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팽나무와 줄사철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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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팽나무와 줄사철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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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1.2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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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팽나무와 줄사철나무

       
       

 

노랗게 단풍 들어가는 팽나무의 줄기가 유난히 푸르게 보입니다.

녹색으로 휘감긴 굵은 줄기에는 간혹 붉은빛이 섞여 반짝이네요.

 

 

가까이 다가서 보았더니 팽나무 줄기를 줄사철나무가 휘감으며 자라고 있는 모습이더군요.

 

 

키 큰 팽나무의 꼭대기를 향해 왕성하게 뻗어가는 줄사철나무는 상록활엽덩굴성 식물입니다.

늘푸른 잎들 사이로 연한 붉은빛을 띠는 동그란 열매들이 풍성하게도 매달려 있네요.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숲에서 누구를 주인공이라고 칭하겠습니까만,

지금은 팽나무에 기대어 자라는 줄사철나무가 주인공처럼 빛을 발하는 시기입니다.

 

 

줄사철나무의 줄기를 보면 수많은 뿌리가 뻗어 나와 팽나무 줄기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줄사철나무는 다른 나무나 바위에 붙어 자라는 성질을 지니고 있지요.

 

 

줄사철나무 꽃은 5-6월에 피고 열매는 10월 이후 익습니다.

열매가 익어서 벌어지며 그 안에 품고 있던 종자를 밖으로 내보이는데, 황적색 종의를 입은 종자들이 여기저기서 반짝이는 모습이 어여쁘지요.

 


노랗게 물든 팽나무 잎들이 바람이 불 때마다 핑그르르 돌며 바닥으로 떨어지는군요.

 

 

그렇게 팽나무가 듬성듬성 앙상해진 줄기를 드러내고 있으니, 팽나무의 꼭대기를 향해 힘차게 뻗어가는 줄사철나무가 대조적으로 돋보입니다.

 

 

노랗게 단풍 드는 잎겨드랑이에 매달린 팽나무 열매들도 까뭇까뭇 말라가네요.

저렇게 말라가는 열매도 조금 더 추워지면 주변에서 시끄럽게 지저귀는 새들이 아쉬움에 따먹겠지요?

 

 

찬 바람 부는 날 잎 떨어뜨리는 팽나무 아래에서 싱그러움으로 반짝이는 줄사철나무를 바라보며 잠시 추위를 잊어봅니다.

 

 

문득 발길을 돌리려는데 줄사철나무 줄기에 노랑털알락나방이 매달려 알을 낳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줄기에 차곡차곡 알을 붙이는 나방이 자신의 몸에 있는 털을 아낌없이 알에 붙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찡해지더군요.

얼마 전에는 화살나무에 알을 낳는 모습을 보았는데 오늘은 줄사철나무에서 보네요.

노랑털알락나방은 10-11월에 우화하여 화살나무, 참회나무, 사철나무, 줄사철나무 등 노박덩굴과(Celastraceae) 식물에 알을 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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