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화려하게 꽃 피운 자귀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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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 아래 볕이 쨍하고 내리쬐면 매미들이 합창을 합니다. 뜨거운 햇살이 한껏 쏟아지는 가운데 유난히 활기찬 나무가 하나 보입니다. 깃모양겹잎들이 모여 살랑거리는 위쪽으로 분홍빛 꽃차례를 공작처럼 펼친 자귀나무가 눈에 뜨이는군요.
제비나비들이 유난히 자귀나무 꽃을 찾아 날아듭니다. 크고 검은빛의 날개를 지닌 제비나비들이 거침없이 나무를 선회하는 모습이 시원스럽기까지 합니다.
노랑나비도 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한참 동안 자귀나무 꽃에 매달리더군요. 나비가 매달린 꽃차례에는 이미 진 꽃도 보이고 만개한 꽃도 보이고 봉오리도 많습니다. 엊그제 나무에 꽃이 활짝 피어 한순간에 시들어버리겠구나 싶었는데 자귀나무는 그 이후에도 조금씩 조금씩 부지런히 꽃을 펼치더군요.
노랑나비보다도 크기가 작은 남방노랑나비도 자귀나무 꽃에 매달렸습니다.
앗! 갑자기 제비나비가 남방노랑나비 곁을 스쳐 지나니 크기가 작은 남방노랑나비가 놀랐는지 급하게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리더군요. 그런데 제비나비의 날개가 성치 못하네요. 그래도 부지런히 날아다닙니다.
자귀나무는 높이 3-5m로 자라는 낙엽활엽소교목입니다. 잎은 짝수 2회 깃모양겹잎으로 어긋나게 달립니다. 낫처럼 생긴 작은 잎들이 원줄기를 향해 굽어있지요. 재미있게도 자귀나무 잎은 밤이 되면 증산작용을 줄이기 위해 서로 합쳐지는 특성을 지닙니다. 꽃은 암수한꽃으로 6-7월에 피어나지요. 길이가 긴 수술들이 펼쳐진 모습이 멋들어집니다. 수술의 위쪽은 붉은색을 띠고 밑부분은 흰색을 띱니다. 열매는 9-10월에 익고 편평한 꼬투리 모양을 하지요. 익은 열매는 겨우내 매달려 있기도 합니다.
볕이 뜨거워 자귀나무 근처 그늘을 찾았더니 개모시풀 잎 뒷면으로 나비 한 쌍이 날아가 숨더군요. 남방노랑나비입니다. 조만간 암컷이 비수리, 차풀, 자귀나무 등의 콩과(Leguminosae)식물의 잎에 알을 낳겠네요.
다시 자귀나무 꽃을 바라보니 참 화려하기도 하더군요. 뜨거운 볕 아래서도 한껏 화려함을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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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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