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춘화 이파리가 모조리 뜯겨있습니다.
누구의 짓일까요?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성하지 않은 잎 사이에서 꽃봉오리가 봉긋 올라왔다는 것입니다.
우선 크지도 않은 식물의 잎을 누가 저렇게 만들어놓았는지 알아보아야겠습니다.
주변을 살펴보아야겠지요?
아하!
노루가 이 곳을 다녀갔군요.
흔적을 남기고 갔습니다.
주위에 노루의 배설물이 많습니다.
노루의 짓이었군요.
안타깝게도 야생난원의 보춘화들은 모두 저 모양을 면치 못했습니다.
겨우내 눈이 쌓여 먹을 것이 궁해지면 노루들이 꼭 보춘화의 잎을 뜯어먹더군요.
그래서 초봄에는 야생난원에서 잎이 성한 식물들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다행인지 꽃봉오리들은 아랑곳 않고 솟아오릅니다.
아마도 눈이 녹고 날씨가 풀리면서 주변에서 다른 먹을거리들이 나타날 것이고 그러면 노루들은 더 이상 보춘화의 잎을 뜯어먹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 사이 꽃봉오리가 무사히 올라오는 것이고요.
또한 노루는 식물이 말라 죽을 만큼 욕심을 부리지는 않습니다.
보춘화(報春花)는 봄을 알리는 꽃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춘란(春蘭)이라고도 불리지요.
따뜻한 봄을 기대하며 이 식물의 꽃이 어서 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료제공= 한라생태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