사라오름 분화구의 동그란 모양이 장미를 두고 떠나는 어린왕자의 작은 별과 닮았습니다. 어린왕자가 유일하게 보살피고 가꾸어 오던 장미에게 씌워주었던 유리덮개처럼 지난봄에 다녀간 쇠오리들의 흔적과 수많은 꽃가루, 노루 발자국 등은 사라오름 분화구의 얼음호수 안에서 그대로 남아 있겠지요.

 

눈이 되려다 만 비가 가늘게 내리기 시작합니다. 어린왕자가 자신의 별을 떠나듯 사라별을 떠날 때가 되었나봅니다.

 

 

 

 

 

 

 

 

 

 

 

 

 

 

 

 

(글 사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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