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저 붉은빛을 가슴에 담으리라
상태바
『한라생태숲』 저 붉은빛을 가슴에 담으리라
  • 한라생태숲
  • 승인 2021.11.06 08: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저 붉은빛을 가슴에 담으리라

       
       

 

막 나무계단을 내려가려는데 구름에 가렸던 해가 반짝 숲으로 들이칩니다.

순간 울긋불긋 물든 숲이 환하게 웃더군요.

어느새 바닥에는 나뭇잎들이 나뒹굴고 짙은 그늘을 드리우던 숲의 지붕에는 조금씩 틈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발을 내딛자마자 눈에 뜨이는 것은 붉게 물드는 사람주나무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사람주나무가 단풍나무보다도 먼저 붉게 물들었네요.

 

 

사람주나무는 높이 6m정도 자라는 낙엽활엽소교목입니다.

줄기는 희고 매끄럽게 생겼지요.

특이하게도 대극과 (Euphorbiaceae) 식물로서 가지를 자르면 흰 유액이 나옵니다.

꽃은 4-6월에 피어납니다.

꽃차례에서 윗부분에 수꽃이 달리고 밑부분에 암꽃이 달리지요.

 

 

열매는 3개로 갈라진 삭과로서 7-10월에 익습니다.

요즘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다가 껍질이 말라 벌어지면서 그 안에 품고 있던 종자들을 떨어뜨리는 열매들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종자 겉에 새겨진 흑색 반점들이 인상적이지요.

 

 

사람주나무를 스치고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바스락 낙엽 밟히는 소리에 놀란 새들이 갑자기 울며 날아가기도 합니다.

 

 

멀지 않은 곳에는 큰오색딱다구리가 둥지를 틀었던 고목이 서 있었지요.

혹시 큰오색딱다구리들이 떠난 후 다른 새들이 저곳을 이용했을까요?

 

 

괜히 새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게 되더군요.

형형색색 나뭇잎들이 참 고운 시기입니다.

숲 안에 서 있으면 그 아름다운 빛깔에 취해 느닷없이 가슴이 설레지요.

 

 

하지만 나뭇잎들이 여기저기서 우수수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리 오래지 않아 거뭇거뭇한 줄기들만 남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생겨 발걸음을 옮기기가 어려워집니다.

 

 

저 붉은빛을 가슴에 담으리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