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노루가족이 한가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다섯 마리였는데 한 마리는 무리에 낄 듯 말 듯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더군요.
참 따사로운 날입니다.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간이라 방해하는 사람들도 없었고 햇살 또한 따사로워 노루들은 마치 자기들의 앞마당에서 풀들 뜯고 있는 듯 편안해 보였습니다.
사실 방해할 생각은 없었지만 조금만 더 가까이서 보고 싶은 마음에 살금살금 뒤를 쫓았습니다.
역시나 눈치를 챈 노루들은 조금씩 조금씩 멀어져 가더군요.
가시넝쿨이 우거진 숲을 지나 억새가 우거진 들판으로 향했습니다.
억새밭에서 노루에게 향했던 눈길을 뗄 무렵 나풀나풀 네발나비 두 마리가 눈앞을 스치고 지나가더군요.
햇살에 기운을 얻은 나비는 생각보다 동작이 날쌥니다.
이번에는 빠르면서도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나비를 쫓았습니다.
드디어 나비가 앉았습니다.
제 그림자가 볕을 쬐고 있는 나비를 덮지 않도록 조심조심 다가섰지요.
그럼에도 나비는 오래지 않아 저 자리를 떠나버렸습니다.
(네발나비 : 6개의 다리 중에서 앞다리 2개가 아주 작게 퇴화되어 다리가 4개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억새밭 위로 팔랑팔랑 네발나비들이 날아다닙니다.
(자료제공=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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