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로 삼나무 훼손…제주환경은 신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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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로 삼나무 훼손…제주환경은 신음한다 ”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8.08.0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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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커스)‘개발 목말라 공무원들 머리가 굳어가는 것은 아닌지..의문’
 

최근 제주도가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를 추진하면서 제주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삼나무숲 가로수길이 무차별 훼손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비자림로는 지난 2002년 당시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제1회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바 있고 자치단체 등이 추천한 전국 88개 도로 가운데 미관이 뛰어나 대통령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당시 건교부는 도로 및 환경전문가, 여행가, 사진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비자림로’가 천혜의 자연경관이 잘 보존됐고, 환경과의 조화, 편리성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제주도는 구좌읍 주민들의 오랜 숙원과 동부지역의 급증하는 교통량을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구좌읍 송당리 대천동사거리에서 금백조로입구까지 약 2.9km 구간에 대해 지난 2일부터 도로확장 공사에 들어갔다.

하루에 100여 그루의 삼나무를 베어내고 있는 벌목작업만 6개월이 걸리고, 훼손되는 삼나무 수는 2천 400여 그루에 달한다.

 

제주도는 구좌읍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동부지역의 급증하는 교통량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도로를 이용하는 도민들은 다른 곳에 비해 크게 정체되는 도로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날 현장을 찾은 결과 비자림로는 명품 숲길 도로의 위상을 이어 왔는데 제주도는 이에 대한 대안도 고려하지 않은 채 삼나무들을 무차별훼손하면서  탁상행정으로 일관하는 현장이었다.

무차별 훼손으로 이곳에 심어졌던 수십 년이 넘는 아름드리 삼나무들이 한꺼번에 베어져 나가 울창했던 숲은 온데 간 데 없는 상황이다.

 
 

아름드리 삼나무들이 잘려 나간 자리는 중장비가 차지했고, 현장 곳곳은 시뻘건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수십 년간 키워온 아까운 산림을 훼손해 가면서 도로확장을 해야 하는지 대해서는 의문의 현장이다.

문제의 현장은 개발을 하려면 반드시 자연경관을 파괴해야만 하는지. 공무원들의 머리가 굳어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현장은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삼나무 숲과 고즈넉한 분위기 덕에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됐던 비자림로는 제주도가 야심차게 삼나무 수천그루를 베어내 가장 아름다웠던 비자림로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 처지에 놓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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